푸드 테라피. 디톡스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단어다. 몸에 좋다는 건강식을 무조건 챙겨먹는 것이 초기의 ‘웰빙’이라면, 이제는 내 몸에 어울리는 맞춤형 레서피를 찾는 것이 요즘 트렌드다. 사람의 얼굴이 각각 다른 것처럼 필요 영양소도 각기 다른 법. 무조건 몸에 좋다고 소문난 건강 음식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에 맞는 식생활, 적절한 운동, 규칙적인 생활방식 등 삼박자가 이루어져야 건강한 신체를 되찾을 수 있다. 푸드 테라피는 약이 아닌 음식으로 질병을 원천 차단하는 이른바 ‘음식 치료’다.
‘음식이 보약’이라는 진리는 웰빙 열풍과 슬로푸드 유행으로 이어졌지만 이제 단순히 칼로리와 콜레스테롤이 낮은 음식을 찾는 것만으로는 해답을 얻을 수 없다. 맞춤 식품 치료를 통한 질병 개선 효과는 최근 양방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부분. 그러나 같은 음식이라도 어떤 이에게 좋고 나쁜지, 어떻게 다듬고 조리해야 몸에 더 좋은지는 잘 모른다. 푸드 테라피,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2009년 3000:1의 경쟁률을 자랑했던 QTV <에드워드 권의 Yes Chef> 최종 12인에 든 염정필 셰프는 요리를 위한 요리가 아닌 ‘누군가에게 먹이기 위한’ 요리를 한다. 차병원이 세운 안티에이징 라이프센터 ‘차움(Chaum)’ 내 레스토랑 ‘레 트로아’의 헤드 셰프인 그는 이곳에서 항산화, 슬리밍, 디톡스(독소 해독)의 세 가지 콘셉트를 가지고 식단 구성부터 레서피 공개, 쿠킹 클래스를 함께 진행한다. 간단한 문진 후 1:1로 이뤄지는 쿠킹 클래스는 Skill up을 위한 것이기보다는 내 몸에 맞는 음식을 제대로 아는 것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다.
아위버섯과 홍합은 대표적인 항노화 음식이다. 이 재료를 바탕으로 염정일 셰프가 일반 가정의 주방 환경에서도 조리할 수 있는 안티에이징 레서피를 소개한다.
재료 아위버섯, 표고버섯, 양송이버섯, 느타리버섯, 감자, 샐러드 채소, 청양고추, 우유, 셜롯(양파과에 속하는 지중해 식물) 또는 양파
아위버섯다른 버섯보다 비타민 C가 월등히 많은 아위버섯은 인체 독소를 배출하고 기침을 멎게 하며 염증 해소에 탁월하다. 청양고추캡사이신이 함유되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항균, 항산화, 위암 예방,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
조리 방법 버섯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충분히 예열된 팬에서 빠르게 굽는다. 셜롯과 마늘을 준비하고 프라이팬에 버터 1큰술을 넣고 약간 투명해질 때 볶은 후 다진 청양고추를 넣고 볶는다. 여기에 우유를 2컵 정도 붓고 끓어오르면 약 5분간 중간 불로 줄여 뭉근히 끓여 믹서나 핸드 블렌더로 갈아 카푸치노를 만든다 접시에 샐러드 채소와 구운 버섯을 보기 좋게 올리고 앞서 만든 소스를 뿌린다.
Tip 우유 크림소스로 청양고추의 매운맛을 커버할 수 있다. 믹서에 뜨거운 액체를 넣고 돌리면 증기로 인해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주의할 것. 모든 조리에는 약간의 밑간이 필요하다.
주의사항 버섯은 달군 팬에 연기가 나올 듯 말 듯 할 때 넣는 것이 좋다(팬에서 치지직 소리가 나도록). 센 불에 단기간에 구워내며 갈비를 구울 때처럼 한 번만 뒤집는 것이 포인트. 야생 아위버섯은 구하기가 힘드니 느타리나 양송이버섯을 이용해도 좋다.
사실 스파게티는 재료비가 더 드는 음식이다. 집에서 칼국수를 만드는 것처럼 밀가루와 물을 적당히 반죽해 만든 면을 스파게티 면 대신 사용하는 것은 어떨까? 얼큰한 해장 스파게티 완성.
조리 방법 밀가루 500g, 물 1+1/2컵(계절에 따라 다르므로 조금씩 부어가며 적당한 반죽을 만든다), 소금 1/2작은술을 넣고 면 반죽을 만든다. 커다란 볼에 넣고 멍울이 없게 반죽한 다음 냉장고에서 약 30분간 휴지시킨다. 2mm 정도 두께로 민 다음 살포시 접어 1cm 정도의 넓이로 썬다(밀가루를 뿌려 서로 붙지 않게 보관하거나 삶아둔다)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2큰술 붓고 다진 마늘 1/2큰술과 양파 1큰술을 넣고 볶는다. 여기에 깨끗이 다듬은 홍합을 적당량 넣고 화이트 와인이나 물을 2/1컵 정도 넣고 뚜껑을 덮고 한소끔 끓인다. 여기에 페페로치니(이탈리아 고추)나 청양고추를 취향에 따라 넣고 바질, 토마토를 넣는다. 좋은 올리브유가 있다면 마지막에 몇 방울 뿌리는 것도 좋다.
Tip 홍합 자체가 간이 있어 별도로 할 필요는 없으나 취향에 따라 소금을 넣는다. Tip. 여기에 시중에 파는 스파게티 소스를 첨가해 끓이면 맛 좋은 토마토 스파게티가 된다.
푸드 테라피란 정확히 무엇일까요? 정직한 재료로 정직한 맛을 내는 거죠. 먹는 사람에 따라 사용하는 식재료와 조리법도 달라져야 합니다. <동의보감>에서 보듯 사실 우리 조상들은 푸드 테라피를 예부터 실천해왔어요. 새삼스럽게 이름 붙이는 것도 신기할 따름이죠.
테라피 레스토랑인 레 트로아는 어떤 요리를 표방하나요? 이탈리아 지중해식 요리법을 표방하는 안티에이징 퀴진입니다. 재료는 한국산이고요. 의사와 영양사가 고객의 상태를 알려오면 그에 맞는 비스포크(커스터마이징한 맞춤 식단)를 선보입니다.
의사, 영양사, 셰프의 공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검사를 마친 후 부족한 영양소와 피해야 할 음식이 결정됩니다. 월간 식단에 따라 매일 조식을 드시러 오거나 매일 점심을 항암 치료에 도움이 되는 식단으로 예약하시는 고객도 있습니다. 한 분이라도 식사를 하러 오신다면 문을 열고 새벽 6시부터 밤 11시까지 일하죠. 정작 셰프들은 건강하지 못해요.
Yes Chef에 출연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탈락한 후 이지민 셰프에게 제 어머니의 7년 된 소금을 주며 말했어요. 요리를 위한 요리가 아니라 먹는 사람을 위한 요리를 해달라고. 결국 우승까지 해서 아주 감동을 받았죠. 5분을 주고 새로운 요리를 창작하는 과정 자체가 스트레스였죠. 서바이벌만도 힘든데 인터뷰 등 종일 촬영을 병행하는 것도 힘들었죠.
“예, 셰프!” 염정필 헤드 셰프의 말 한마디에 셰프들이 기민하게 움직인다. 레 트로아의 식품 치료(Foodication)는 개개인의 질병 유무, 영양 분석 및 정밀 검사를 통해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분석하고, 이를 식품으로 섭취하게 하여 잠재된 질병을 예방하는 개별 맞춤 치료법이다. 캐치 프레이즈는 ‘브로콜리가 과연 모두에게 좋을까요?’. 질병력, 가족력, 라이프스타일, 유전자, 대사 과정, 증후군 등에 따라 개인마다 필요한 영양소와 알레르기 반응이 다르다는 데 착안, 개인의 체질과 영양 상태에 맞게 유기농으로 재배한 최상의 제철 재료로 건강 식단을 제공하는 것.
유전자, 호르몬, 뇌 기능, 모세혈류 분석 등 첨단 검사 방법을 통해 식이 조사 및 혈액 검사, 모발 미네랄 검사, 타액 검사를 받고 2주 후 식품 치료 전문 의와 식품 치료 영양사로부터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식단을 구성한다. 항산화, 디톡스, 슬리밍 세 가지 콘셉트로 영양소+레서피+조리 방법+주의해야 할 식품+지양해야 할 식생활법 등 구체적 케어를 제공한다.
2010년 겨울 우리를 울고 웃게 한 밴쿠버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 이승훈, 모태범 선수. 누구보다 잘 먹고 건강해야 할 그들에게 그들만의 ‘푸드 테라피’를 물어보았다.
본인의 식습관은? 먹고 싶은 걸 좀 자제하는 편이에요. 많이 먹고, 또 먹으면 바로 살이 찌는 체질이라서 체중 조절을 해야 하거든요. 점심때 많이 먹고, 저녁 때는 되도록 적게 먹는 편이에요.
몸을 위해 챙겨 먹는 보양식은? 소고기, 삼겹살 등 고기 종류를 좋아해요. 낙지도 좋아하고요. 그때그때 생각나는 먹고 싶은 걸 챙겨 먹는 게 그래도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심하게 운동한 후에는 보양식보다는 오히려 물이나 오렌지 주스처럼 수분을 많이 챙기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된장찌개처럼 기본 식단도 좋고요. 면 종류 다 좋아해요.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주먹밥에 익은 깍두기가 최고예요.
본인의 식습관은? 가리는 건 없고 다 잘 먹는 편이에요. 대신 시합 전에는 컨디션 조절과 체중 조절을 위해 양 조절을 하죠. 평소에 밥 두 공기 먹던 걸 한 공기 정도로?
몸을 위해 챙겨 먹는 보양식은? 건강을 위해 따로 챙겨 먹는 보양식은 없지만 좋은 거 있다고 하면 태범이와 같이 찾아 먹긴 해요. 과일은 꾸준히 먹고요. 심하게 운동한 후에는 복어를 먹어요. 올림픽 전에도 이거 먹고 힘냈었죠, 흐흐.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칼국수, 라면, 빵 등 밀가루 음식은 다 좋아해요. 경기 때문에 외국 나가면 빵 먹기 싫어하는 선수들도 있는데, 전 일주일 내내 빵만 먹고 지낸 적도 많아요.
前 일 마레 헤드 셰프로 두바이 친환경 요리대회에서 Smart Chef상을 수상했으며 QTV 키친 서바이벌 프로그램 <에드워드 권의 Yes Chef!> 에서 3000명 중 최종 Best 12에 올랐다. 요리에 대한 끊임없는 갈증을 긴 해외 생활과 두바이 요리대회, 키친 서바이벌 <Yes Chef>등을 통해 해소하고 실력을 검증받았다. 레트로아 총괄셰프와 함께 Biofood R&D팀장을 맡고 있으며 국내외 레스토랑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