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면역질환 '원형탈모'…원인과 증상은?
김은지 기자
조세일보
◆…원형탈모의 종류. [자료=질병청]
원형탈모는 비교적 흔한 자가면역성 탈모 질환으로 하나 혹은 여러 개의 원형, 타원형 탈모반이 생긴다. 탈모반은 대부분 두피에 발생하나, 눈썹, 속눈썹, 턱수염, 음모, 팔, 다리 등 모발이 있는 부위 어디든 생길 수 있다.
원형탈모가 심해 두피의 모든 모발이 빠지는 것을 전두탈모(alopecia totalis)라 하며, 전신의 모든 모발이 빠지는 것을 전신탈모(alopecia universalis)라 한다.
탈모가 후두부의 모발 경계선을 따라서 생기면 머리가 두 개 달린 뱀처럼 보여 사행상탈모(ophiasis)라 한다. 드물게 원형이 아니라 안드로겐탈모 혹은 휴지기탈모처럼 모발의 밀도가 전체적으로 줄어드는 미만성 원형탈모도 있다.
조세일보
◆…원형탈모 발생기전. [자료=질병청]
원인
1. 자가면역
면역이란 우리 몸에 바이러스나 세균 등 이물질이 침입했을 때 방어하기 위한 작용이다. 자가면역은 자기 몸의 일부를 이물질로 착각하여 공격하는 현상으로, 이로 인해 발생하는 병을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한다. 원형탈모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즉, 면역계가 자기 모발의 일부를 이물질로 인식하는 비정상적 면역반응으로 인해 모발이 빠지는 질환이다.
2. 유전적 소인
원형탈모는 여러 유전자의 복합적인 작용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환자의 10~42%는 가족력이 있다. 어린이 원형탈모 환자의 경우 더 높은 가족력을 보인다. 최근 피부 면역 및 모발 성장과 관련된 다양한 유전자와 원형탈모의 연관성이 보고되었으며, 다양한 원인 유전자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3. 환경 인자
원형탈모 환자의 20~30%는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 이후에 탈모가 발생한다. 스트레스는 원형탈모의 발생 및 악화와 관련될 수 있지만, 유일한 원인으로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 외에도 바이러스 감염 등 다양한 환경적 원인이 원형탈모 발생 및 악화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4. 동반 질환
원형탈모 환자에서 전신홍반루푸스, 갑상선염, 당뇨, 백반증 같은 다른 자가면역질환이 동반될 수 있다. 또한 아토피피부염, 다운증후군, 편평태선 등이 동반될 수도 있다.
경과 및 예후
증상이 심하지 않은 대부분의 원형탈모는 자연 회복되거나 치료에 잘 반응한다. 발생한 지 1년 미만인 한두 개의 원형탈모반만 있는 경우 약 80%에서 자연회복을 보인다고 한다. 약 60%의 환자가 적어도 1년 내에 회복지만 재발이 흔해 약 40%의 환자에서 1년 내에 또 다른 원형탈모반이 발생할 수 있다.
원형탈모 환자의 5%는 두피의 모든 모발이 빠지는 전두탈모로, 1% 정도는 전신의 털이 빠지는 전신탈모로 진행한다. 전두 혹은 전신탈모는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고 수년에 걸쳐 호전과 악화를 반복할 수 있다.
사행상탈모도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재발이 잦다. 일반적인 원형탈모와 달리 2~3개월에 걸쳐 50% 이상의 모발의 빠지는 급성미만성 전두탈모는 대개 치료에 잘 반응하며, 자연회복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역학 및 통계
세계 인구의 약 1.7%에서 일생 동안 한 번은 원형탈모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주로 젊은 성인에게 발생하지만 어린이나 노인에게도 생길 수 있다.
증상
두피에 경계가 명확한 1~5cm 직경의 원형 혹은 타원형 탈모반이 하나 혹은 여러 개 발생하는 것이 가장 흔하다. 탈모반의 경계에 모발이 부러져 감탄 부호 모양(감탄 부호 모발)이나 검은 점(black dot)처럼 보이는 모발이 나타난다.
탈모 부위는 약간의 가려움과 홍반이 동반되기도 한다. 탈모반은 두피뿐 아니라 눈썹, 턱수염, 겨드랑이털, 음모 등 모발 부위 어디든 발생할 수 있고 손발톱에 뾰족한 것으로 찍은 듯 오목한 패임이 관찰될 수 있다.
진단 및 검사
탈모의 임상양상, 손발톱의 변화를 관찰하고 모발 당겨보기 검사, 더모스코피검사(피부확대경검사) 등으로 진단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탈모반 가장자리 피부를 일부 떼어내는 조직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치료
가벼운 원형탈모는 자연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환자마다 발생 연령과 침범 정도가 다양하기 때문에 잘 관찰하면서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10세 미만 환자는 대개 스테로이드제와 함께 모발성장을 촉진시키는 미녹시딜을 국소 도포하여 치료하고 10세 이상인 환자 중 두피 전체 면적의 50% 미만이 침범된 경우 위 치료와 함께 스테로이드제의 병변 내 주사를 통해 빠른 회복을 기대해볼 수 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주사를 자주 시행할 경우 피부가 위축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탈모반이 두피 전체 면적의 50% 이상으로 광범위할 경우 면역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면역치료는 알레르기 접촉피부염을 유발하는 물질을 두피에 도포하여 모낭 주위에 새로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입이다.
이를 통해 모발을 공격하던 인자들의 영향을 줄여 탈모 억제와 모발 성장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탈모가 급격히 진행한다면 스테로이드제 복용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스테로이드를 장기 복용하면 다양한 전신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스테로이드 중지 후 다시 탈모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자료출처=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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