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字 隨筆 문득.948 --- 작은 틈새로 변화의 바람이 분다
세차게 부는 바람에도 틈새가 있다. 끊임없이 흘러가는 물결에도 주춤주춤 틈새는 있다. 내닫는 기차도 이따금 덜컹거리며, 여름날 갑자기 검은 구름이 몰려들며 내리치는 천둥소리도 틈새는 있다. 마음씨가 한결같다는데 항상 같을 수는 없다. 살아있고 움직이면서 똑같은 모습일 수는 없다. 변화 없이 일률적이라면 아무런 감동이 없을 것이다. 어딘가 틈새가 있고 다름에서 오히려 생동감이 묻어난다. 험악한 산자락에서 굴러떨어지는 바위도 속도감이 다르다. 항상 같은 듯 다른 모습이 담겨있다. 움직이면서 바뀌는 것이다. 그것이 고정되어있는 것과 살아있어 움직이며 변하는 것과의 차이이기도 하다. 크고 작은 변화 속에서 새로움을 찾는다. 달라진 모습을 보게 된다. 시간 따라 흘러가는 것이고, 지나가는 것이고, 사라져 가는 것이고, 헤어지는 것이며, 기약 없이 떠나가는 것이다. 까마득히 잊었다가 우연처럼 다시 만나기도 한다. 보내고 맞이하면서 시간이 간다. 어린 것은 자라서 철이 들고, 나이 먹어 늙어가는 것이 삶이라고 한다. 미워하지 말자. 지나놓고 보면 다소 부족하거나 소홀했을지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로 인연처럼 돕고 아끼고 사랑하기도 길지 않은 시간이라고 한다. 아웅다웅해본들 끝날 때 보면 크게 다르지가 않다. 부지런히 달려본들 골인 지점에 가보면 사실 큰 차이가 아니다. 대개는 우쭐해서 혼자 잘난 체하는 것에 지나지 않지 싶다. 능력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부지런히 하고 안 하면서 많이 달라진다. 내가 머뭇거리거나 엉뚱한 짓을 할 때, 저 사람은 꾸준하고 똑바르게 저만큼 가는 것이다. 그런데 어찌 똑같기를 바라겠는가. 혼자의 지나친 욕심에 불과하다. 소중하게 사용하지 못한 시간을 삶에서 그만큼 빼거나 배려하는 것이 아니며 할 수도 없다. 그냥 원칙대로 가감 없이 흘러가는 시간으로 어느 경우든 되돌릴 수 없다. 작은 틈새로 변화의 바람이 분다. 우왕좌왕하거나 멈칫멈칫하는 동안에 이미 시간은 저만큼 달아나고 있으므로 아까워한들 마음만 아플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