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이전과 평택항 배후단지 개발 등 각종 호재로 관심을 끌고 있는 경기도 평택시. 그런데 요즘 평택 아파트 분양시장이 말이 아니다. 분양이 잘 안 되는 곳이 어디 평택 뿐이겠느냐 만은 평택의 분양시장 침체는 심각한 수준이다. 각종 개발 재료에도 아랑곳 않고 미분양 단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올 하반기에도 분양이 봇물을 이룰 예정이어서 수요가 따라주지 못한 채 공급 과잉의 ‘무덤’ 속으로 빠져드는 게 아니냐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분양을 앞둔 업체들은 맘이 편치 못하다. 나아가 평택에서 주택 사업을 계속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 중인 업체도 적지 않다고 한다.
수요는 많지 않은데 공급은 늘고
미군기지 이전과 평택항 배후단지 개발 등 각종 호재로 각광을 받아 온 (최근)평택 분양시장이 말이 아니다. ‘청약률 제로(0)’ 단지가 속출하는 등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대우자판이 이달 초 평택 청북지구에서 분양한 이안 아파트 114~115㎡ 640가구의 경우 3순위까지 청약 신청을 받은 결과 단 1가구만이 청약했다. 비슷한 시기 같은 지구에서 분양한 풍림아이원(232가구)은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순위내 청약 결과 단 한명도 청약하지 않은 것. 지난해 4월 용이지구에서 분양한 반도건설의 용이 유보라도 아직까지 선착순 분양을 받고 있다.
이처럼 저조한 분양 성적은 예상한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주변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 때문에 분양 성적이 좋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인구 대비 공급 과잉 지적도 많다. 평택시는 2020년까지 인구 80만명의 국제도시로 성장한다는 장기 계획을 잡아놨지만, 이미 주택 공급 속도가 인구 유입 속도를 앞질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택에서 올 하반기 분양 예정인 물량은 청북지구(2529가구)를 포함해 총 1만3600여가구에 달한다.
또 평택지역의 개발 계획 등이 지연되고 있는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가중시키고 있다. 가장 큰 호재로 꼽혔던 미군기지 이전 사업은 3~4년 가량 늦춰질 전망이다. 평택 방향으로 접근이 가능한 국내 최대의 신도시인 아산신도시도 공급을 시작했다는 것도 평택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분양 시기조차 못 잡는 업체 수두룩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청북지구에서 분양할 예정인 우미건설•중앙건설•유승종합건설 등은 시장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분양 시기를 늦추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하지만 분양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가뜩이나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공급 과잉에 따른 장기 미분양 우려 때문에 분양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민간도시개발사업을 추진중인 건설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평택 동삭동에서 당초 올 연말께 4400가구 대단지를 공급할 예정이었던 월드건설은 내년 하반기로 분양을 미뤘다. 중견건설업체인 D사는 칠원동 30만㎡ 부지에 8700여가구의 아파트를 건설할 계획이지만 분양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업체가 현금 확보를 위해 자체 사업장인 칠원동 부지를 매물을 내놨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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