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소리---닦는 마음 밝은 마음
절에서 결혼식이 거행되어 신부를
법당 안으로 맞아들이는 엄숙한 순간
어디선가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산과 습득 두 분이
그만 웃음보를 터뜨린 것이다.
하객들도 그 웃음소리에 감염이 된 듯
영문도 모른 채 킥킥거리고 웃다가,
마침내 못 견디겠다는 듯 웃음소리를 터뜨려
순식간에 장내는 웃음바다가 되어 버렸다.
혼인을 주최하는 사람들로서는
일생에 한 번뿐인 엄숙한 대사이다.
그러나 주인이기에 치밀어 오르는
화를 꾹 참으며 의식을 진행시키는데,
북을 '둥둥' 치며 절을 올리는 순서에 와서
이 두 분이 또 소리 내어 웃어 버렸다.
하객들도 웃음을 참느라
애쓰다 따라 웃었다.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신랑의 아버지 되는 사람이
두 눈을 부라리며 떡살을
잡을 듯이 달려들어 화를 내니,
두 분이 빙그레 웃으며
연유를 설명해 주셨다.
처음에 웃은 것은
신부가 입장할 때 보니
당신의 할머니가 다시 태어나
오늘 이 집 며느리로 오는 것이라 웃었고,
두 번째 웃은 것은
당신 고모가 돌아가셔서
소가 되었다가 몇 년 전에 죽었는데
그 가죽이 북으로 만들어져
당신 아들 결혼식에 ' 둥둥' 울리는 것을 보니
사람의 인생사가 하도
우스워서 웃은 것이라 하였다.
밝은 눈으로 보면 이 세상은
그야말로 돌고 도는 한바탕의 꿈이고
웃음거리인지 모른다.
동시에 미迷한 자에게는
어디서부터 오고
어디로 가는지조차 모르는
캄감한 무지의 암흑 속에서
한 치의 빈 틈도 없이 진행되는
무거운 인과의 쇠사슬인지도 모른다.
과연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한산: 중국 당나라 때 절강성 대주부
시풍현 서쪽에 있는 한암의 굴속에
사시던 분. 많은 선시를 남겼다.
♠습득: 당나라 때 천태산 국청사에 있던 분
풍간이 길가에서 주어온 아이 라는
뜻에서 '습득' 이라 불렸는데,
한산과 서로 어울려 친히 사귀었다.
한산, 습득. 풍간을 세간에서는 3聖이라 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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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장 웃음소리---닦는 마음 밝은 마음
고구마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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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2.2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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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