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 약사는 요즘 분주하다. 한국과 캐나다를 오가면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캐나다 약사면허취득을 돕는 팜디스쿨 대표, 우리온누리약국 대표, 동국 약대에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가르치는 외래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명함에 적힌 직함만 수어개에 달한다.
누구보다 활동적인 이 약사. 단순히 역동적이고, 바쁘게 사는 게 좋아서일까? 아니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정답은 아니다.
정답일지는 모르지만 이 약사가 1인 3역의 인생을 사는 이유는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 갔을 때 본인이 겪은 어려움을 개선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국내에서 평범하게 약국을 운영하던 이 약사는 30세 때 국내에서의 생활을 훌훌 털고 쉬고 싶다는 생각에 생업을 접고, 캐나다로 날아갔다.
캐나다에 살면서 우연히 캐나다 약사면허를 취득해 보면 어떨까 생각하다가 공부를 해보자고 마음을 먹게 되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처음엔 막막했어요. 많이 힘들었죠. 특히 실기 시험이 어려웠습니다. 카운셀링 시험은 오픈북인데도 무슨 책을 봐야하는 지도 모르던, 정보가 없던 때였습니다."
당시만해도 한국약사들에게 캐나다 약사 면허취득은 불모지와도 같았다는 설명이다. 힘들게 면허를 따고 나서 이 약사는 '해야할 일'을 찾았다.
하나는 자기처럼 시행착오를 겪을 약사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 나머지 하나는 한국 약사와는 달리 업무영역과 권한이 광범위한 캐나다 약사의 현주소를 국내에 알려 국내 약사의 좌표를 제시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싶어서다.
"캐나다 약사는 환자들이 약을 올바로 복용하고 있는 지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잘못된 처방이나 환자에게 맞지 않는 약에 대한 처방약 수정, 투약 용량의 변경 등을 고유의 권한으로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응급상황 시 약사의 권한으로 처방전 없이도 약을 주고(emergency supply) 기존 처방을 새롭게 내는 ‘처방리뉴’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마약중독자 치료 프로그램도 커뮤니티 약국 약사의 일이라는 게 이 약사의 설명이다.
뿐만아니라 환자가 복용중인 약을 잘 복용하고 있는 지를 주기적으로 상담하는 일에도 상담 수가가 지급된다. 요양원에 있는 환자들에게 처방약을 투약하고 배달하는 일도 약사가 관리 감독한다. 국내 상황과는 사뭇 다른 환경인 셈이다.
"한마디로 약사의 권한이 상당히 많아요. 과장을 좀 보태면 의사진단 처방 이후 약과 관련된 모든 문제들은 약사의 고유 권한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 약사는 이런 캐나다의 시스템을 좀 더 자세히 경험해보기 위해 최근 캐나다에 약국을 개설하고 수년간 운영해오던 캐나다 약사 학원의 트레이닝 센터로 만들었다. 이 약사의 이같은 행보의 목적은 선명하다. 약사 직능 확대가 그것.
"우리나라에서도 약사의 직능 확대를 위해 제도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그를 위해서는 결국 약사의 역할을 바로 알리고 서비스를 다양화하는 것이 그 시작입니다. 그 다양한 약사의 일과 역할, 서비스를 국민들이 인정해 줄 때 약사 직능의 폭이 넓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http://www.kpanews.co.kr/article/show.asp?idx=82803&table=column&category=A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