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
송유옹
이 만큼 살아 보아도
세상 참 짐작도 안되고 모르는 것 투성이지.
아는 것 하나쯤 가지고
열 개를 알고있는 것처럼 위선과 간사를 떨면서
되박으로 건너 재고 손톱만한 지식으로 곡학아세하며 떠드는 이들은
말로 생각하는 척
꽃과 바람과 하늘과 나비를 새를 나무를 그리면서
아는 척하는 나와 무엇이 달라?
비 오고 바람만 부니
어제 왔던 까치조차 둥지를 지키느라 오지않고
길 건너 어미 손 잡고 유치원가는 꼬맹이도 볼 수 없네.
새, 나비는 볼 수도 없으니
떡하니 버티고 서있는 이팝나무가 존경스러울 밖에.
저 울타리 옆 소나무들은 어떻고!
사철을 저리 푸르게 푸념하나 없이 저를 세워서 그늘을 지키며 꼼짝하지를 않으니
경망스러운 인간이 미안할 밖에.
유옹幼翁이라
後名을 촛대삼기로 해 놓고
幼로 살았는지 翁으로 살았는지
아니면 유일때 옹이고 옹일때 유였는지
그것 조차도 모르겠어.
어른일 때 아이로 생각하고 아이일때 어른이 되어
눈과 귀와 머리를 제자리에 골고루 잘 두었는지!
시건방만 떨지는 않았는지
백세 인생이라
아직 어려서 그러나?
그러면 아직은 幼가 되어야 하나?
비 오는 날 속 비우고
커피 한 잔을 둔 창가는
나를 어느 쪽으로 철학하게 하나?
거북이처럼 학처럼 봉황처럼
느긋하게 걸으면서
눈 들어 멀리를 보면서
여유자적 날개짓하며
달관 초월하지 못하는데
정말 모르는 거짓 투성이야.
아는 이들 그들은 정말 알까?
그래서 우리의 깃대가 되겠다고 우겨대나?
삼라만상과 인간을 심미안으로 보는 척
중용이 무엇인지 바름이 무엇인지
정의에 바탕한 공정이 무엇인지 모르고
돈과 권력과 허명에의 걸신들린 의지뿐.
힘은 어떤 때 어떻게 써야할 줄도 전혀 모르는
오물과 거짓과 위선투성이의 괴물들.
거짓 지성인들.
사랑도 미움도
행복도 불행도 맘과 몸도
위악僞惡과 위선僞善도
삶과 죽음도
도대체
아는 것은 하나도 없고
내가 누군지도 모르니
중증치매인가!
내가 무지했어.
지금도 무지무지 그래.
참, 무지해.
첫댓글 우리 집 사립짝 앞에 흐르는
개울물처럼
꼬리 흔들면서 따라오는
우리 집 검둥이처럼
함께 살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