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0cm 눈에 설설 긴 퇴근길… “반차 쓰고 귀가”
수도권 등 중부 시간당 3cm 강한 눈
눈길 미끄럼 사고-도로 정체 이어져
시민들 이른 귀가… 학교는 단축수업
오늘 서울 영하 11도 등 “빙판길 주의”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눈을 맞으며 횡단보도를 건너는 행인들 뒤로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이날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경북 북동 산지 등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당 2∼3cm가량의 눈이 내려 차량을 이용하는 퇴근길 시민 등이 불편을 겪었다. 홍진환 기자
15일 수도권 일부 지역에 눈이 10cm 가까이 쌓이는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면서 빙판길 미끄럼 사고가 이어졌고, 시민들이 퇴근길에 불편을 겪었다. 이날 수도권과 강원, 충청, 전라, 경북 지역 등에는 한때 시간당 3cm 내외의 강한 눈이 내렸다. 오후 6시 기준으로 적설량은 서울 4.4cm, 경기 오산 9.5cm, 강원 화천 9.8cm, 충북 제천 7.9cm 등이었다.
○ 미끄럼 사고 잇따라, 일부 학교는 단축수업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1분경 인천 중구 운서동 신불 나들목 인근에서 차량 2대가 눈길에 미끄러져 부딪치면서 40대 남성 운전자와 동승한 60대 남성이 각각 팔과 얼굴 등을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오후 2시경 인천 계양구 오류동에선 70대 여성이 넘어지면서 다리를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서울은 오후 한때 강한 눈발이 이어지면서 오후 3시경부터 강변북로와 동부간선도로, 서부간선도로 등 주요 도로의 정체가 이어졌다. 서울시는 혼잡을 줄이기 위해 지하철과 시내버스의 퇴근길 집중배차 시간을 기존 오후 6∼8시에서 오후 6시∼8시 반으로 30분 연장했다. 이날 강원 원주, 전북 군산 공항과 제주 공항을 오가는 항공편 8편은 눈으로 결항됐다.
서울 일부 중고등학교는 학생들이 눈 때문에 하굣길에 불편을 겪을 것을 감안해 단축수업을 했다. 일부 기업은 조기퇴근을 실시했고, 자영업자 상당수는 영업시간을 단축하거나 배달 주문을 받지 않았다.
○ 약속 취소, 휴가 내고 일찍 귀가
버스 운행 등에 차질이 생길 것에 대비해 이른 시간 귀가를 택한 시민들도 많았다. 이날 오후 5시경 퇴근길에 오른 직장인 이모 씨(25)는 “눈 때문에 길이 막힐까 봐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평소보다 빨리 나왔다”고 했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직장인 윤모 씨(27)는 “대설 예보를 듣고 출근하자마자 오후 휴가를 내고 일찍 귀가했다”고 밝혔다.
저녁 약속이나 회식을 취소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 씨(28)는 “오랜만에 소개팅 자리가 있었는데 한파에 대설까지 겹쳐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시 날을 잡기로 했다”고 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 씨(23)도 “퇴근 후 여의도에서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려다 길이 막힐 것 같아 약속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수도권 방문 일정을 미룬 이들도 있었다. 부산에 사는 대학생 강모 씨(23)는 “서울로 가려던 일정을 미루고 내일 올라가려 한다”고 했다.
이날 서울에 내려졌던 대설특보는 오후 5시에 해제됐다. 최진석 서울시 안전총괄실장은 “눈은 그쳤지만 결빙에 대비하고 있다. 시민들께선 주말까지 미끄러짐과 낙상 등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 눈구름 밀려나고 다시 한파
16일에는 눈구름이 밀려나고 다시 한파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이날 서울 아침기온이 영하 11도, 강원 철원은 영하 17도까지 떨어지는 등 전국이 영하권에 들 것으로 예보했다. 한낮기온도 영하 6도∼영하 2도 사이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전날 내린 눈과 비가 얼어 빙판길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주말인 17일에는 다시 중부지방과 전라, 경상 서부 내륙, 제주에 눈이 예고돼 있다. 충남 지역에서는 18일, 전라와 제주 지역에서는 19일까지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추위는 20일에야 서서히 풀릴 예정이다.
김윤이 기자, 인천=공승배 기자, 이미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