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 사상 첫 4% 돌파… 주담대 금리 8% 눈앞
11월 코픽스 0.36%P 올라 4.34%
당국 자제령에 인상폭 주춤했지만
시중銀 금리 상단 7.72%까지 예고
내년 주담대 최고 年 8% 넘을수도
11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한 달 만에 0.36%포인트 올라 사상 처음으로 4%를 돌파했다. 금융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령에 상승폭은 10월(0.58%포인트)보다 주춤한 모습이지만, 미국의 긴축 기조에 따른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의 시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영향을 받아 한국의 기준금리도 내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숨고르기에 들어간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내년 최고 연 8%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 코픽스 4% 돌파, 상승세는 주춤
15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4.34%로 10월(3.98%)보다 0.36%포인트 올랐다. 코픽스가 4%를 넘은 건 2010년 공시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10월 코픽스(3.98%)가 역대 최고치를 돌파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기록을 갈아 치웠다.
코픽스의 추가적인 상승은 11월 정기예금 금리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에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이 5%를 넘으며 수신 경쟁이 가열됐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예·적금, 은행채 등으로 조달한 자금의 가중 평균 금리다.
다만 코픽스의 오름세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9월(0.44%포인트)과 10월(0.58%포인트) 급격히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줄어들었다. 이는 금융당국이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하고, 금융사 대출금리까지 모니터링하는 등 금리 인하 압박에 나선 탓으로 분석된다.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이 자발적으로 각각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1.1%포인트, 0.85%포인트 인하하기도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1월 28일 예금과 대출금리 개입에 대해 “(예외적인 상황에서는)금융당국이 일부 비난을 받더라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 내년 주담대 연 최고 8% 돌파 전망도
당국이 예금·대출금리 관리를 하더라도 시장금리 상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금리 인상 자제는 권고 수준이라 내년까지 계속해서 요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현재 금융권이 인상을 자제하고 있지만, 내년이 되면 원래대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상단은 거의 8%에 임박했다. 우리은행은 현재 연 6.56∼7.39%인 주담대 변동금리를 16일부터 6.92∼7.72%로 인상한다. KB국민은행도 연 5.91∼7.31%에서 6.27∼7.67%로 올린다. 다른 은행들 역시 코픽스 상승분을 반영해 대출 가산금리를 산정할 예정이다.
내년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영끌족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6개월 변동금리로 주담대 4억3000만 원과 신용대출 1억 원을 받은 대출자 A 씨는 2년 전 연 3.12%를 적용받아 월 215만6678원을 갚으면 됐다. 하지만 현재 금리는 6.56%까지 뛰어 월 상환액이 331만2384만 원으로 115만 원 이상 늘었다. 내년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상승하면 월 상환액은 348만7544원까지 치솟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강하게 금리를 관리하면서 전세대출이나 주담대 금리를 일부 내리기도 했지만,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금리도 따라 오를 수밖에 없다”며 “대출금리도 다시 8%대를 넘어설 수 있다”고 밝혔다.
윤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