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대학교에서 해양, 수산계관련대학장 협의회 회의가 있어서 어제(10/18)아침 09시출발하는 새마을호를 타고 대전으로 가서 대전시외버스 터미날에서 다시 군산 가는 급행버스를 탔다.
군산에 도착하니 2시반이나 되었다. 배도 고프고 해서 혼자 택시를 잡아타고 선창가로 가자고 하여 점심으로 매운탕이나 한그릇 할까하고 횟집으로 들어갔다. 옛날 부두자리로 바닷가인데 요새는 건너편 장항으로 다니는 배가 떠나는 곳이다.
이층으로 올라갔더니 제법 넓었다. 점심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계군으로 보이는 한무리 외는 손님이 없었다. 우럭 한접시(3만원)를 시켰더니 밑반찬으로 생낙지,우렁쉥이,전어,고동, 홍합,마구로,오도리(대하),초밥,생선구이, 조개국물, 상치,마늘, 해초무침... 우와 주메뉴인 회가 들어갈 공간이 없을 정도로 소위 쯔께다시가 많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매운탕과 밥이 나왔는데 나올 적에 계산서엔 3만천원 이었다.
군산대에서 회의를 마치고 저녁을 산다기에 따라가 보니, 우리나라에서 단일 횟집으로 제일 크다는 군산횟집(5층짜리 큰 빌딩 전체가 횟집으로 1층에는 고기 넣어놓는 수조가 마치 양축장 같더군. 각 층마다 딸아이들이 서버를 하는데 물어보니 숫자가 200여명이 넘는다나. 매상이 한창 오를때는 하루에 5억이나 오른다니...., 우리나라는 묵는 장사가 최고라 하지 않던가. 뼈 빠지게 제조업 해 봣자 요새는 힘든 일 하려고 하는 넘도 없고 또 남는 것도 없으니, 누가 제조업을 하려고 하겠는가.
저녁을 먹고는 몇사람과 어울려 배 꺼지게 하려고 노랫방으로 갔다. 전국 수산해양환경 관계 공동학회(4개학회)가 열렸으므로 부산,통영,여수,목포, 제주, 인천,강릉등 전국에서 회원들이 모였다. 돼지 목 따는 소리로 고함을 몇번 지르고는 모텔방으로 올라갔다. 군산에서도 궁궐같은 모텔들이 성업중이라고 하더군. 내가 누워잔 방안에는 침대 하나와 텔레비젼, 냉장고(안에 비어 있었음), 냉온수 나오는 음용수통과 아무 쓸모도 없는 헬스의자(알고 보니 섹수할 때 사용한다고 카더라)가 있더군.
맥주를 한잔 한 덕분에 잠은 잘 잤다. 아침에 일어나 모텔앞 식당에가서 갈비탕 한그릇하고 가방을 챙겨 9시조금늦은 시간에 통영에서 온 차를 얻어타고 군산을 출발하여 전주 진안 마이산을 거쳐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타고 진주까지와서 다시 시외버스를 타고 부산에 도착하니 2시반이었다.
도로가 잘 돼 있어서 놀러 다니기 좋겠더라. 마이산 바로 밑에 갔더니 은행잎이 노랗게 떨어지고 단풍이 막 들려고 하는 참이더라. 시간 있는 친구들 한번 놀러가기 바란다. 이상 마담출장보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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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중국에 복숭아 나무를 심는 남자가 있었다. 그의 꿈은 아무도 모르는 복숭아 꽃밭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혼자 힘으로 황무지의 돌을 골라내고 복숭아 묘목을 심었다.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한 끝에 25년 후 황무지는 온통 복숭아 꽃으로 뒤덮혔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의 어린 동생이 나쁜 사람에게 쫓기는 한 소녀를 집안에 숨겨놓고 소녀를 찾는 험상궂은 사람들에게 복숭아 밭을 가리켰다. 악한들은 남자에게 소녀를 내놓지 않으면 복숭아 나무를 베어버리겠다고 협박했다. 끝내 동생이 입을 열지 않자 악한들은 복숭아 나무를 베기 시작했다. 남자는 평생의 꿈이 잘려나가는 듯 동생을 원망하며 울부짖었다.
그리고 얼마 뒤 이번엔 우연히 산책나온 왕이 아름다운 복숭아 꽃밭을 발견하고는 복숭아 나무를 모두 잘라 궁전에 옮겨심기를 명령했다.
다음해 봄, 복숭아 밭은 예전의 메마른 황무지로 돌아갔다. 남자는 더이상 복숭아 나무를 심지 않았다. 막연히 먼 산만 바라보는 남자에게 마을의 노인이 다가와 '왜 복숭아 나무를 심지 않느냐'고 물었다. 남자는 25년간의 보람이 헛고생이 되어버렸고, 다시 나무를 심노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빼앗기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노인이 매우 실망한 듯 말했다.
"남들이 가지고 가는 것을 자기 힘으로 막을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지. 그러나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다고 해서 포기한다면 자네는 처음부터 복숭아 나무를 심을 자격이 없었네. 자, 보게나 잘려진 복숭아 나무 밑둥에 새순이 돋고 있어. 이 복숭아 나무의 용기의 절반만큼도 자네는 없다는 말인가? 실망하는 것도 인간이지만 꺽이지 않는 것도 인간이야!"
노인의 말을 듣고 난 남자의 가슴은 새로운 용기로 두근대고 있었다. 그로부터 다시 십여년 후 황무지엔 전보다 더 아름다운 복숭아 꽃이 만발했다. 그 향기를 쫓아온 노인에게 남자가 말했다.
"저는 그 때 복숭아 나무에만 너무 집착해 있었습니다. 이젠 나무가 잘려도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복숭아 나무를 심는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