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2022년 9월 - 39도 고열이 약한 검버섯을 없애고 부풀어 오르던 점을 줄이다.

[천혜]

 첫번째 투병으로 삶이 불가능하다고 느끼던 시절, 두 달 가까운 몸살 감기를 죽기 살기로 약도 안먹고 버텨낸 이후로 평소 감기 몸살 한 번을 안하고 살아왔다. 그러다 국선도 수련도 더 이상 도움이 안되는 두번째 투병에 접어들면서 다시 극심한 몸살 감기를 앓게 되었다. 이때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고열을 겪게 되는데 약을 터부시하는 나이지만 고열은 생명과 관계된 것이라 해열제를 먹지 않을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휴직과 퇴직으로 내몰려 음식 공부를 시작하면서 다시 몸살 감기의 꼴도 못보고 살아왔다. 그러다 십여년만에 다시금 몸살을 앓게 되는데 이 역시 성자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다 당한 일이었다.
 
 학교에서 토익 시험을 치는데 책상 정리를 부탁하여 수당을 받고 또 한 분의 배움터 지킴이와 9개 반의 책상을 시험 전과 후 두번에 걸쳐 옮겼는데 내 체력에 비해서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11개반으로 늘어난 그 다음 시험 때에는 다른 사람을 찾아서 쓰라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 인간끼리의 감정 싸움이 발발해 새로 하기로 한 사람이 절대 하지 않는다고 하고 또 한 분의 배움터 지킴이 선생님이 힘들면 대충 거드는 척만 하라고 하여 그를 거절하지 못하고 또 책상을 나르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더 많은 15개 반이었다. 최대한 체력을 안배하며 천천히 하니 충분히 할만 하다고 느꼈는데 이것이 오판이었다. 이틀이 지나자 몸에 약간의 이상이 느껴지고 또 하루가 더 지나자 서 있기도 힘든 지경에 처하게 된 것이다.
 
 적지 않은 수당을 받기에 대부분이 하고 싶은 일인지라 주변 사람들이 나를 비난할 일은 없지만 이젠 나 자신이 나때문에 동료조차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하도록 이기적으로 행동한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내 인생은 항상 이 모양인지라 극한에 다달아 보고서야 비로소 마음의 짐을 던다.
 
 체온을 재보니 무려 39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런데 열로 인해 몸에 느껴지는 아픔은 2차 투병 시작시의 고열처럼 심하지 않았다. 혹시 나 말고는 아무도 마스크를 하지 않고 있던 지난번 사우나에서 코로나에 걸린 것이 아닌가 하여 검사를 해보니 음성이었다. 하루 밤만 자보고 열이 떨어지지 않으면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하루 밤을 힘겹게 보내고 나니 아침에는 모든 몸살 증세가 다 사라져 있다.
 
 행복한 마음으로 화장실에서 아침 양치를 하다 놀라운 일을 하나 목격하게 된다. 거울에 비치는 나의 얼굴에서 작거나 연한 검버섯들이 흔적도 제대로 안보일 정도로 다 사라져버린 것이다. 두번째 투병에서 한창 안 좋을 때에는 정말 버섯처럼 커다랗게 보기 흉하게 올라오는 검버섯도 두세개가 있다가 계속된 음식 관리와 함께 완전히 사라지고 누구에게나 생기는 검버섯만이 남아 있었는데 단 한 시간 가량의 39도, 서너시간 가량의 38도, 십여시간동안의 37로 이렇게 거의 사라지다니 정말 획기적인 일이다.

목에서 하루 하루 부풀어 오르던 큰 점은 거의 반의 크기로 줄어들었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틀림없이 장기적인 건강의 관점에선 고열을 겪지 않은 것보다 못한 결과임을 알고 있다. 그를 증명이라도 하듯 몸살이 지나고 개트림을 하는 일이 많이 늘었다. 고열을 내면서 위장에 손상이 왔다는 뜻이다. 순회를 하고 쉬는 시간에 몸에서 울컥 울컥 하며 뜨거운 기운이 솟아 나오는 일도 많다. 기혈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여 막혔다 풀리는 일이 반복된다는 뜻이다. 순차적으로 입술이 터지고 코가 헐었다 원위치 된다. 지나친 에너지 소모가 있었다는 말이다.

시간이 흐르면 사라졌던 검버섯과 작아졌던 점이 다시 나타나고 커질 것이다. 그 시간 간격이 년단위가 된다면 이번 몸살과 고열은 책상을 나르느라고 무리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거의 무염식의 장기간 실천으로 환골탈태하면서 찾아온 명현 현상이라고 봐도 되는데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hongall]

'천혜'님의 건강관리나 섭취하시는 음식 그에 따라 반응하는 육체.
아직은 이해가 불가합니다.
일종의 염력? 아니면 차원이 높은 정신세계?
잘 읽었습니다. 이해하도록 노력해 볼게요. ㅎㅎㅎㅎ

[천혜]

생존을 위한 이성과 감각의 활성화지요. 그 과정에서 초능력도 생기고 그런 겁니다.

한 때는 직업 도인들에게 속아 허송세월도 했지만 보다 깊은 진리를 아는 촉매제가 되었으니 헛일은 아니었네요.

[양상문 (영도/갈매기)]

???????
나도 얼굴에 생기기 시작하는 검버섯을
더 이상 안생기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천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