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4 연중 제19주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22-33
군중이 배불리 먹은 다음,
22 예수님께서는 곧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동안에 당신께서는 군중을 돌려보내셨다.
23 군중을 돌려보내신 뒤, 예수님께서는 따로 기도하시려고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저녁때가 되었는데도 혼자 거기에 계셨다.
24 배는 이미 뭍에서 여러 스타디온 떨어져 있었는데, 마침 맞바람이 불어 파도에 시달리고 있었다.
25 예수님께서는 새벽에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들 쪽으로 가셨다.
26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고 겁에 질려 “유령이다!” 하며 두려워 소리를 질러 댔다.
27 예수님께서는 곧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28 그러자 베드로가 말하였다.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29 예수님께서 “오너라.” 하시자,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물 위를 걸어 예수님께 갔다.
30 그러나 거센 바람을 보고서는 그만 두려워졌다. 그래서 물에 빠져 들기 시작하자, “주님, 저를 구해 주십시오.” 하고 소리를 질렀다.
31 예수님께서 곧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시고,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32 그러고 나서 그들이 배에 오르자 바람이 그쳤다.
33 그러자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이 그분께 엎드려 절하며, “스승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좋은 이웃
고마운 마음
아름다운 세상'
우리 생태복지마을의 모토다.
오병이어 빵의 기적으로 메시아 시대 풍요롭고 아름다운 삶을 보여주신 예수님께서는 이어 '물 위를 걸으시는 기적'을 보여주신다. 그러나 제자들은 물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유령이다"고 소리친다. 예수님께서는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고 말씀하신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물 위를 걷다가 거센 바람을 보고서는 그만 두려워졌다. 그래서 물에 빠져들기시작하자, “주님, 저를 구해주십시오.” 하고소리를 지른다. 예수님께서 곧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시고,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바람을 잠잠케하심으로써 자연의 세력까지 다스리시는 권능을 보여주신다. 제자들은 고백한다. “스승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어떻게 하면 베드로가 물 속에 빠지지않고 물 위를 걸어 갈 수 있었을까?
논리적으로는, 각 발이 빠지기 전에 빠르게 움직이면 된다. 실제로는 불가능하다. 예수님처럼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초월자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죄와 죽음의 한계 속에서 살아가는 나약하고 부족하고 불완전한 인류는 늘 불안하고 두렵다. 죄와 죽음 때문이다.
'물 위를 걸으시는 기적'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인류를 이 죄와 죽음에서 해방시켜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으로, 하느님 나라의 참된 행복과 기쁨 평화와 자유의 삶을 주기위해 이세상에 오신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 그리스도이심을 보여준다.
죄와 죽음의 한계 속에서 살아가는 나약하고 부족하고 불완전한 인류에게 중요한 것은,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 그리스도이심을 의심없이 믿는 것이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망망대해에서 돛단배를 타고 있어도 예수님을 알아보고 의심없이 믿는 것이다. 이 믿음만 있다면 우리가 '못할 일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17,20 참조). 물론 거센 바람과 심한 파도로 멀미도 하고 고생도 하겠지만, '주님, 저를 살려주십시오' 하는 베드로를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아 주신 것처럼, 주님께서는 당신을 믿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울부짖는 소리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손을 내밀어 구해주실 것이다. 이것이 믿음이다. 나를 믿고 사랑하고 계시는 주님을 알고 믿고 사랑하며 사는 삶이 구원의 삶이다. 그리고 이 구원의 삶은 기쁨과 기도와 감사로 표현된다. 어떤 상황, 어떤 역경 속에서도.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6-18)
비록 소돔과 고모라처럼 악취가 풍기는 위험한 세상, 폭풍우가 몰아치는 망망대해에서 돛단배를 타고 불안과 두려움에 떨며 외롭게 살아가고 있지만, 의심없는 믿음으로 하느님 나라의 구원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윈드서퍼들처럼, 보드에 전적으로 의지해, 바람과 파도를 두려워하지않고 오히려 이용해 인생을 기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
베드로가 물에 빠진 것은 의심과 두려움 때문이다. '주님이시거든'이라는 표현에서 드러나는 의심 때문이다. '거센 바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우주선을 타고 일년씩 우주 여행을 떠날 날이 머지않은 이 시대에, 사람들은 소돔과 고모라처럼 악취가 풍기는 세상에서 불안과 두려움에 떨며 외롭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와 '기생충'의 비극적 상황이 실감나게 재현되고 있다.
그러나 비극의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고 모두가 잘 사는 그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가난한 이들, 탐욕과 폭력의 피해자들의 울부짖음이 하늘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주님께서는 당신이 믿고 사랑하는 이들의 울부짖는 소리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손을 내밀어 구해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