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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측 "선 넘는 접근" / '박 전 시장 성희롱 인정' 인권위 결정 취소 소송은 선고 연기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분향소. 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관련 행정소송 선고를 앞두고 여비서와 박 시장이 주고받은 텔레그램 문자 일부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여비서는 박 전 시장에게 “사랑해요. 꿈에서 만나요. 꿈에서는 돼요”라는 메시지 등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이를 두고 “선 넘는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유족측 법률 대리인을 맡았던 정철승 변호사는 17일 SNS를 통해 디지털포렌식(전자법의학수사)을 통해 복구된 문자 일부를 공개했다.
A씨는 박 전 시장에게 “사랑해요”, “꿈에서 만나요”, “꿈에서는 돼요”, ”굿밤”, “시장님 ㅎㅎㅎ 잘 지내세용”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박 전 시장은 “그러나 저러나 빨리 시집가야지 ㅋㅋ 내가 아빠 같다”고 답했고 A씨도 “ㅎㅎㅎ 맞아요 우리 아빠”라고 답했다.
정철승 변호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전 변호사는 “상사에게 선을 넘는 접근을 하는 이성 직원은 아무리 충실해도 거리를 두어야 하는데 고 박원순 시장은 시민단체 활동만 오래했고, 이 사건 전까지 상사에게 선을 넘는 접근을 하는 이성 부하직원을 겪어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박 전 시장이 이러한 세상 물정에 어두워 여비서의 과도한 접근을 차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시장 성희롱 사건을 다룬 ‘비극의 탄생’의 저자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는 “정철승 변호사가 공개한 박원순 시장과 여비서의 ‘텔레그램 대화’는 사실”이라며 자신도 알고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많은 분이 경악했겠지만, 그 대화 내용에서 가장 뜨악한 부분이 여비서의 ‘사랑해요’였다”며 “처음에는 박 시장이 여비서에게 ‘사랑해요’라는 말을 한 것으로 보고 이래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성희롱으로 판단했구나 싶었는데 다시 보니 그 말을 꺼낸 것은 여비서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시장은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을 하대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며 “박 시장이 ‘내가 아빠 같다’는 말을 했고, 여비서도 ‘맞아요, 우리 아빠’라고 화답(한 점을 볼 때) 박 시장은 여비서의 ‘사랑해요’를 이 수준에서 받아들였다고 이해한다”며 박 전 시장이 항간에서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왔는데 나중에 공개되면 오해받기 딱 좋은 관계(로 볼 수도 있어) 박원순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며 이 지점을 고 박 전 시장이 견디기 힘들어해 다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포렌식을 통해 복구된 이같은 텔레그램 문자는 국가인권위가 고 박 전 시장 유족이 낸 행정소송에 맞서 증거 자료로 법정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전 시장의 배우자 강난희씨가 국가인권위를 상대로 낸 ‘권고 결정’ 취소 행정소송 선고가 내달 15일로 연기됐다.
인권위는 지난해 1월 ‘박 전 시장이 늦은 밤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 등을 보내고 집무실에서 네일아트한 손톱과 손을 만졌다는 피해자의 주장이 사실로 보인다’며 서울시에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예방, 성역할 고정관념에 따른 비서실 운영 관행 개선과 성평등 직무 가이드라인 마련, 성희롱·성폭력 사건처리 절차 점검과 2차 피해 관련 교육 강화를 권고했다.
이에 박 전 시장 유족 측은 “인권위가 상대방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고인을 범죄자로 낙인찍어 인권을 침해했다”며 이러한 권고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지난해 4월 제기했다.
지난해 9월 7일 첫 변론기일을 시작으로 13개월여의 심리를 마무리한 행정8부는 당초 18일 선고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변경, 선고기일을 11월 15일로 늦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