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서북릉 종주
2008년 6월 12일 목요일 (평목) 날씨 : 덥다요 시계는 오랜만에 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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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리산 서북릉
거친 암봉 연이어지는 스릴 넘치는 암릉
충북 보은과 경북 상주의 경계를 이룬 속리산(俗離山·1,057.5m)은 산등성이뿐 아니라 지능선 곳곳에 무수히 많은 기암들을 얹어 놓아 화려한 산세를 음미하면서 스릴 넘치는 산행을 기대하게 되지만, 이름난 산답게 등산로가 너무 잘 닦여 있어 기대한 만큼 아기자기한 암릉산행을 경험하기 어렵다. 이런 아쉬움을 충족시켜주는 속리산 암릉이 문장대에서 백두대간과 갈라져 북서쪽으로 뻗은 서북릉이다.
보은~상주 간 37번 국도가 지나가는 활목재까지 이어지는 서북릉은 도상거리만 해도 10km에 이르는 데다 굴곡이 심하고, 수시로 나타나는 험난한 바위들로 인해 산행경험이 적은 이들에게는 하루에 끝내기도 만만찮은 능선이다. 그러나 국립공원에 해당되는 문장대~묘봉(874m) 구간은 산행을 금지되어 있어 실제로는 국립공원과 경계를 이룬 활목재~묘봉·애기업은바위 갈림목~애기업은바위 능선 남쪽 신정리를 기점으로 하는 원점회귀형 산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구간은 보은군이 99년 군 관광사업 진흥을 위해 속리산 주능선과 구병산 능선을 이어 ‘충북알프스’로 지정한 바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은 다음 임도를 따라 5분쯤 오르면 ‘묘봉 3.4km, 상학봉 1.9km’ 안내판이 서 있는 갈림목에 이른다. 여기서 왼쪽 길을 따르면 토끼봉 삼거리 북서쪽 능선으로 올라서고, 계속 임도를 따르면 토끼봉 삼거리~묘봉 갈림목~애기업은바위 능선 사이로 올라선다. 산행은 대개 왼쪽 길을 따라 능선에 올라선 다음 묘봉 방향으로 진행한다. 왼쪽 계곡길은 물줄기를 따르다 오른쪽 지능선 넘어 무명폭포가 숨어 있는 계곡으로 내려섰다가 능선 안부로 이어진다(약 30분 소요). 안부에는 상주쪽 길과 활목고개 길이 뚜렷하게 나 있다. 울창한 숲속에 부드럽게 이어지던 산길은 안부 이후 급격히 가팔라진다. 첫번째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고 내려섰다 두번째 봉으로 다가서노라면 10여m 로프가 매달린 급경사 바위가 앞을 가로막는다. 이 바위를 넘어선 다음 커다란 바위가 솟아 있는 토끼봉 갈림목에 다다르면 속리산 서북릉이 모습을 드러낸다. 문장대까지 이어지는 능선에 솟구친 암봉 하나 하나 기운차고, 바위 절벽 또한 험난하기 그지없는 없는 모습이다.
이 지점을 지나자마자 20여m 높이의 암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바위 절벽에 로프가 매달려 있지만, 직벽에 가까워 웬만한 힘으로는 오르기가 쉽지 않다. 대신 그 오른쪽 V형 좁은 바위골을 따르는 게 낫지만, 워낙 좁아 배낭을 메고 오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앞서 오른 사람이 고정로프에 뒷사람의 배낭을 끌어올리면 뒷사람이 올라가야 한다. V형 바위골을 빠져나간 다음 역시 로프가 매달린 바위턱을 넘어서면 수백 톤은 족히 나갈 만큼 어마어마한 바위가 지붕을 이룬 동굴을 빠져나가고, 이어 이끼 낀 바위 사면을 왼쪽으로 틀면서 올라서면 등성이가 널찍한 암릉이 나타난다. 상학봉에서 문장대~천황봉~구병산으로 이어지는 충북알프스 능선과 청화산에서 조항산을 거쳐 희양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한눈에 들어오는 등 조망이 빼어나고, 널찍해 점심식사 장소로 좋은 곳이다.
이곳에서 육산 능선을 따라 10여 분 가면 상학봉 정상 암봉 뒤편으로 올라선다. 나무다리로 오를 수 있는 상학봉 정상 역시 조망이 빼어나다. 상학봉을 지나면 잠시 전형적인 육산 능선이 이어지다 또다시 험난한 바윗길이 나타난다. 이번에는 칼날 같은 바위를 잡고 오른 다음 슬랩바위가 잠시 긴장케 하지만, 로프가 매달려 있어 누구든 무난히 오를 수 있다. 이 구간을 지나면 육산 능선이 묘봉·애기업은바위 삼거리까지 이어진다. 입산금지 안내판이 서 있는 삼거리에서 동진하면 묘봉을 거쳐 문장대로 이어지고, 남릉을 따르면 애기업은바위 능선이다. 산길은 애기업은바위 직전 안부에서 두 가닥으로 나뉘어 계속 능선을 따르면 애기업은바위로 향하고, 오른쪽 계곡으로 떨어지면 임도로 내려선다. 계곡은 자연미 넘치는 데다 낙엽송이 울창하고 간간이 단풍나무도 보여 가을철 분위기가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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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목고개-미남봉-매봉-상학봉-묘봉-북가치-관음봉-문장대-시어동-장암매표소 (8시간 30분)
고상돈(高相敦.1948.12.29∼1979.5.29)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산악인. 제주 출생. 1977년 대한산악연맹 회원으로 에베레스트 원정대에 참가, 1977년 9월 15일 한국인으로서 최초로 에베레스트산 등정에 성공하였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에서 8번째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국가가 되었다. 1979년 알래스카산맥의 매킨리산 원정대에 총무 자격으로 참가, 등정하고 하산 도중 자일 사고로 추락, 사망하였다. 1977년에 청년대상, 체육훈장 청룡상을 받았다. |
북가치 묘봉에서 북가치 내림길도 자칫 딴 길로 샐 우려가있다. 밧줄 타고 내려오다 오른쪽으로 길 흔적이 있는데 그 길은 과감히 버리고 직진으로 내려서야한다 관음봉이니 오른쪽으로 다시 올라간다 북가치에서 속사치 까지의 길도 간간 헷갈리게 하는 구간이 있다 오로지 관음봉 줄기를 놓치지 말고 고고~ 가끔 헷갈리는 지점에 빨강색비닐끈이 보인다
법주사쪽
관음봉에서 문장대로 이어지는 능선들
이제 미로의 길에 들어섰으니 정신 차리고 가야함인데 사실 문장대가 나오기 까지는 정상적인 길이라 하기 어렵다 곳곳에 널부러진 집채만한 바위들은 모양 또한 개성시대에 맞다
애써 세워 논 날은 무디어지고 급성으로 녹이 쓸어 아무짝에도 쓸모 없다 봄날을 기억 조차도 못하고 해지는 서쪽을 향해 기울어지는 몸 나는 또 한 사람의 천사에게 의지를 했다
그녀는 나의 지팡이가 되어주고 눈이 되어주고 손도 되어주다가 하마터면 큰 사고를 부를뻔도했지만 그녀는 용감했다 작은 몸에서 파워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파랑새였다 나에게 빨강불의 정지 신호등 대신 행운을 불러다 주는 파랑새가 되어 문장대까지의 고비를 넘기게해주었다
속리산 법주사 아득하서 당겨보다
가운데 수정봉으로 달리는 능선의 파도
솔꽃처럼 피어나는 바위꽃들
문장대 가는 길에 아름다운 관음봉을 끼고 돌아야하는 마음은 안타깝지만 몸은 이미 걸레가 되어 너덜너덜이었으니 무엇을 더 욕심내고 안타까워할 것인가 무작정 뛰어드는 부나비가 되어서는 안되겠다 언젠가는 또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질지도...
목둘레에서 관망하다 이제서야 관음봉 뒤돌아보다 역시 내가 밤잠을 설쳤던만큼 멋진 자태다 이 모습을 보려고 밤부터 산그늘은 잠을 설쳤나보다
그녀는 또 한사람의 작은거인이었다
그녀의 애칭은 산자고여인이었다 여름엔 모싯대! 가을엔 바위구절초! 내 생각 안의 사람이었다 눈으로 나눈 인사보다 더 진한 시간을 가지고 그녀를 마음껏 들여다보았다 내가 받은 것 보다 더 진한 사랑을 그녀에게 전해주리라 고맙다는 그 마음이 공수표가 되지 않게 마음 쓰리라
고행길 훌륭한 파트너 덕분에 힘든 여정을 마칠 수 있었으니...
성급한 마음에 당겨보고 손을 흔들어보니 답이 없다
문장대가 지척이다 그 많고많던 암릉 다 발아래 묻히고 우뚝 선 문장대만 남았다
문장대에서 시어동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모습도 멋지다
문장대를 만나기까지 내 몸은 녹슨 칼이었다 마지막 비탈을 오르고 만나는 건 가지 말라는 울타리이지만 선택의 여지는 없으니 마지노 선을 넘었다 그리고 만났다
때로는 어둠이 불필요한 것 다 감추고 확실한 것들만 살려내는 선 그것이 어쩌면 아름다움인지도 모른다 거미줄처럼 가끔씩 삐져나오는 저 가느다란 선 조차도 아름다움이 될 때가 있다는 걸 깨닫는다
천황봉 오른쪽 뒤로 구병산
휴게소 풍경 시원한 음료 한 잔 건네는 손 고맙고 아는척 해주는 눈 인사 고맙고 쉬어간다 마지막 한 시간 내림길 남았다
언제나 손 밖의 꽃이 될 수밖에 없음이 안타까워 자꾸 돌아본다
속리주릉
짝꿍바위(임의명명)
장암매표소에서 보는 속리의 실루엣
장암매표소 앞 계곡
힘든 길을 걸었습니다 아니 길이 힘든 것이 아니라 이미 녹슬어버린 몸 때문이었습니다 그 고난의 끝에 다시 돋아난 것은 우습게도 그리움이라는 새 살입니다 금새 다시 달려가는 마음을 잠재웁니다
언젠가는 가야지요 다시 그 길에 서야지요 맷돌로 눌러도 살아나는 그리움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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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낮고 굵은 목소리로 느린 나레이션과 노래를 하는 이 분이 누구신지 몰라도 상당히 기분 나쁘네요^^ㅎㅎ..... 느리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잘생긴 얼굴만큼이나 사람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어릴 때부터 생각이 말을 앞서가 항상 빠르게 말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격정적일 때도 원고없이 더듬지 않고 속사포 처럼 연설할 수 있었죠. 웅변도 선동도 저의 장점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현란함이 가지는 달변은 느린 눌변의 설득력을 뛰어넘지 못할 때가 많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철들고 부터는 아예 입을 닫고 사는 수가 많답니다^^ 다행히 몸은 언변과 달리 생각의 빠르기만큼 따라가 주지 못하더군요. 그래서.....
오늘날까지 느릿느릿 산행을 할 수 밖에 없나봅니다. 그래도 이번 여름만큼은 조금 모드가 변했습니다. 우선 카페 배경 음악으로 선택한 비발디 여름의 분위기처럼 급박한 열정의 리듬, 클라이막스로 한껏 치솟아 멋지게 마무리되는 끝부분. 이런 템포와 리듬이 참 좋습니다. 매번 일에 지치고 두가지 일을 하느라 몸과 마음이 쳐지던 봄과 여름이었는데 이번에는 완전 '비발디의 여름'입니다. 경쾌한 활력으로 일주일을 맞고 있답니다. 속리산과 인근 상주,보은의 산! 저도 한번 자주 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