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남 님 일상생활 23-14 “일단 기다려 봐요.”
크리스마스 이브 주일 예배를 마치고 다온빌로 돌아오신 김길남 님께서 급하게 직원을 찾으셨다. 직원과 함께 있을 때는 크게 흥분하시는 모습을 보기 쉽지 않았는데 굉장히 당황하신 모습이었다.
“전화, 전화 없어.”
“김길남 님 조금 천천히 얘기해 보세요.”
“전화 잃어버렸어.”
“잃어버렸어요? 교회에서요?”
“아니, 교회에서는 가지고 있었어.”
“그럼 돌아오실 때 버스에서도 만지신 기억이 없으세요?”
“버스에서 잃어버린 것 같아.”
김길남 님의 말씀을 종합해서 정리해 보니 정황상 예배를 마치고 돌아오시는 버스 안에서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이 흘러내린 것 같았다. 혹시 버스 안의 승객이나 기사님께서 듣고 찾아주실까 싶어. 계속 전화를 걸어봤지만 묵묵부답이었기에 우선 문자 메시지에 전화를 걸어달라는 부탁을 적어 보냈다.
“김길남 님, 일단 이미 일어난 일이니까 너무 초조해하지 마세요.”
“응, 알았어.”
“버스에서 잃어버리신 게 확실하면 아마 나중에 청소할 때 찾아서 전화가 올 수도 있고 일단 기다려 봐야 해요.”
“응. 기다릴게”
김길남 님이 탑승하신 시간에 맞춰 버스회사를 알아내어 전화를 해봤지만 주말이라 통화가 되질 않았다.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였기 때문에 전화를 기다려보기로 하며 크리스마스 날이 되었다.
“김길남 님, 전화 찾았어요!”
“정말?”
“네, 곧 있으면 버스기사 님이 지나가는 길에 다온빌 앞 정거장에서 건네주신다고 하셨어요.”
아무래도 버스기사님께서 아침 운행 시작 전에 청소를 하시다가 핸드폰을 발견하신 듯했다. 기사님께 위치를 알려드리면 직원이 찾으러 가겠다고 말씀드렸지만 운행 중에 다온빌을 지나가게 되니 기다리고 있으면 가져다주시겠다고 하셨다. 직원이 버스가 지나가는 시간에 자리를 비울 수 없었기에 다른 직원에게 핸드폰을 받을 것을 부탁드렸고, 점심식사를 시작하기 전쯤에 버스가 지나갔기에 핸드폰을 받을 수 있었다.
“김길남 님 핸드폰 받으셨어요?”
“응, 받았어!”
“핸드폰 찾아주신 직원에게 고맙다고 하셨어요?”
“응.”
“그럼 가져다주신 기사님은요?”
“아니.”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찾은 핸드폰이니까, 도와주신 분들에게는 인사를 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알았어.”
바쁜 와중이라도 감사의 말을 전하는 것을 김길남 님에게 당부드릴 수 있었는데, 핸드폰을 받고 나서야 생각이 들어 아쉬움이 남았다. 김길남 님께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말로써 표현하기를 늘 바라고 있는 직원으로써 더 신경을 썼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김길남 님의 물건이었기에 직접 핸드폰을 찾으시게 도와드렸다면 절실한 만큼 감사한 마음을 도와주신 분들에게 표현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3년 12월 25일 월요일 김정원
휴대폰을 찾게 되어 참다행입니다.
다음에 기회가 될 때 감사인사 드릴 수 있게 도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최승호
휴대폰을 받을 때 길남 씨가 직접받고 인사드리게 도와야 된다고 생각한 직원의 마음이 귀합니다. -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