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국, IRA·반도체법 등 산업정책 추진에 있어 중국견제 및 산업경쟁력에 집중해야 (로버트 D. 앳킨슨 더힐 칼럼니스트)
O 지난 117대 미국 연방의회에서 중국을 직접 언급하는 법안 및 결의안이 500건 넘게 발의되었음. 이는 10년 전 112대 의회 대비 거의 5배가 증가한 것으로, 이러한 활동의 배경에는 심화되는 중국과의 지정학적 경쟁이 있음. 그러나 미국에는 통일된 전략이나 원칙이 부재하여 산업 정책적 대응이 혼란스러운 상황임.
- 지난 회기에서 중국을 언급한 법안 5건 중 1건은 “국가 안보”를, 절반 이상은 “무역” 또는 “기술”을 언급함. 미국은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미국의 힘이 선도적인 기술에 기반한 경제력에서 비롯된다는 데는 분명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음. 그러나 미국에 통일된 전략이나 조직 원칙은 확실하게 존재하지 않음.
- 중국이 국가 주도의 산업 전략을 통해 경제 및 기술 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데 반해 미국은 혼란스러운 산업 정책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임.
- 반도체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경쟁력 중심의 산업 전략에 대한 미 의회의 이해 부족을 드러내 줌. IRA는 애초에 산업 정책이라기보다는 기후 정책이었으며, 청정에너지 생산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중국 문제 해결과 거의 관련이 없음. 예를 들어, 중국 공산당이 태양광 패널 수출을 금지해도 미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며, 천연가스를 더 많이 태우면 그만일 것임.
- 반도체지원법도 초기 법안은 중국보다 앞서 나가는 데 중요한 핵심 기술 연구에 초점을 맞췄으나 최종안에서 대부분의 자금이 대학 및 연방 연구소의 기초 과학 연구에 투입되도록 하여 중국과의 경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음. 반도체 산업에 관한 조항도 국방 정책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중국이 합법적인 산업 정책과 불법적 약탈 전략을 조합하여 평정하기 시작한 평면 패널, 로봇 공학, 전기차, 화학, 의약품, 항공우주, 조선 등 다양한 민군 이중용도 산업은 무시하고 있음.
- 또한 반도체지원법은 어린이집 설치, 노조 설립, 자사주 매입 제한, 환경 규정 강화, 미국산 원자재 구매, 소수자와 퇴역 군인, 여성 소유 기업 기회 보장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음. 이는 경쟁력 제고에 중점을 둔 정책이 아니며, 이미 실패한 민주당의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계획과 비슷해 보이는 진보적 사회 정책으로 희석되어 있음.
- 이처럼 대중국 경쟁력 관련 정책에 다른 요소들을 끼워 넣었다는 것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음. 하나는 이 모든 목표를 달성하기에 연방정부의 자금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래의 산업 정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임. 많은 공화당원과 일부 온건 민주당 당원들이 이러한 선례를 고려하여 향후 이와 유사한 법안을 지지하는 것을 주저하게 될 수 있음.
- 미 의회는 미국의 가장 중요한 기술 및 경제 목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음. 미국은 기술 경제 정책에서 중국이 첨단 산업에서 미국을 추월하지 못하도록 하고 미국이 더 큰 기술 경제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함.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국 경제가 중국에 광물, 식품, 대학 교육, 금융 서비스, 관광 등을 제공하는 수준에 머무를 수 있음.
- 지금 미국은 1791년 영국에 대한 산업적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바람직한 변화를 조기에 일으키려면 정부의 선동과 후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한 알렉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 재무장관의 전통을 되살려야 할 것임. 워싱턴의 비영리 공공 정책 싱크탱크인 정보통신혁신재단(Information Technology and Innovation Foundation, ITIF)은 이달 말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요 전문가 및 정책 입안자와 함께 회의를 개최할 예정임.
출처: 더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