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이 신과의 접신을 바래 치성을 올리는 것처럼 불자가 불보살과의 감응을 원해 기도를 올린다면 그것은 미신행위다. 불보살은 기도에 응답해 가피를 내리는 그런 분이 아니다.
종교가 다를 뿐 주문이나 다라니를 외우는 사람들의 절박한 심정은 시대를 넘어 똑같다. 우리의 보살상도 힌두의 신상같이 소원을 비는 사람들에게는 동일한 형상들이다.
100일기도니 천일기도니 신중기도니 재수기도니 하는 것들은 불교에 없는 말이다. 기한을 정해두고 하는 그런 기도는 도교에서 하는 일이다. 불교는 시작부터 아예 기도도 없고 축원이라는 것도 없다.
다라니기도를 하면 소원성취가 되고 금강경을 1000독하면 가피를 얻는다는 식은 모두 거짓이다. 이것은 마치 대순진리교의 태을주나 동학의 37주와 같고 청나라 말기 때 태평천국에서 믿음을 부르짖던 나팔소리와 같다.
정확히 알아야 한다. 불보살은 절대 중생의 일에 개입하지 않는다. 그분은 보름달과도 같고 단비와도 같다. 당신들께 더 많이 애걸복걸하는 자를 골라 자비의 가피를 내리지 않는다.
그런데도 사찰은 불보살의 가피를 팔고 있다. 우주의 황제를 고작 인간의 문제해결사로 격하시켜 시장에 내놓았다. 슬픈 일이다. 파는 사람이 너무 형편없게 파니 사는 사람도 너무 싼 값에 사려고 한다.
그 정도의 인생사 치다꺼리 역할이라면 구태여 불보살에게 빌지 않아도 된다. 야훼의 힘으로 국회의원이 더 많이 되고 서울대 입학생도 더 많고 대기업 사장들도 더 많다. 불보살보다도 야훼에게 매달리면 소원성취할 수 있는 확률이 더 크다.
질병치유나 사업성취 기도도 야훼가 더 잘 받아준다. 믿는다 하면서 노래도 실컷 부르고 아멘 아멘 하면 되는데 뭣 하려고 차디찬 바닥에 무릎을 꿇고 관절 다 부셔가며 절을 하고 있는가.
관음영험록을 들이밀지 말라. 관음보살이 나타난지 2300년이다. 그 세월에 그 정도 횟수는 뒷동산 거북바위 영험보다도 더 빈약하고 더 혹간이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고 돈을 벌려면 경제학을 배우고 자식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를 바란다면 유명한 학원에 보내면 된다. 뭣 한다고 산속 사찰을 찾아 되지도 않는 힘든 기도를 하는지 모르겠다.
사람들이 바라는 게 뭔가. 크게 나누면 딱 두 가지다. 하나는 개인적인 것이고 또 하나는 공동적인 것이다. 개인적인 것은 개인의 행복이고 공동적인 것은 국가의 평안이다.
이 두 가지의 소원은 중생계에서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다. 부처님께 아무리 엎드려 빌고 울부짖어도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키사고타미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부처님 당시에 외아들을 잃고 비통하게 통곡하던 여인이다. 예수는 죽은 나사로를 살려주었지마는 부처님은 그녀의 죽은 아이를 살려주지 않으셨다. 그래서 부처가 위대하다는 것이다.
살려준 자 보다도 안 살려주신 분이 왜 더 위대하다고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른다면 그 사람은 내일부터 교회로 가야 한다. 절에 다녀봐야 시간만 뺏기고 손발만 고생한다.
또 하나는 국가다. 카필라 왕족에 앙심을 품고 있던 코살라국 비유리왕이 왕위를 계승하자 바로 카필라국을 침공하였다. 그는 궁궐에 있던 부처님의 친족 500여명을 몰살시켰다. 그리고 카필라국을 없애버렸다.
이 천인공노할 사건을 부처님은 묵묵히 지켜보고만 계셨다. 부처는 이미 전 중생세계를 그분의 제도권으로 보셨던 것이다. 그래서 부처가 야훼보다도 백 배 더 위대하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불교에서는 호국불교라는 말이 없다. 있다면 그것 또한 큰일 날 일이다. 부처님 살아계실 때 부처님의 고국이 멸망하는 것도 그냥 두셨는데 뭔 생뚱맞게 호국불교인가. 정말 소견이 맹꽁이 콧구멍 같은 소리다.
부처가 어떤 신처럼 어느 나라 어느 민족만 선택해서 보호해 준다면 그것은 민족 신이거나 민족 종교에 그쳐버린다.
불교는 전 중생계를 보호하는 것이지 고작 한 민족이나 한 국가만 호위하는 가르침이 아니다.
이것을 모른다면 그 레벨이 월드컵 때 우리나라 이겨라고 부처님께 기도하던 어느 덜 떨어진 스님과 같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팔만대장경이 거란과 몽골침입을 막아주었다고 한다. 팔만대장경에 그런 힘이 있었던가. 그런데 왜 조선의 숭유억불 정책으로 불교가 500년 동안 참혹한 박해를 받았는가.
그런데 왜 임진왜란 병자호란이 일어났고 일제 강점기가 있었었나. 거기다가 6.25의 참변은 왜 일어났고 국가는 왜 분단되었던가. 그렇게도 자랑하던 대장경의 영험이 고작 그 정도밖에 되지 않았단 말인가.
부처는 3가지 못하는 게 있다고 당나라 원규대사가 말했다. 그 중 하나가 정업은 난면이다는 것이다. 인간이나 국가 간에 맺어진 인과의 업은 그 어떠한 술수로도 그것을 풀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불보살은 수백만이 학살당하던 아우슈비츠 가스실에도 나타나지 않으셨고 1,2차 세계
대전에도 나타나지 않으셨다. 그리고 킬링필드에도 나타나지 않으셨고 천안문사태 때도 나타나지 않으셨다.
이처럼 부처는 중생들의 인과에 개입하지 않으신다. 콩 심는데 콩나고 팥 심는데 팥이 나야 하는 것이 인과의 법칙이다. 부처는 그 인과의 법칙을 대승불교의 수행모토로 삼으셨다.
이와 반대로 다른 모든 종교는 그 인과를 자기들 신의 힘으로 바꿀 수 있다고 구라를 치고 있다. 그런데 불교는 아니다고 한다. 그게 바로 불교의 또 다른 위대성이다.
그렇다면 절은 왜 필요한 것인가. 절에서 내 주는 것은 오로지 하나다. 그것은 그 참혹한 전쟁을 일으키는 업과의 탈출과 생로병사하는 중생의 업연으로부터 벗어나도록 하는 가르침이다.
이것 외에 세속의 소원을 이루고자 절을 찾아다닌다면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한참 잘못 찾았다. 이것은 정말 산속에 들어가서 바다의 산호를 찾는 것과 같이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다.
똑똑한 사람이라면 도박으로 돈을 잃게 되면 거기서 나온다. 중생의 삶에 한번 쓴맛을 본 똑똑한 사람이라면 중생의 삶에 미련을 갖지 않는다. 여기 있어봐야 그 결과가 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복 있는 자라면 그럴 때 부처가 이끄는 길로 따라나선다. 하지만 복 없는 자는 계속해서 불나비처럼 불꽃을 향해 도전한다. 결국 세세생생 불에 타 죽는다.
중생을 제도하신다는 삼계도사 사생자부가 그런 불쌍한 중생을 그리 방기하실 수 있나하고 의아해 하지 말라. 삼계도사라고 할 때 導사는 뭘 해결해 주는 분이 아니라 직접 해결할 수 있도록 이끄는 스승이라는 뜻이다.
어떻게 이끄는 것인가. 그게 바로 팔만장경의 말씀이다. 그 장경의 보고를 헐어 진의를 찾아내어야 한다. 그 진의는 불타는 중생의 세계를 벗어나 안락의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이끄는 것이다.
그러니 여기 중생세계에 눌러 붙어 있으면서 불보살의 가피를 기대하지 말라. 설령 현세에 가피를 받았다 해도 그것은 불보살의 가피가 아니다. 그것은 마의 작난에 당한 것이다.
불보살의 가피는 공덕이 차고 넘치는 10주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눈 뜬 자에게만이 사물은 보인다. 불보살은 눈감고 있는 자에게 나타날 수 없다. 나타난다면 그것은 환영이고 마다.
이 말에 어깃장 놓지 말라. 지금까지의 말은 기신론과 해동소의 말씀을 요약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법문에 태클을 걸지 말라. 걸면 그는 외도다. 분명히. 그는 외도가 틀림없다.
ㅡ終ㅡ
출처 : 대승기신론해동소 전문도량 원효센터 1부법회 중 공파스님 법문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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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해서 가피받았다 하는 사람들 진짜 조심해야 한다. 언젠가는 받은 것 이상으로 뺏긴다. 근기 낮은 불자에게는 위험할 수 있는 글.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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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이들은 입에 달고 맛있는 불량식품을 좋아한다.
물도 몸에 해로운 콜라같이 색깔있는 것을 좋아한다.
어른들은 불량식품은 줘도 안 먹는다. 물도 꼭 몸에 이로운 무미무색한 생수같은 것을 찾아 마신다.
똑 같은 불자라도 근기에 따라 불교를 받아들이는 수준이 다른데 어쩌겠습니까.
좋은 글 올려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벌써 20년전에 공파스님께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천수경의 원본을 찾아 '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을 번역하여 세상에 내어놓으셨읍니다.
‘신묘장구대다라니’의 공덕을 자상하게 설하고 있는 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의 회향게송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관세음보살께서 설한 천수경에 갑자기 왠 아미타불?!
願同念佛人
盡生安樂國
見佛了生死
如佛度一切
원하옵나니, 함께 염불하는 모든 사람들
모두 다 극락세계에 왕생토록 해 주옵소서.
아미타 부처님 뵙고 생사의 고리 벗어나
부처님처럼 일체중생을 제도하고 싶사옵니다.
이제서야 조금 감이 잡힐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천지에 좋은병원과 전문의가 널려있어도 귀 얉고 어리석은 사람은 꼭 돌팔이 의사만 찾는다.
천지에 좋은사찰과 훌륭한 스님이 널려있어도 어리석은 사람은 꼭 사이비 스님만 찾는다.
돌팔이 의사에게 몸을 맡기면 몸이 죽어나고
사이비 스님에게 정신을 맡기면 마음이 죽어난다.
어쩌겠나.
호주머니에 들어있는 돈에 따라 들어가는 식당이 다르듯
다 자기 복 만큼 들어가는 사찰도 다른 것을!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불교가 부처님께 복을 비는 종교가 아니라고 아무리 글을 올려도
그것을 극구 부인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부처님 가르침의 정법을 모르니 그런 현상이 나타나지요.
이 게시판에도 그런 사람 한명 있잖아요.
정법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여기저기서 얻어 들은 것 가지고
횡설수설하는 글을 어떤 날은 하루에도 몇개씩 잔뜩 올리는 사람. .. .
문제는 그게 부처님의 가르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게 문제지. .
바로 반풍수가 집안 망치는 꼴이지. .
책을 한권만 읽은 사람이 제일 무섭죠.
지금 한국에 만연해있는 기복불교만 접한 신자들은
자신이 알고있는 것이 진짜 불교라고 믿고 있죠.
유치원 아이가 대학교를 상상도 못하듯이
수준의 차이를 알지 못하고
원래 알던 세상만이 전부라고 생각하죠.
마음을 열고 복을 쌓다보면
진짜 불교와 인연 닿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입니다.
진정한 구도자라면
눈이 번쩍 뜨일 법문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