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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 7개봉 종주
□ 산행일시 : 2005.11.12(토) 22:00 ∼ 11.13(일) 17:40
□ 산행지역 : 영남알프스(간월산∼재약산∼가지산∼운문산)
▷ 위 치 ⇒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경남 밀양군 산내면, 경북 청도군 운문면
□ 산 행 자 : 나홀로
□ 날 씨 : 맑음, 오후 구름 다소
□ 산행코스
○ 부산 종합버스터미널 출발(→언양 20:30, 2,900원)
○ 언양공용버스터미널 도착(21:20)
○ 배내고개 도착(21:40)
○ 배내고개 출발(22:00 산행시작)
○ 배내봉966m(22:30 도착)
○ 간월산1,083m(23:30 도착)
○ 간월재(23:50 도착)
○ 신불산1,209m(00:25 도착)
○ 신불재(00:45 도착)
○ 영축산1,059m(01:15 도착)
○ 백운암갈림길(02:15 도착)
○ 시살등,청수골중앙능선 갈림길(02:25 도착)
○ 청수골산장(03:50 도착)
○ 죽전마을 등로입구(04:20 도착)
○ 죽전고개(사자평고개)(05:30 도착)
○ 재약산 수미봉1,108m(06:55 도착)
○ 사자재(07:35 도착)
○ 재약산 사자봉1,189m(08:05 도착)
○ 능동산983m(10:25 도착)
○ 가지산1,240m(13:25 도착)
○ 아랫재(15:00 도착)
○ 운문산1,188m(16:00 도착)
○ 석골사(17:40 도착, 산행완료)
○ 밀양 출발(18:30)
○ 부산 출발(무궁화)(20:13)
○ 부산 도착(20:40)
○ 집 도착(21:10)
□ 산행거리 : 42㎞정도(선답자 산행기 참조)
□ 산행시간 : 19시간 40분(휴식,식사,알바시간 포함)
□ 산행 지도보기
□ 산행후기
영남알프스 7개봉 종주계획을 지난 여름에 실행할 계획이었는데 혼자하기는 뭐하고해
서 서너명정도 동행할 산 친구(지인)들을 찾아보았으나 계속 허공만 맴돌고 있어 이 가을이 가기전에 갔다오기로 한다.
영남알프스는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과 경남 밀양군 산내면, 경북 청도군 운문면 등 3개 시도에 모여 있는 해발 1천m 이상의 산군을 포함한 그 일대를 지칭하는데 가지산(1,240m), 운문산(1,188m), 재약산 수미봉(1,108m) 사자봉(1,189m), 간월산(1,083m), 신불산(1,209m), 영축산(1,059m) 등이 그것으로 유럽의 알프스와 풍광이 버금간다는 뜻에서 영남알프스라는 이름이 붙었다한다.
영남알프스의 명물은 8∼9부 능선 곳곳에 펼쳐진 광활한 억새밭으로 이 가운데 재약산 사자평원은 억새밭이 가장 장엄하게 펼쳐진 곳으로 꼽히고 있다. 무려 1백여만평에 이르는 사자평원에는 가을이면 흰색 자태를 뽐내는 억새가 활짝 피어나 등산객들을 반긴다. 그러나, 산꾼들에게 무엇보다도 좋은것은 장쾌한 능선따라 구간별로 종주를 할수있다는 것이리라.
금요일 업무를 마치고 집으로 와 산행준비를 한다. 기본적인 것은 평소 배낭안에 다 들어있으니 산행준비라야 별것없고 있는 배낭에 도시락과 물, 먹을것 약간만 있으면 되니 참으로 간단하다. 마누라는 비오는데 또 야밤에 산에 간다고 한사코 말린다. 밤에 날이 개인다해도 막무가내다. 할수있나. 마눌한테 잘못보여 좋을 것 하나도 없다. 다음의 산행을 위해서라도...
토요일은 시간적 여유가 있는만큼 넉넉하게 노포동 버스종합터미널로 출발했다. 20:30에 출발하는 언양행 막차를 타니 많은 사람들중 등산복 입은 나그네는 나혼자였다. 허기사 이 시간에 골빈사람(?)이 아니고는 홀로 산에 갈 사람이 몇이나 있을런지... 21:20에 언양공용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택시(15,000원)를 타고 배내고개에 도착하니 21:40 이었다. 택시는 요금을 받자말자 휑하니 가버리고 배내고개에는 나홀로 남아 한없이 썰렁하기만하다. 날씨는 부산날씨하고는 완전히 틀린게 산행하기전에 벌써 추위부터 느껴진다. 일단, 자켓으로 중무장하고 온 몸 스트레칭후 오늘의 산행을 시작한다.
언양 콜택시 052) 263-6000
◈ 배내고개 22:00 출발(산행시작)
오늘이 보름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밝은 밤하늘의 희영청 달과 별이 오늘의 산행을 안내할 것이다. 배내봉 오름길의 우측 공터에는 주말에는 통상 야영객의 텐트가 자리를 지키곤했는데 오늘은 빈 공터만 남아있다. 쉬엄쉬엄 오르면 잠시후 능선안부가 나오는데 배내봉은 우측으로 조금 더 높은곳에 있다. 배내봉에 오르니 바람이 상당한데도 텐트 한동이 바람에 요동치면서 공터 한곁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 배내고개 입구
▷ 배내봉정상석
조용히 가야하는데 방해가 됐는지 텐트안에서 묻는다.
“어디 가세요?”
“능선타고 쭉 가고자 합니다”
“조심히 가세요”
“예”
바람을 동반한 날씨가 제법 싸늘한데 텐트안에 있으면 안추울까? 추위가 대수랴, 얼마나 낭만적일까? 아니지 이렇게 나홀로 야밤에 걷는것도 낭만적일수 있고 야간산행의 묘미라 할수있겠지. 생각하기 나름이다. 아래로 바라보이는 언양의 야경이 눈부신게 금정산의 야경과 별반 다름없이 아름답다. 간월산과 능동산, 재약산 수미봉과 사자봉 그리고, 저멀리 가지산의 실루엣이 달빛에 아스라히 조망된다.
간월산까지는 봉우리 몇 개를 넘는 아기자기한 오르내림이 있는 코스다. 오늘같은 날씨에는 렌턴의 건전지가 빨리 방전되기 때문에 오름이 있을때는 렌턴을 끄고 오른다. 오르내림 몇번후 마지막 급오름길을 제법 오르니 두개의 정상석이 나그네를 맞이한다. 간월산이다.
◈ 간월산 23:30 도착, 출발
여기서도 언양의 시가지가 훤히 보인다. 달과 함께하면서 배내봉부터 함박등까지 좌측으로 계속 가로등불 찬란한 언양주변 시가지를 바라보며 능선을 걷기 때문에 크게 지루함은 느낄 수 없다. 거대한 신불산을 바라보며 간월재로 내려간다. 온 산을 흉물스럽게 파헤쳐 별로 좋은 느낌을 가질 수 없는 간월재 주변은 밤이라해도 희미한 하얀길이 꼬리를 물고 길게 이어져있는 임도와 간월재의 공사현장이 오늘도 여전하다.
▷ 간월산 정상석
지난번에 왔을때는 들개 두 마리가 겁을 주더니 오늘은 조용하기만 한 간월재. 신불산 오름길은 제법 땀을 요구하지만 싸늘한 바람에 땀이 나오다 쑥 들어갔는지 나질않는다. 간월재를 중심으로 간월산과 신불산 오름길에 나무계단을 많이 설치해 놓아 오르내림의 기분을 반감시키고 있다.
◈ 신불산 00:25 도착, 10분휴식후 00:35 출발
이제 간월산은 멀어지고 앞에는 영축산이 희미하게 자태를 드러낸다. 바람이 거세 춥다. 추우니 배까지 고파온다. 어디 바람 피할수 있는 장소를 찾으니 마땅한데가 없어 이리저리 헤매다 겨우 찾은 바위밑에 쪼그리고 앉아 허기를 면해본다. 야밤에 이렇게 앉아 요기를 하는것도 괜찮네.
▷ 신불산 정상석
▷ 야밤의 볼품없는 억새
신불산부터 영축산까지 광활한 평원의 억새가 바람에 휘날리고 주변은 어둠과 바람소리만 귓전을 때리고 한낮의 요란한 산꾼들의 잡담소리는 간데없다. 신불재(신불산대피소 50m, 가천마을 4.15km, 영축산 2.3km)를 지나 대평원의 억새사이를 걷는다. 얼마전 직장동료들과 억새사이를 누비면서 온갖 폼을 잡던 유쾌한 기분이 생각난다.
◈ 영축산 01:15 도착, 출발
극락암/백운암 2.1km, 신불산 2.95km, 시살등 3.0km
영축산에 오니 추위가 상당하다. 앉아 쉴데도 없고 무조건 움직여야 할 것 같다. 영축산아래의 대피소가 통도사 하산길옆으로 옮겨 놓았는데 지금 저 대피소에는 사람이 자고있을까? 사람이 있으면 몸좀 녹이고 갈까. 부질없는 생각이다. 가야할 함박등이 어둠속에서도 뚜렷하다. 1,058봉을 오르니 고 김성국추모비가 쓸쓸히 세워져있다. 우짜다가 여기서... 고인의 명복을 잠시 빌어본다. 1,058봉 아래 돌탑군을 지나고 백운암갈림길까지 여러개의 봉우리를 넘는다.
▷ 영축산 정상석
▷ 고 김성국 추모비
▷ 1058봉아래 돌탑무리군
처음 밟아보는 길도 아니고 등로도 비교적 뚜렷한데 야간이라서 그렇나? 등로가 아닌곳으로 헤매기를 여러차례... 때로는 암벽위로, 때로는 낭떠러지 주변으로 헤매다보니 함박등의 큰 암벽이 나오고 암벽을 내려서면 백운암 갈림길이다. 백운암갈림길의 긴급 구조요청 안내판이 벌써부터 파손되어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다. 백운암갈림길(좌-백운암)에서 직진하여 나아가면 곧 이어 시살등과 청수골 중앙능선 갈림길이 나오는데 좌측은 시살등 가는길이요, 우측은 청수골 중앙능선 가는길인데 오늘 내려가야할 길이다. 숲속길이라 바람도 잠잠하고해서 한 10분정도 쉬어간다. 렌턴을 끄니 적막속에 말 그대로 칠흙같이 아무것도 안보인다.
▷ 백운암과 시살등갈림길 이정목
▷ 시살등, 청수골(중앙능선) 갈림길(좌-시살등, 우-청수골)
청수골 하산길은 산죽길도 나타나고 처음에는 호젓한 길이 이어진다. 등로는 거미줄이 나그네를 성가시게 할 정도로 비교적 한적한 길이다. 산죽길이 이어지는 내림길중에 봉우리 하나를 오르면서 본격적인 내림길이 이어지는데 상당히 깊게 떨어진다. 두텁게 낙엽쌓인 급경사 내림길이 미끄럽다. 오름길보다 더 힘드는 것 같다.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용을 막 썼더니만 허기가 지고 체력이 막 떨어지는것 같다.
제법 내려가니 완만한 길이 조금 이어지더니 또 다시 깊게 떨어진다. 저 아래 불빛을 보니 금방 도착할 것 같은데 한참 내려가도 그냥 그 장소다.
에고 에고, 허리야 팔다리야 내좀 살리도.
위에서는 추워서 벌벌 떨었었는데 이마에는 땀이 송이송이 맺힌다. 넘어지고 미끄러지기를 몇 번 반복하다보니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좌측에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다 내려온 모양이다. 온동네 개가 불청객을 보고 싸가지없이 짖어댄다. 아, 개새끼들 되죽겠는데 위로는 못할망정...
마을입구에는 좌우청수, 신불,영축산 등이 적힌 조그마한 이정표(등산로)가 보이고 청수골산장으로 들어갔다가 청수골산장 정문으로 나온다. 다 내려오니 한바가지나 쏟은 땀방울로 이젠 춥다. 추워서 어디서 요기나하면 좋겠는데 개짖는소리, 닭의 새벽을 알리는 ‘꼬끼오’ 소리만 들릴뿐 주변은 적막과 어둠만 존재한다.
청수골 산장에서 좌측 임도로 조금 내려간후 다리를 건너 다시 좌측으로 계속 내려가면서 계곡위 다리를 건너니 도로포장이 한창이다. 여기서 무조건 우측으로 올라간다. 한 20여분 오르니 깨끗한 아스콘 도로가 나오고 도로따라 조금 오르니 어둠속이라 안보이지만 계곡 건너쪽에는 영남알프스산장이 있고 도로변 좌측에는 화장실과 이정표가 설치되어있는데 이정표 뒤쪽으로 등로가 열려있다.
▷ 마을입구 등산로 안내판
▷ 청수골 산장
◈ 죽전마을 04:20 도착, 20분휴식후 04:40 출발
이정표에는 사자평 4.0km, 재약산 8.0km로 적혀있는데 오르기전에 벌써 주눅부터 든다. 여기서부터 수미봉아래 안부까지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올라야한다. 근 500m이상의 고도차를 느끼며 올라야한다. 재무장하고자 행동식을 먹으면서 휴식을 취한다. 새벽 추위가 제법 몸을 움츠리게 한다. 처음부터 된비알 오름길이다. 조금 오르니 등로 좌측 숲속의 물통에서 우렁찬 물이 흘러나오고 지그재그 오름길이 계속된다.
아직 날이 밝으려면 좀더 있어야 할 듯 어둠과 오름길은 계속된다. 지나왔던 맞은편 봉우리가 희미하면서도 높게 보이고 최소한 저 봉우리위에 올라야 하는데... 한참 오르니 웬 안테나가 등로에 설치되어있고 여기서도 오름길은 계속된다. 약1시간 가까이 쉬지 않고 올랐나. 시야가 확 뚫리면서 공터가 나온다. 이른바 죽전고개(사자평고개)다.
▷ 죽전마을 등로입구 표지판
▷ 죽전고개 오름길의 웬 안테나
◈ 죽전고개(사자평고개) 05:30 도착, 10분휴식후 05:40 출발
안부 공터에 잠시 앉아 휴식을 취해본다. 어둠속에서도 수미봉의 웅장함이 뚜렷하고 길은 세갈래로 열려있다. 좌측으로는 향로봉이요, 우측으로는 855봉과 사자평으로 해서 수미봉으로 오르고, 직진길은 고사리분교를 지나 수미봉으로 오름길이다. 어디로 갈까. 사자평으로 갈까, 고사리분교쪽으로 갈까. 어둠속이라 분간도 전혀 안되고 일단 정면에 수미봉이 보이니 직진하여 억새속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억새가 볏집 넘어지듯 일부는 넘어져있고 길인지 모를 평원이 계속 이어져있다.
여기서도 한참을 이리저리 헤매다가 잔돌이 많은 임도가 나와 좌측으로 내려가니 우측 오름길이 열려있어 우측으로 임도따라 오른다. 임도따라 오르다가 임도옆 등로에 시그널이 붙어있어 우측으로 오르니 진불암 갈림길 이정목이 나오는데 수미봉까지는 0.7km 남았다. 날씨가 맑아 일출을 구경하기위해 오르면서도 계속 뒤돌아보면서 오르니 어느새 수미봉의 정상석이 암벽위에 보이고 때마침 지평선너머로 붉은 빛이 돌더니 드뎌 장엄한 해가 떠오른다. 맨날 보는 태양이건만 산에서 맞이하는 아침해는 엄숙함이랄까, 하여튼 기분이 틀린 것만은 분명하다.
▷ 일출 1
▷ 일출 2
▷ 일출 3
▷ 일출 4
◈ 재약산 수미봉 06:55 도착, 아침식사후 07:20 출발
건너편 간월산부터 영축산까지 능선이 붉은 빛을 띄면서 아침을 맞이하고 있고 광활한 사자평은 겨울을 바라보며 춤추는 억새의 제기능을 다한 듯 다음해를 기약하면서 머리숙여 기도하고 있다. 또 가야할 능선을 바라보노라니 사자봉부터 능동산까지의 완만한 긴 능선과 능동산부터 길게 이어져 저 멀리 영남알프스의 주봉인 가지산이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수미봉 바위아래 오목한 곳에서 오늘의 진수성찬을 펼치나 추워서 도저히 못먹겠다. 반정도 억지로 밀어넣고 서둘러 사자봉을 향해 내려간다. 밥을 반정도는 남겨놓았는데 나중 운문산 오름길에 도움이 되었다. 수미봉아래를 내려가다보니 사자재가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다. 예전엔 털보산장의 텐트 한동이 그럭저럭 아담하였는데 고개의 양사이드로 억쑤로 많은 탁자와 의자를 갖춰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커다란 노천식당같았다. 거기다가 사자봉 오름길 5분정도 거리에도 사자봉 산장이라는 텐트 한동이 많은 탁자와 의자를 헬기장이 있는 넓은 공간에 설치하여 놓았다. 오고가는 산꾼들의 민생고를 위하여 소규모의 산장이나 대피소는 이해할수있고 참 좋은데...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아름다운 영남알프스의 산줄기가 점차 황폐화 되어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수 있었다. 실로 안타까운일이 아닐수 없다.
언제부터인가 천황산의 용어가 일제의 잔재이니만큼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해 산을 좋아하는 한사람으로써 찬성하고 산의 명칭도 재약산과 천황산을 재약산 수미봉, 재약산 사자봉으로 부르기로 했다. 정상석도 하루빨리 바꿨으면 하는 바램이다.
▷ 재약산 수미봉 정상석
▷ 수미봉에서 바라보는 사자봉
▷ 수미봉에서 바라보는 영축산
▷ 사자평 1
▷ 사자평 2
◈재약산 사자봉 08:05 도착, 출발
사자봉엘 오르니 단체 산행객인 많은 산님들이 아침을 먹고있었다. 어제 저녁부터 처음본 사람들이다. 이제 가지산도 점차 크게 시야에 들어온다. 운문산도 눈에 들어오고... 사무실에서 화질이 좋다는 카메라를 빌려왔는데 기온이 낮아서 그렇나? 카메라가 급속히 방전되더니만 급기야 꺼져버린다. 기온이 올라가면 어느정도는 충전이 될낀데... 혹시나해서 내 카메라를 같이 가져갔는데 다행이었다.
▷ 재약산 사자봉
▷ 사자봉에서 바라보는 수미봉
▷ 사자봉에서의 가지산과 우측으로 능선길이
아직 이른 날씨인데도 계속해서 산행객들이 올라온다. 모두 단체 산행객들이었다. 얼음골갈림길(좌-얼음골, 직진-능동산)을 지나 샘물산장에 들어가서 따뜻한 라면(3,000원)을 먹으니 좀 살것같다. 샘물산장(좌-능선길, 직-임도)에서부터 능동산까지는 완만한 능선과 임도를 번갈아 타면서 갈수있어 쉬엄쉬엄 호흡조절해 가면서 진행하였다. 능선을 타면 임도가 나오고 다시 임도를 조금 따르면 산능선 오름길이 나오는 등 능동산까지 계속 이런길이 지루하게 이어지다가 좌측 능동산 오름길을 약간 오르면 목마른 자에겐 오아시스와 같은 쇠점골 약수터가 나온다. 항상 풍부한 수량이 오늘은 어째 줄어든것 같다. 이제 추위는 가신것 같아 자켓을 벗어 배낭안에 넣고 가벼운 마음으로 능동산을 오른다. 능동산에서는 계속 산님들이 내려오고 있는데 오늘 워낙 날씨가 좋다보니 많은 산님들이 올라온 모양이다.
▷ 운문산도 조망되고
▷ 능동산 가면서 바라보는 사자봉
▷ 얼음골과 능동산 갈림길
▷ 샘물산장(비박 가능)
▷ 능동산 가면서 뒤돌아본 사자봉과 지나온 능선
▷ 오아시스 쇠점골약수터
▷ 능동산 가면서 바라다 본 영축산 방향
◈ 능동산 10:25 도착, 10분휴식후 10:35 출발
영남알프스의 중간 기점이랄수 있는 능동산. 지도를 놓고 배내고개에서 운문산까지 능선을 이어보면 태극모양 비슷하게 나타나는데 그래서 혹자는 이 7개봉 능선을 영남알프스 태극 능선이라 부르는것 같다. 또 가끔 이구간을 종주하는 팀들도 있기도 하다. 이 태극능선에서 능동산은 거의 중간 지점이고 여기서 구간별 나누어 종주도 할 수 있다.
▷ 능동산
가지산은 더욱 가까워오지만 눈으로 느끼는 거리는 아직도 까마득하다. 능동산에서 직진하여 조금 내려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우측은 배내고개로 하산하는 길이고 가지산방향은 좌측으로 내려간다. 처음에는 급히 떨어지는 급경삿길이 이어지나 이내 완만하고 시원한 낙엽밟는 만추의 길이 석남터널위까지 열린다. 길이 워낙 푹신하다보니까 이젠 졸음까지 몰려온다. 끊임없이 산님들은 올라오는데 외길이다보니까 자꾸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 능동산 아래 갈림길(좌-가지산, 우-배내고개)
▷ 더욱 가까워진 가지산
▷ 가지산 오름 능선길(우에서 좌로)
석남터널갈림길 약간 못미쳐 길 양쪽에 시그널이 잔뜩붙은 갈림길을 만나는데 좌우로 시그널이 많으나 가지산 방향은 우측이니 유의해야 할듯... 곧 이어지는 석남터널갈림길을 통과하고 석남사좌측에서 빡새게 올라오는 갈림길을 지나서 본격적인 오름길이 시작된다. 가지산까지 2.5km밖에 안되어 평소같으면 휑하니 올라갈수있지만 12시간이상 걸은상태에서 속도가 제대로 나올리 없다.
▷ 석남터널 못미쳐 나타나는 갈림길(좌-하산길, 우-가지산방향)
간이산장에서 커피한잔(1,000원)하고 첫째 관문인 계단길을 올라 안부에서 휴식을 취한다. 만일 야간에 가지산에서 내려올 경우에는 여기에서 길을 잘못들 우려가 있는데 가지산에서 내려오면서 우측으로는 석남터널 밀양방향이고 좌측(직진)이 석남터널 울산방향인데 능동산과 석남사행은 직진(좌)하여 울산방향으로 내려가야한다. 우측으로 내려가면 계곡쪽으로 빠지게 되는데 무심코 하산길에 우측으로 갈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할듯...
첫째 관문은 수월케 지났는데 두 번째 관문인 가지산 전위봉을 오르는데 완전 진을 뺀다. 쉬는 횟수와 시간이 갈수록 늘어간다. 전위봉에 올라와 또 휴식을 취한다. 가지산의 웅장함과 좌측 아랫재 가는길의 암벽, 우측의 쌀바위 등 우람한 바위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 가지산 오름길의 계단아래 안부
▷ 석남터널 갈림길(가지산에서 내려올때 능동산과 석남사행은 반드시 좌측 울산방향으로)
▷ 가지산과 오름길
▷ 쌀바위(좌)와 운문령에서 올라오는 임도(9부능선)
◈ 가지산 13:25 도착, 식사후 14:00 출발
운문산 5.07km, 아랫재 3.87km, 백운산 갈림길 2.58km
가지산의 마지막 관문을 힘차게 오르니 정상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산님들로 가득찼고 아래의 헬기장주변도 산님 일색이다. 오늘은 사람이 많다보니까 대피소내에도 만원이다. 라면하나(3,000원) 시켜먹는데 한참 있어야 나온다. 마침 먹다남은 밥이 있어 말아먹으니 이게 마지막 운문산 오름길에 도움이 된것같다.
▷ 입추의 여지없는 가지산
▷ 가지산에서 바라보는 지나온 능선
▷ 가지산 아래의 헬기장과 아랫재 가는 능선
▷ 가지산에서 조망되는 쌀바위와 임도
▷ 운문산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식사후 바로 헬기장을 지나 아랫재로 내려간다. 아랫재 가는길은 완만하고 비교적 수월하여 쉬지 않고 능선길을 지나며 백운산 갈림길(14:25)을 통과하여 마지막 내림길에 도착하니 여기서도 제법 급히 떨어지는데 이게 또 낙엽이 쌓여 여간 미끄러운게 아니다. 아랫재에서 좀 쉬면서 다시 정신무장을 새롭게 하고 오늘의 마지막 관문인 운문산으로 오른다. 운문산까지 된비알 오름길이다. 지쳤나. 몇 번이나 쉬면서 호흡 조절한다. 오르다 쉬다를 반복하면서 정상 바로아래 암벽의 좌측 등로를 통과한후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운문산에 도착한다.
▷ 헬기장에서 아랫재 가면서 바라본 가지산
▷ 아랫재 가면서 바라본 가지산과 그 능선들
▷ 백운산갈림길(좌-백운산, 직진-아랫재, 가지산)
▷ 아랫재
◈ 운문산 16:00 도착, 10분휴식후 16:10 출발
마지막 봉우리까지 왔지만 너무 시간이 지체된 것 같다. 아무리 시간이 지체되었다고는 하나 그래도 조망을 즐긴다는 핑계로 10분간만 휴식을 취해본다. 가지산과 쌀바위가 바로 지척에 있고 반대방향에는 억산의 우람한 암벽이 시야를 적신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억산까지 가보는건데(희망사항)... 석골사에서 밀양가는 마지막 버스가 저녁 6시 30분쯤 있으니까 지금 하산하면 시간은 충분하여 석골사로 하산한다.
▷ 운문산 정상석
▷ 운문산에서 바라보는 가지산과 지나온 능선
▷ 운문산에서 바라보는 능동산과 지나온 능선들
▷ 남명리
조금 내려가면 안부갈림길에서 억산과 상운암갈림길이 나오는데 우측의 상운암 등로에는 길이 없어져버렸고 또 이정목이 있었으나 사라지고 없었다. 여기서 직진하여 암릉을 거치면 억산으로 갈 수 있으나 하산하기위해 좌측으로 내려가니 너덜길이 이어지고 너덜길속에 이리저리 빙글돌아 내려가니 상운암이 나온다. 그러니까 정상아래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상운암이 바로 나오는데 상운암에서 등로를 막아놓아 긴 거리를 둘러내려온 형국이다. 지겨운 너덜길이 계속되고 돌탑군도 지나고 석골사 1.3km를 지나서도 한참 내려가는데 오후 5시 30분인데도 어둠이 몰려온다. 산중의 어둠은 금새 몰려오는 것.
▷ 상운암
▷ 석탑군
◈ 석골사 17:40 도착(산행완료)
어둠속에서도 뛰다시피 내려가니 석골사의 대문이 보인다. 배내고개에서 달보고 올라가 달보고 석골사로 하산하는 장장 19시간 40분의 시간이 끝나는 순간이다. 어둠속 몇군데의 알바와 대피소에서의 기다림 등으로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이 아름답고 장쾌한 능선을 자주 산행하기는 힘들더라도 가끔 한데 묶어서 능선산행을 즐기는것도 산을 좋아하는 산꾼들에게는 한 방법이리라.
▷ 석골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