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인 복지센터 봉사회를 다녀와서
온 나라가 BBK 대선정국에 휩싸여 큰 난리가 일어난 것 같은 시간도 지났다. 마치 BBK 보물상자에서 깜짝 놀랄만한 큰 보물이 나올 것을 기대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 큰 보물은 민초들의 넉넉한 살림살이가 되도록 염원한 큰 박이 나왔으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 큰 박이 판도라 보물상자가 되어 민초들이 어려울 때마다 서민들의 선물로 하나하나 빼주었으면 하는 우리 모두의 바람은 아닐른지?
가벼운 마음으로 출장 일정을 조정하고 금년 마지막 봉사회가 있는 안국역 근처 서울 노인복지 센터에 가보았다. 비교적 잘 정돈된 3층 건물에 들어서니 교양 강좌실도 있었고, 1,2층에선 자원 봉사자들이 노인들 점심 배식에 한참 분주하였다. 잘 정리된 주방에서 수북이 쌓여있는 식기 대접을 거품 가득한 세제 물 속에서 부지런히 쉴새 없이 손을 놀렸다. 옆으로 이동 이동 3단계를 거쳐 다시 국 배식 쪽으로 옮겨갔다. 맞은편 식기세척 당번은 몰려드는 식기에 정말로 눈코 뜰새 없이 분주하였다. 집에서도 이런 일은 별로 없었을 텐데 한쪽에선 곱게 주방모를 쓴 동기생 형수들이 정성어린 배식 모습이 진정으로 아름다워 보였다. 모두가 내 주위에 있는 친지나 형제에게 대하는 것처럼 정감어린 장면들이었다. 중간 중간 허리를 펴면서 식사하러 오신 노인들의 면면을 살펴보았다. 후덕한 인품에 빨간 넥타이와 패션어블한 목도리에 어울리는 회색 바바리 코트를 걸치신 80대로 보이는 노신사. 아마 큰 고생은 하지 않으신 분 같기도 하다. 오늘 오신 2500여 노인들의 사정은 각기 다르겠지만 그래도 형편이 좋으신 분들인 것 같다. TV에서 가끔 본 도시와 농촌의 거동이 불편하신 무의탁 노인들의 모습이 머리에 스쳐가며 비교가 되었다. 무임승차로 그래도 건강하신 모습에서 교양강좌도 들으시며 하루를 즐기며 소일하는 서울 노인분들이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각 지역 지자체 마다 이런 봉사활동이 활성화 되어 많은 도시와 농촌노인들이 혜택을 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10년 후 70이 다 되어도 이 자리에서 건강하게 배식을 하며 식기세척을 하는 우리의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한족에선 우리가 주는 배식을 받는 우리 또래의 동기생들은 혹시나 없을른지… 이런 생각도 들었다.
엊그제 TV에서 모 재벌 회장이 꽃동네 마을에서 치매 노인의 식사를 도와주는 모습에서 그 시간만은 편안함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나만의 생각 이었을까? 모 일간지 사설에서 미국의 재벌 워렌 버핏이나 빌 게이츠는 기업에서 얻는 행복보다 자선봉사와 기부하는 마음에서 더 큰 행복을 느낀다고 하였다. 몇 일 전 가까운 친구로부터 인간답게 살라는 진정한 충고를 들은적 있다. 아마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주위를 돌아보면서 살라는 충고였을 것이라 받아들였다. 우리 11기는 다른 기수처럼 장군을 배출하지 못해서 아쉬움은 많지만 …. 오랜 기간 이렇게 훌륭하게 우리 동기회를 결속해준 최용도 회장과 회장단. 6년여 동안 우리의 11기 존재를 널리 알려주고, ROTC11기 한마음 봉사회를 훌륭히 이끌어주신 정두식회장과 4년여의 어려운 살림살이를 면밀하게 이끌어준 김종남 전임총무, 2년여의 짜임새 있게 봉사회를 활성화하며 이끌어 주신 조희수 총무 우리 모두 감사의 박수를 보내야 되지 않겠습니까? 거기에 매회 바쁜 일 다 미루고 참석하여 주신 동기생들과 형수님들 우리 모두의 보배이며 우리가 자긍심을 갖기에 충분하고 자랑스런 RT 11기 입니다. 이렇게 끈끈하고 정감어린 모임이 어디 또 있겠습니까? 맛깔스럽고 정성스레 우리 봉사회의 송년회를 주선하여 주신 박승우 동기와 형수님 27번째 결혼기념일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그 아름답고 예쁘신 모습 오래오래 간직 하십시오. 우리 동기생들 모두의 바람입니다. 화기애애하고 정감 어린 그날의 모습에서 RT 11기 동기들은 더욱 건강하게 발전할 것입니다. RT11기 파이팅.
조금은 일손이 부족하여 앞으로 많은 동기생들의 손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본인도 빠지지 않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탄절을 맞이하여 모든 친구와 우리 동기생들에게 하느님의 은총과 가호가 함께 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7.12.24 성탄절에 김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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