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독보적인 개성으로 자기만의 아우라를 완성해가는 세 명의 배우가 이끌어간다. 영화 <쩨쩨한 로맨스>와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파스타> 등을 통해 이 시대 최고의 로맨티스트로 자리매김한 이선균. 그는 섬세한 감정연기로 관객들을 공략한다. 사라진 약혼녀를 찾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지독한 사랑에 빠진 남자의 모습과 더불어 그녀의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하고 혼란스러워하는 내면의 연기까지 진실된 감정으로 소화하며 이면에 숨겨둔 또 하나의 매력을 확인시켜 준다.
영화 <황해>와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욕망의 불꽃> 등에서 선 굵은 연기로 폭풍 존재감을 발휘한 조성하는 사라진 여인을 추적하는 냉철한 전직 형사로 등장해 절정의 연기력을 선보인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사건을 추적해 나가는 그의 연기는 관객을 미스터리의 핵심으로 안내하는 중심축 역할을 하며 탄탄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로 제44회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차세대 연기파 배우로의 성장을 예감케 했던 김민희. 그녀는 모든 것이 거짓인 정체불명의 여인을 연기하며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모습으로 잠재된 재능을 폭발시킨다. 모든 미스터리의 키를 쥐고 있는 김민희는 영화 속 천의 얼굴로 관객들의 심장을 움켜쥐게 한다. 그 덕분에 강선영의 비중이 많지는 않지만 그녀의 공간이 20대 여성의 지극히 평범한 면과 치명적인 비밀을 숨기고 있는 불안함과 위태로움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춰야 했기 때문에 그 어떤 공간보다도 디테일에 신경을 써야 했다.
강선영의 캐릭터를 십분 살리기 위해 제작진이 특히 공을 들인 것은 바로 의상이었다. 충격적 비밀과 극한의 상황에 놓인 그녀를 의상으로 강렬하게 표현해야 했기 때문이다. 배우 김민희가 선영으로 변신하기 위해 도전한 100여벌의 의상 중 문호와의 첫 만남과 영화의 엔딩에서 입은 붉은색 원피스는 의상팀이나 감독, 그리고 김민희가 꼽은 최고의 의상이다. 붉은색 원피스가 그녀의 알 수 없는 정체와 극한의 상황을 더없이 잘 표현해주었기 때문이라나?
아무튼, 이들 세 배우의 완벽한 연기 시너지를 조율한 변영주 감독은 "세 명의 배우들이 보여준 놀라운 연기력은 <화차>를 이끌어가는 최고의 원동력이다. <화차>를 위해 자신의 재능을 아끼지 않았던 그들은 진정 놀라웠다"며 최고의 연기를 선보인 배우들의 열연에 감사를 표했다. 그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화차>는 싸우고 찌르고 난도질 하지 않아도 정서적인 긴장감을 조성하는 미스터리물이 될 것이다”라고 밝히며 작품에 대한 완성도를 담보했다. 또한 감독 스스로 “나를 증명해 보여야 하는 영화”라고 말할 만큼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탄생시킨 작품으로 섬세한 연출력과 날카로운 시각이 빛을 발하는 가히 그녀의 대표작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영화는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이 지나칠 수 있는 하지만 그들의 피부에 가장 와 닿는 화두인 ‘신용불량’ ‘개인파산’ ‘사채’ ‘개인정보 유출’ ‘무관심’ 등의 여러 가지 사회이슈를 과감하고도 정확하게 짚어낸다. <화차>를 통해 그려질 사회문제는 한층 강해진 리얼리즘으로 관객들과 공감대를 더할 것이며 관객들은 충격적인 현실사회의 공포를 유감없이 체감하게 될 것이다.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이름, 나이, 가족... 그녀의 모든 것은 가짜다!
결혼 한 달 전, 부모님 댁에 내려가던 중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른 문호와 선영. 졸음을 피하기 위해 휴게소에서 커피를 사러 갔다 온 문호를 기다리고 있는 건 문이 열린 채 공회전 중인 승용차뿐이다. 꺼져있는 휴대폰만 뎅그러니 남은 채 흔적도 없이 그녀가 사라졌다. 그녀를 찾기 위해 뇌물수수로 지금은 백수가 된 전직 강력계 형사인 사촌 형 종근에게 도움을 청한 문호. 하지만 가족도 친구도 없는 그녀의 모든 것은 가짜다. 실종 당일, 은행잔고를 모두 인출하고 살던 집의 지문까지 지워버린 선영의 범상치 않은 행적에 단순 실종사건이 아님을 직감하는 종근은 그녀가 살인사건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아낸다.
그녀는 과연 누구였을까? 그녀의 정체에 다가갈수록 점점 더 충격적인 진실들이 밝혀지기 시작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