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산행은 전남북의 산꾼(전북산사랑회, 전주 선덕산악회, 광주 호남산우회, 오름산악회)들이 불태산의 유적과 향토문화에 관심이 많은 김환기, 노경호씨의 고증과 안내를 받아 제1코스를 답사했다. 유탕리 서동에서 동쪽으로 눈을 돌리면 병장산과 불태산줄기가 말발굽처럼 한눈에 잡히고, 말안장 같은 마운데미 너머로 병풍산 투구봉이 두 귀를 쫑긋 세운 토끼처럼 다가온다.
동쪽 마운데미를 향해 시멘트길을 걷다가 소나무숲으로 들면 솔가루가 노랗게 수를 놓은 비단길에 상수도보호구역이란 팻말이 보인다. 여름철엔 입산금지다. 선덕산악회 박영근 회장과 김종석 총무가 산행 길잡이인 리본을 갈림길과 헛갈리는 곳마다 매느라 바쁘다.
▲ 1 서동 마을에서 마운데미로 오르는 길. / 2 병장산 정상.
낙엽 쌓인 너덜길을 오르면 흰 페인트로 바위에 천씨(千氏)라고 써 놓고 화살표를 그려 놓아 호기심을 유발한다. 아마도 천씨의 묘소 가는 길인 성싶다.
넓은 분지를 지나면 잡목이 무성한 마운데미다(유탕리에서 45분 거리). 옛적에 장성을 넘어다녔다는 의미로 장성고개로도 불린다.
동쪽은 한재와 대산농장으로 이어지는 잘록이 사이로 병풍산과 삼인산이 얼굴을 내밀고,
남쪽은 천봉과 불태산, 북쪽은 병장산으로 이어진다. 지형이 마치 V자처럼 돼 있어 양쪽 산을 오르는 데 무척 힘이 든다.
헬기장에서 대산농장으로 가는 길을 만나면 사람 발길이 닿지 않아 잡목과 가시덤불이 옷을 잡아채며 앙탈을 부린다. 병풍산과 한재로 이어지는 임도와 도로가 한눈에 잡힌다. 코가 땅에 닿을 듯이 힘들게 고스락을 오르노라면 마치 지위가 높고 어른이 될수록 만고풍상을 가슴으로 삭여야 하는 인생여정 같다.
전망 좋은 바위에 서면 주변 산들이 첩첩이 다가오고, 곧이어 동쪽 한재에서 오는 길인 넓은 길을 만난다. 북풍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곳에 두 나무 사이에 나뭇가지를 엮어서 만든 천연침대가 나오자 김환기, 박영근, 양흥식씨가 그곳에 앉아 신선 흉내를 내며 좌중을 웃긴다.
작은 태극기와 빛바랜 안산의 김정길, 고산, 산부리, 맨발의 리본이 바람에 춤추는 병장산 정상에 닿으면 사방이 탁 트여 조망이 훌륭하다(유탕리에서 1시간20분 거리).
동으로 병풍산, 남으로 천봉, 불태산, 삼인산, 무등산, 북으로 내장산, 추월산, 회문산, 백암산, 서로 장성이 한눈에 잡힌다.
병장산 정상에서 김환기씨가 개척한 서쪽 능선을 타고 가다 중간에서 계곡을 지나 유탕 마을 정자 뒤로 하산길이 좋은 편이다. 서쪽 능선을 타고 더 가다가 성산리로 빠지는 길은 좋지 않다.
병장산 정상에서 마운데미까지 단숨에 되돌아 내려오면 옛적에 숯을 구웠다는 큰 구덩이가 제법 많다. 천봉 오름길도 병장산처럼 만만치 않지만 소나무숲에서 풍겨 나오는 신선한 공기와 피톤치드 덕택에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장혜경씨가 하늘에 닿을 만큼 높다는 천봉의 이름 때문인지 주변의 산과 들이 한눈에 조망된다며 환호성을 지른다(병장산에서 1시간10분 거리).
남쪽으로 연이어지는 불태산 줄기가 위연하고 송림을 지나면 산줄기가 뚝 떨어지며 잘록이에 닿는데 하산로가 전혀 없는 게 특징이다. 송림과 산죽, 너럭바위를 지나 불태산 정상이 가까워 올수록 스릴 넘치는 암릉이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또 암릉과 송림이 어우러진 전망대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게 매력이다.
불태산 정상(병장산에서 2시간 거리)에 닿으면 이곳도 사방이 탁 트여 조망이 막힘없이 좋다.
북쪽은 병장산, 천봉, 한재, 내장산, 백암봉 등이 한눈에 잡힌다. 그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병풍산 신선대와 깃대봉(정상), 만남재와 유난히 뾰족한 삼인산이 인상 깊다. 그 너머로 강천산과 추월산이 손짓한다.
동쪽은 담양읍과 수북면, 대전면이 지척이고, 남쪽은 광주의 아파트 숲과 무등산이 아스라하다.
원래 정상에서 서쪽 유탕리 방향으로 능선을 타고 나옹암터로 하산할 계획이었으나, 남서쪽 암릉을 종주키로 했다. 신선과 선녀가 된 기분으로 천도주(天桃酒?)를 반주 삼아 오찬을 즐기고 서쪽 능선을 내려서면 우람한 갓봉(불태2봉) 암봉들이 줄지어 마중 나온다. 갓봉에서 보는 산줄기가 더욱 멋있고 장엄하다.
갓봉의 서쪽 암벽 아래에서 먼저 간 팀과 합류한 뒤, 밧줄을 타고 암벽을 내려서면 추월산이 병풍산 뒤에 숨어서 숨바꼭질한다. 아름다운 소나무 능선에서 장성군에서 설치한 벤치와 이정표가 반겨 맞는다.
남쪽 학동(1.8km) 길을 버리고, 서쪽 귀바위봉(2.5km) 방향으로 직진하면 철계단이 설치돼 산행이 한결 수월하다.
삼각점(담양 313)이 있는 헬기장에 닿으면 이정표가 남쪽(진원 1.2km), 서쪽 귀바위(1.7km)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이곳 아래에 장성-담양 간 고속국도와 터널로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달린다.
산죽 길을 내려서면 갈림길 능선이다. 서쪽은 귀바위(1.2km)-이재산성-재봉산-장성읍으로 이어진다. 유탕리 서동에 차량이 있어 김환기씨가 개척한 북릉으로 내려섰다. 곧이어 이름 없는 묘소와 행주기씨 묘소를 만나고 송림과 산죽 길을 내려서면 멧돼지가 잔치를 벌인 통정대부 전주이씨 묘소에 닿는다.
솔향기 그윽한 송림 갈림길에서 서쪽으로 내려서면 수려한 계곡 건너편에 파란 색 당집과 앙증맞은 현수교가 반긴다. 우측 임도를 따라가면 들머리였던 서동에 닿는다(불태산에서 2시간35분 거리).
서동정에서 마음씨 좋은 김형주씨(393-4520)가 마을 유래를 청산유수로 설명해 줬다. 노경호, 김환기씨가 정성껏 준비한 음식과 하산주는 산행의 피로를 봄눈 녹듯이 풀어주며 산정(山情)이 새록새록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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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참석합니다.
나두 갈래요
잘 다녀 오시고 즐산^^ 안산^^ 바랍니다!!! 다음주 목요일 야등에서 뵈요!!!
참석합니다
연우 참석요~!!
가까이 있으면서 아직 안가본 산인데 안전하게 잘 다녀오세요..멋진 산행이겠네요.
참석... 근디 어떤코스로 가는가요?
동부아파트앞 쌍암공원 주차장에서 결정할 예정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