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마우스 ...김도원
어제 퇴근 후 아들이랑 독서실에 다녀왔다. 노트북으로 공부했는데, 밤에 집에 와서 가방을 열어 보니 무선 마우스가 없다.
순간, 독서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아들 녀석이 내 가방 거꾸로 들고 있더니, 그때 흘렸구나.. 싶은 생각이 바로 떠오른다.
아들한테, 조심 좀 하라고 주의를 주려고 하다가, 내일 독서실에 전화 해 보고 다시 판단하자 싶다.
다음날 오전에 전화하니, 아줌마 曰 "어제 공부하던 그 자리에 마우스 있길래, 챙겨 뒀어요~" 한다.
헐~~ 내가 책이랑 노트북 다 챙겨 넣었는데, 왜 책상에 마우스는 못 본걸까.... 귀신 곡할 노릇이네...
공부에 집중한다 그랬나.. 아니면, 정신이 딴 데 가 있었나.. 책상 위에 아무것도 없는 거 확인하고 나왔다 생각했는데..
내가 하면.. 어~ 내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 그럴 리 없는데.. 이상하네.. 하고 넘어가는 것이고..
아들 녀석이 그랬으면, 정신 좀 챙기라고.. 주의 좀 하라고.. 잔소리 나왔을 것을...
실수 하고 싶어 하는 사람 없고.. 잔소리 들어 기분 좋은 사람 없는데...
아들이나 남이 실수하면, 인정하려 하지 않고 잔소리 먼저 나왔던 나를 다시 알게 된다.
나도.. 남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똑같이 실수 할 수 있는 것이고, 그대로 인정해 주고, 바라봐 준다면, 감정이 섞이지 않은 나 전달이 될 수도 있겠네... 싶다.
** 잘 챙긴다 해도 그렇게 놓치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런데도 나는 그냥 넘어가지만 남에게는 잔소리가 되지요.
그러나 자기를 경험하고 나면 잔소리보다는 나 전달이 되어지지요. **
독서실 복도 ...김도원
독서실에서 공부하는데, 밖에 복도에서 학생 2명이 얘기하는 소리가 들린다. 순간~~ '저놈들 조용히 안하고~~~!!' 하는 마음이 불쑥 올라온다.
독서실에서는 조용히 해야지, 얘기 할라면 밖에 나가든가.. 하면서, 적대감이 올라온다.
독서실에 몇 십년 만에 가니, 중고등학생 때 공부하던 기분도 나고 해서, 집중도 잘 된다 생각했는데.. 복도에 학생들 얘기 소리 들리니,
나도 모르게 중고등학생 때 독서실에서 떠드는 사람 있으면 반감 가지고, 적대감 가지던 습관이 바로 올라온다.
대학교 때는 도서관 복도에서 학생들 얘기소리 들려도 그러려니.. 대학생들은 원래 그러니까. 하면서 지냈던 것 같은데..
독서실에서의 나는 중고교 때의 생각과 습관에 머물러 있는 게 보인다.
어른이 되었고, 옛날 일이고, 지내 왔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환경에 처하니, 몇 십년 전의 생각에 머물러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잊고 지냈고.. 결국 내 속에서 제대로 소화해 내지 못한 감정들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음을 알게 된다.
복도에서 떠들려고 한 게 아니라, 한두 마디 정도 필요한 얘기는 할 수도 있는 것을.. 그리고, 복도에서도 얘기 소리 내면 안 된다는 相에 걸려 있으니..
그 소리 들을 때 마다.. '저거~~ 저거!! 저 놈들~~ 왜 저기서 얘기하고 그래??!!' 하는 마음이 올라온다.
재밌고 신기하다.. 나는 잊고 살았는데, 내 속에 그 마음이 그대로 남아 있고, 그 생각에 아직도 갇혀 살고 있다는 것이...
내가 복도 소리에 반응하고 있네.. 하고 알아차리고 나니.. 이런 부분들도 발견하게 된다...
마음공부, 마음 일기를 통해 내면의 무의식을 또 하나 찾아서 정화해 간다.
** 지금은 그 상황이 되니 공부가 되어지네요.
지난날 그렇게 걸고 넘어지면서 지나던 지난 시간들을 공부로 승화해지네요. **
김승화
2.10
오늘 수학시간 변경을 내가 했으면 하는 눈치였는데 나도 내가 할까 말까 잠시 고민하다 이제 이런 것은 네가 직접 선생님한테 연락해서 조절했으면 좋겠다 하니 뭔가 못마땅한 눈치이다. "내 핸드폰 지금 핸드폰 가게에 있어서 연락이 안 되잖아요. 엄마가 그냥 해주면 안 되나요?" 하는 말에 "그러면 엄마 폰으로 '선생님 저 진욱인데요~'하고 연락드리면 되지" 하고 내 핸드폰을 건넸다. 그러자 진욱이가 한숨을 쉬고 답답한 듯 창밖을 보면서 감정을 삭히더니 선생님한테 연락드리고 차분해진 목소리로 자기 방으로 공부하러 간다면서 내려간다. 예전 같으면 무슨 이런 일에 한숨을 쉬냐며 그 화난 모습이 못마땅해서 내 분에 한소리를 더 했겠지만, 그냥 그 모습 그대로 보고 있다. 마트에 장을 보면서 이런 저런 마음들이 올라오는 것이 봐진다. '뭘 그게 짜증날 일이라고? 하고 올라왔다가 '지 핸드폰도 지금 없는데 굳이 엄마 핸드폰으로 연락할 필요 없이 엄마가 그냥 바로 해줬으면 편했겠지.. '생각이 들고, 그 순간 귀찮다는 생각이 올라왔는데 그 마음을 보지는 못한 것을 깨달았다. 다 큰 애를 초등학생 마냥 선생님 진욱이가 이래서요 저래서요 하기가 참 쑥스럽고 귀찮아하는 마음을 그 때 봤더라면 차분하게 나 전달을 했을 텐데 그 마음을 보지 못하고 말을 했구나! 알아진다. 진욱이가 좋아하는 딸기를 사서 진욱이 방으로 가니 "아~~엄마~"하고 감동하는 목소리다. "엄마 내가 요즘 나도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아까 진짜 미안해요" 한다. "응~그럴 때는 내가 왜 이러지?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내가 화가 났구나! 내가 답답해하고 있구나! 하고 알아차리면 된데, 그리고 이렇게 아들이 다 컸는데 엄마가 선생님한테 진욱이가 이래서요 저래서요 연락하려니 좀 그렇더라고.. 앞으로는 네가 직접 선생님하고 스케줄을 조절했으면 좋겠다." 하고 차분하게 나 전달을 하니 "네" 하고 기분 좋게 대답을 한다. 나전달이 이렇게 중요 하구나 ..나전달이 되려면 순간 일어난 마음을 잘 봐야하고...다시금 알아진다.
** 마음을 챙기지 않고 나전달한다고 원래 맘을 챙기지 못한 기운으로 잘못을 꼬집는 전달이 되어서 기분이 상해지지요.
그러나 알아 차려서 원래 마음으로 전달을 하면 상대에게도 그 마음이 전달되기에 잘 해결이 되지요. **
2.11
2층에서 벨리수업을 하는데 주차공간이 없어 도로가에 나와 다른 사람들 차를 주차해 놓은터라 차량을 다른 곳으로 주차하라는 문자가 뜨면 내 핸드폰으로 바로 확인을 하고 다같이 내려가 차량을 다른 곳으로 주차하곤 했다. 문자를 빠르게 잘 확인하기 위해서 항상 창문에 내 핸드폰을 세워놓았었는데, 오늘따라 내 옆 사람이 애 한테 전화 받고 끊기를 서너번 하더니 전화 받으면서 무의식중에 창문을 열어버렸다. 내 핸드폰이 2층에서 떨어지고 떨어뜨린 사람이 주우러 간 사이 선생님께서 "이제부터 창문에 걸쳐놓기 없기!"하신다. 그 말을 들으니 당황스럽고 억울한 마음이 들면서, "주차 문자오면 다같이 내려간다고 잘 보려고 그랬죠." 하고 말이 나온다. "언니 핸드폰 창문에 있는 거 알았는데... 나도 모르게 열어버렸어요 죄송해요"하고 헐레벌떡 떨어뜨린 사람이 핸드폰을 주워서 올라왔지만 마음속에는 그렇게 말한 선생님이 섭섭해서 다른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집으로 가는 차안에서 억울해하는 내 마음이 봐진다. 내 탓이 아닌데 하는 생각이 강하게 박혀 있는 내가 봐진다. 그 마음이 봐지니 아까 떨어뜨린 동생 마음이 느껴진다. 놀래서 정신없고 미안해하는 마음을 내가 알아주지 못한 것이 생각이 나고, 그 마음을 느끼고 나니 신기하게도 내 잘못이라는 생각이 든다. 금방까지 내 잘못 아니라고 강하게 있던 마음이 이건 온전히 내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애 한테 커피한잔 쿠폰으로 보내주면서 '아까 많이 놀랬지? 누구라도 창문이니까 아무 생각 없이 열 수도 있는 건데 언니가 좀 조심할걸 그랬어~ 혹시라도 애한테 짜증내지 말고 이 커피마시고 놀랜 마음 진정시키고 오늘 더더욱 좋은 하루 보내~'라고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그렇게 말한 선생님 마음도 이해가 되었다. 혹시라도 길지나가는 사람이나 주차된 차에 떨어지면 일이 더 커질 텐데 사은님께 감사한 마음도 들고 ...철심처럼 내 탓 아니라고 굳게 세워져있던 마음이 그것을 확인하고 인정하고 나니 내 탓이구나 그대로 인정이 되는 것이 참 신기하다..
** 내 잘못이 아닌데 라고 하는 나를 보고 나니 원래 마음이 되어지고 그 일을 다시 생각해 보니 여러 가지가 헤아려지면서 내 잘못이라는 것이 알아지네요.
그러니 철심처럼 박혀 있는 내 잘못이 아니라는 마음이 사라지지요.
그래서 다방면으로 보이면 잘못으로 보면 다 잘못이고 잘한 것으로 보면 다 잘한 것이지요. **
2.12
아무 생각 없이 빨래 너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엄마~"하는 아들 목소리가 들린다. 순간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뭉게뭉게 좋아하는 마음이 일어나고 그 마음이 착 달라붙는다. 그 과정이 오롯이 다 느껴지니 신기하다. 분명 아무것도 없었는데 구름처럼 일어나더니 착 달라붙네... 그것을 보고 있으니 그 마음과 내가 또 거리가 생긴다. 묘~하게 일어나는 마음 참 신기하다.
** 아들이 엄청 좋은가 보네요.
부르는 소리만 들어도 그렇게 따뜻해지고 착 달라붙는 것이... **
2.13
마음공부시간에 도원씨가 내가 염색했다고 생각하는 일기를 발표를 하는데, '나는 이번에 염색하지 않았는데 차라리 물어보지.. 이렇게 넘기다가 다음에 염색했을 때 더 화내는 거 아니야? '마음이 요란해져오고 있다. 다 읽고 나서 "나 염색 안했는데" 살짝 한마디 하게 되고, 못 들었나 싶어 한번 더 얘기하고 싶은 마음을 보니, '아! 이거는 내가 염색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지, 저 일어난 한 생각으로 도원씨가 공부를 한 것이지.. '이렇게 생각이 드니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도원씨 일기내용이 다시 봐지고 이 생각으로 공부를 잘 했구나 응원이 된다.
** 그러지요. 염색하고 안하고가 문제가 아니라 일어난 마음으로 공부를 한 것이지요. **
2.14
'도대체 몇 년을 이 똑같은 얘기를 계속 들어줘야하나...' 지겨운 생각이 올라온다. 몇 년째 남자친구와의 연애상담을 들어주고 있자니 그 때 그 때마다 언니는 심각하게 얘기를 하는데 나는 자기가 좋아하는 메뉴를 안 먹어주면 좀 어떠냐고 그게 뭐가 중요하냐고 반감이 막 올라오고 있었다. 처음에는 진지하게 계속 들어줬는데 3년째 듣고 있자니 이제는 못 듣겠네 하는 마음도 올라온다. 다행히 그 마음을 보고나니 귀찮아하는 말투가 나오려다가 진지한 말투로 바뀌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니 몸은 귀찮아하는데 마음은 억지로라도 계속 보려고 하니 참 힘드네 생각이 올라오면서 이것이 험상궂은 경계이지 하는 생각이 스친다. 얼마 전 마음공부시간에 험상궂은 사람, 경계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는데, 물론 험상궂은 사람은 아니지만, 이것 또한 험상궂은 경계나 마찬가지지 하는 생각이 드니, 이 일이 다시 봐지고, 다음번에는 더 마음을 잘 모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정산종사님이나 대산종사님께서는 들은 얘기 또 들어도 항상 처음 듣는 것처럼 하셨다네요.
그것은 바로 늘 순간순간 처음이기 때문인 것이지요.
들었다는 생각이 없이 듣는다면 처음 듣는 것처럼 할수 있지요.
또 그런 저런 공부를 다 하고서는 그 마음에서 벗어나도록 공부를 하게 하거나 이제 그 이야기 그만 듣고 싶네! 또 들으려니 지겹다는 마음이 나오는데.. 하면서 나전달을하면 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