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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속되는 출장 덕에 근 한달동안 여행편지를 발송하지 못했습니다. 이제부터 그동안 쌓아두었던 자료를 슬슬 풀려고 합니다. ^^ 여름휴가 보내기 적당한 곳 몇 군데 뽑아보겠습니다.
*무단으로 퍼갈 수 없습니다.* (여행편지 313) 삼척의 조용한 해변 산책 글/사진: 이종원
태백의 준령이 대한민국 척추뼈를 지탱하고 있다면 그 허리살에 붙은 살점들은 바다를 만나면서 황홀한 형상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푸른 바다, 빼어난 산맥, 울창한 소나무 숲등 주연과 조연이 한데 어우러져 각본 없는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 골골이 이어진 해안선 사이에 비집고 있는 맹방, 덕산, 부남, 궁촌, 용화, 장호, 임원, 호산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이는 포구와 해변이 눈을 멀게 할 정도다.
경치가 좋아서 이곳을 사랑한 것만은 아니었다. 민초들의 고단한 삶이 녹아 있었기에 삼척의 해변은 더욱 가치를 느끼게 되었다. 7번국도는 함경도 용성에서 부산 영도다리까지 한반도의 동해 지도를 그려내고 있었다. 국토의 윤곽을 그려내고 있는 것만으로 희열과 감동이 따른다. 내 발길이 닿았던 7번 국도 중에서 첫 손가락을 뽑는다면 바로 58Km나 이어진 삼척의 청정해변이다.
바닷물과 민물의 만남- 맹방해수욕장
삼척에서 가장 큰 해수욕장이자 편의 시절을 잘 갖춘 곳이 바로 맹방이다. 백사장이 넓고 수심이 얕아 가족여행지로 적당하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유지태와 이영애가 파도소리를 녹음기에 담았던 곳이기도 하다. 남쪽 해변 끄트머리에는 초당동굴로부터 흘러나온 마읍천이 바다로 빠지면기 아쉬운지 절경을 만들어낸다.
강가에서 은어 낚는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담수욕과 해수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으며 한 여름에는 바다음악회, 명사십리 달리기 대회와 맨손 송어잡기 체험행사 등 다채로운 이벤트도 함께 열린다. 해변을 따라 6홀의 골프장도 있다. 민박안내 033-572-3369 어머님의 품안 -남애포
맹방에서 마읍천을 건너면 완만한 수심을 자랑하는 덕산해수욕장이 손짓한다. 해수욕장을 지나 고개 하나 넘으면 덕산항이 나온다. 이곳 사람들은 남애포라고 부른다. 포구는 어머니 품안처럼 포근하여 오래도록 머리를 처박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빠알간 등대와 태백의 준령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들락거리는 고깃배와 선창가에서 그물을 손질하는 민초들의 손놀림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갓 잡아 올린 횟감이 싱싱하고 저렴하기로 소문이 나 있다. 옥광횟집 033-573-9595 /덕산해수욕장 민박안내 033-570-5853
신선이 사는 곳-부남해수욕장
동해안 최고의 해수욕장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부남해수욕장 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삼척토박이들조차 이 곳을 잘 모른다. 바다로 들어가는 입구 표지판도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았기에 순결한 바다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해변이라야 200m도 채 되지 않지만 은빛가루를 뿌려놓은 것처럼 모래가 곱고 바닥이 훤히 들어 날 정도로 물이 깨끗하다.
산수화에 나옴직한 바위섬이 해변 한 켠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바위산 안 쪽에는 해신당까지 비집고 서 있었다. 해변엔 그 흔한 식당이나 민박집도 없다. 마을 부녀회에서 천막을 쳐놓고 간단한 식음료를 판다. 사계절민박집이 해변에서 가장 가깝다. 033-572-0608/033-572-0742 이종국
한의 눈물이 흩날리는 공양왕릉
공양왕은 고려의 마지막 왕이다. 어쩌면 가장 불운한 왕일 수도 있다. 이성계에 의해 강제로 왕으로 올랐다가 이성계가 왕이 되자 이 먼 곳으로 귀향을 오게 된다. 지긋지긋한 권력을 멀리하고 그저 조용히 살고 싶었건만 얼마 후 이성계가 보낸 자객에 의해 죽게 된다.
죄 없는 왕의 죽음이자 고려의 실날같은 불꽃이 완전히 꺼지는 순간이다. 동막에서 궁촌으로 넘어오는 고개 이름이 아직도 '살해재'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궁촌 마을사람들은 생명을 무릎 쓰고 공양왕의 장례를 치뤄 주었다고 한다. 마을이름이 궁촌(宮村)인 것도 공양왕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왕은 비운에 갔지만 그가 묻힌 곳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었다. 넘실거리는 백두대간이 용의 허리춤처럼 보이고 그림 같은 궁촌 해변이 가까이 있어 죽어서나마 복을 받은 셈이다. 수많은 왕이 바뀌었어도 궁촌 사람들의 의리는 아름다운 해변만큼이나 고왔다. *궁촌해수욕장 민박 박동순 033-574-9676 황영조의 고향-초곡마을
초곡마을 들어가는 솔숲 길에 들어서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바로 황영조가 초등학교 갈 때 달렸던 그 길이기 때문이다. 해송과 초곡해수욕장이 겹쳐지는 것이 영화 필름이 돌아가는 착각에 빠진다. 소나무 숲길을 지나면 차 한대 간신히 들어갈 만한 터널이 나온다. 벽면에는 마라톤 선수가 달리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면 바로 황영조 기념관이다. 황영조가 자랐던 집도 멀찍이서 구경할 수 있고 마라톤 풀코스인 42.195km를 1천분의 1로 축소한 몬주익 언덕도 조성해 놓았다. 가족과 함께 달리며 당시의 감격을 되새김질하며 즐거운 추억거리를 만들어보자. 기념관에는 황영조의 인간 승리 과정과 마라톤에 관한 흥미있는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
황영조가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을 준 사람은 바로 어머니였다. 제주 출신의 해녀 이만자씨의 폐활량을 대물림 받았기 때문에 금메달이 있었던 것이다. 초곡마을 앞바다에 물질을 나가고 밭을 일구며 황영조와 함께 호흡하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해녀가 따온 멍게와 해삼을 맛보는 것도 즐거운 먹거리 여행이다. *초곡 문암해수욕장 민박안내 이희준 033-573-2520 우리 나라에서 최고의 경치 용화해수욕장
동해안 해수욕장게서 가장 경치가 좋은 해수욕장은 역시 '용화해수욕장'이다. 북쪽 전망대에 올라 해변을 내려다 보라. 해변은 활 모양처럼 곡선을 그려내고 있고 물은 어찌나 깨끗한지 코발트 색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 곳 경치에 반한 한 화가는 이젤을 세워 놓고 그 풍경을 화폭에 담고 있었다. *용화해수욕장 민박안내 이경희 033-573-1739
용화에서 남쪽으로 조금 가면 '한국의 나폴리'라고 푯말이 세워진 장호항이 나타난다. 아침에 비가 내려서 그런지 포구에서 쉬고 있는 배들이 많았다. 억척스런 뱃사람들의 힘센 팔뚝을 구경하는 것도 포구를 보는 또 다른 맛이다.
새벽이면 이곳에서 밤새 낚아온 고기들의 경매가 이루어지며 인근 임원항과 더불어 싱싱한 활어를 싼값에 맛 볼 수 있다. '장호 어촌 체험마을'로 선정이 되어 어촌체험을 할 수 있다. 장호항은 드라마 <태양의 남쪽>에서 '고래무덤'으로 갑자기 유명해졌다. 해변 여기 저기 놓여 있는 기암괴석을 자세히 뜯어 보면 고래가 누워 있는 모습 같기도 하다. 맨발 산책로를 거닐다가 발바닥이 뜨거우면 바닷물에 텀벙 담그면 그만이다. * 장호해수욕장 민박안내 강신복 033-572-0742
해신당 성민속 공원
고추공원이 따로 없다. 힘센 남근들이 바다에 등을 기대며 태백산맥을 바라보고 있다. 한 켠엔 해신당 사당이 자리잡고 있다. 제사 음식을 차려놓고 제사를 지내는 것이 아니라 굴비두름처럼 엮어 만든 남근조각을 주렁주렁 매달고 제사를 지낸다. 해신당 뒷편 소나무에도 남근이 매달려 있다. 바로 해신당을 지켜주는 당산나무다. 가지에 매달린 복주머니에는 동전이 가득 담겨 있는데 이를 통해 풍어와 다산을 기원한다고 한다. 제사를 통해 마을 사람들의 결속을 다지며, 향촌을 하나로 묶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해신당 윗쪽에는 우리 나라 수산업 발전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어촌 민속전시관이 있다. 대형 영상수족관과 동해어촌의 생활문화자료, 체험코너가 있으며 세계 성민속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대형 밍크고래 실제 뼈가 전시되어 있으며 삼척의 성민속과 세계 여러 나라의 경이적인 민속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이 일품이다. 저렴하고 푸짐하게 회를 먹고자 한다면 임원회센타
해신당에서 7번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가다보면 아름다운 포구 임원항이 나온다. 임원항에는 37곳이나 되는 즉석 횟집이 골목을 만들어 여행자의 입맛을 돋군다. 집집마다 놓여 있는 방한칸에 비집고 들어가서 바다를 바라 보며 회를 즐긴다. 밤에도 불야성을 이룰 정도로 성황이다. 동해안 여느 횟집보다 저렴하여 광어, 숭어, 우럭, 오징어등 3만원이면 배부르게 회를 즐 길 수 있다. 대부분 자연산이기 때문에 싱싱하며 맛 또한 기가 막히다. 요즈음엔 대게가 많이 들어 온다고 한다. 아름다운 바다와 방파제는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하게 할만큼 아름답다. 특히 방파제는 전국 제일의 돔낚시터로 명성이 자자하다. 임원항 남쪽 가까이에 임원해수욕장이 있어 낚시와 해수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호산해수욕장과 월천해수욕장
호산항에 자리잡은 호산해수욕장은 소산천과 가곡천 하구 사이에 1km의 백사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바다를 접하는 곳에 해망산이 서있어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호산해수욕장 민박안내 033-572-6029 강신복
강원도 최남단 해수욕장인 월천해수욕장은 바다에서 밀려온 자갈이 해변을 가득 덮고 있으며 바다를 제외한 삼면이 산으로 둘러 쌓여 있어 특이한 경관을 보여주고 있다. 가곡천 주변에 월천유원지가 있어 민물욕과 해수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 월천해수욕장 민박안내 033-572-6280
강원도 최남단항구-고포항
삼척의 제일 끝에 매달려 있으니 강원도 최남단 항구라고 불러도 좋을 듯 싶다. 이 조그만 마을길을 사이에 두고 강원도와 경상도로 갈라진다. 한쪽은 강원도 삼척이고 다른 쪽은 경북 울진이 된다.
길 건너 이웃집에 시외전화를 걸어야 한다고 하소연한다. 강원도와 경상도 2개 도에 걸쳐 밭을 일구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고포항의 미역과 김은 조선시대 왕궁의 진상품으로 바쳤을 정도로 품질이 우수하다.
(덕산해수욕장)
Rain / Jose Felic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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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앗 아는곳이 나왔네요.. 얼마전에 임원항 근처에 있는 팬션에 갈려고 들렀었드랬습니다.. 임원항부터 장호항등 작은 항까지 다 들러본거 같은데 조용하고 시끄럽지 않아 너무 좋았어여.. 바다에 빠지고 싶은 충동까지..
고포항...너무 가고싶다..언젠가 지나가며 보았던 마을같은데..너무이뻐 감탄사만 와~~~하고 지나갔던 마을같은데...고맙습니다. 항상 느끼지만요...대장님도 좋~~~은하루 되세요~~~^^*
해마다 들르는 동해지만 대장님의 손끝에서 이렇듯 섬세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되네요...그냥 지나쳤던곳들을 이번엔 좀더 세심히 둘러 봐야겠네요..대장님이 느낀걸 저두 함 느껴봄시롱......보물 꺼내주셔서 감솨^.~
늘 보는 동해바다가 새삼 아름다움을, 대장님의 손길과 눈길을 통해 다시한번 느낍니다. 감사하며 살일입니다. 가까운 곳이니 차근 차근 둘러봐야겠습니다.
저기가 제 고향입니다...저보다 삼척을 더 많이 아시고 사랑이 있는 것 같아 제가 부끄럽네요...이번 추석에 고향가서 한번 둘러 볼렵니다...삼척을 더 사랑하고 와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