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영胡泳이 물었다. "주천周天의 도度는 자연의 수치입니까. 아니면 무리하게 나눈 것입니까?"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은 왼쪽으로 돌고 하루 낮과 밤에 한바퀴 운행하고 다시 1 도度 지나친다. 그 지나친 부분을 하루에 1 도 라고 한다면 365 도 와 1/4 도 로 비로소 일주一周가 된다. 다만 남북의 표表로 보면 오늘의 이러이러한 시각에서 보았을 때, 어떤 별이 표表의 부근에 있고, 다음날 같은 시각에 보면 그 별이 다시 조금 멀어져 있다. 때로는 다른 별이 되어 있다."
-『語類』「卷二」
그런데 지금 『좌전左傳』에 보이는 대화신성설大火辰星說은 다만 그 국가의 조상이 일찍이 두 별의 제사를 주재한 데서 유래하는 것일 뿐이다. 그때에는 아직 이른바 조趙 · 위魏 · 한韓은 없었다. 그런데 뒷날의 점성술사들이 끌어다붙이는 것을 보면 정말이지 알 수 없다.
-『語類』「卷二」
"지금 만약 하늘의 안쪽을 본다면 365 와 1/4 도度 운행할 뿐이지만 만약 하늘의 바깥쪽을 말한다면 하루에 1 도씩 지나치는 것이다." 채계통蔡季通이 이렇게 말했다. "태양과 달을 논할 때는 하늘의 안쪽에 있는 것으로 논하고, 하늘을 논할 때는 우주공간의 안쪽에 있는 것으로 논한다. 만약 우주공간에 가서 하늘을 본다면 태양과 달은 규칙적으로 회전하고 있어서 원래의 장소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선생은 여기까지 말하자 손으로 바퀴를 그리면서 말씀하셨다. "예를 들면 오늘 이 장소에 있지만, 내일은 또 조금 회전해서 이미 원래의 장소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語類』「卷二」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예운禮運』에 `오행五行을 사시四時에 뿌려 화和한 후에 달이 생긴다` 는 말이 보인다. 그렇다면 기氣가 조화롭지 못한 때는 달은 없다. 그런 도리는 없다. `삼오三五에 의해서 차고, 삼오三五에 의해서 빠진다` 고 한 이상, 거기서는 반드시 이치에 의해 추론하고 있지 않다. 이치에 따라 추론해본다면 차고 이지러진다는 것은 없다. 결국 옛 사람들은 역시 그만큼 상세하게 사물을 살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어떤 사람이 말했다. "아마도 처음에 달이 생겼을 때를 말하고 계신 것이겠지요."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고 할 수 없다."
토끼가 달에 있는가 하는 의문은 사람들 사이에 계수나무 · 개구리 · 토끼의 전설로서 그런 의혹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생각한다. 태양과 달은 하늘에서 두개의 거울이 서로 비추는 것과 같고, 땅은 그 사이에 있으며 주위는 모두 비어있음[空虛]과 물이다. 그러므로 달속의 조금 검은 부분이야말로 거울속의 하늘과 땅의 그림자로서, 모습은 거의 비슷하지만 정말로 그런 사물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이 말에는 이치가 있어 아주 오래된 의문을 깨치기에 충분하다.
-『楚辭集註』「卷三」
생각해보면 요堯 시대의 동지冬至에는 태양은 허수虛宿에 있고, 저녁에 묘성昴星이 남중하였다. 지금은 태양이 두수斗宿에 있으며, 저녁에 벽성壁星이 남중한다. 남중하는 별이 옛날과 지금이 같지 않은 것은, 하늘은 365 와 1/4 도度이며 해[歲]의 일수는 1/4 에 차지 않으므로, 하늘의 도수는 언제나 한결같이 운행하여 펴지고, 태양의 궤도는 언제나 안쪽을 회전하여 수축해서, 하늘이 점차 서쪽으로 어긋남에 따라서 해[歲]는 점차 동쪽으로 어긋나게 된다. 이것이 세차歲差의 이유이다. 당唐의 일행一行의 이른바 세차歲差란 태양과 황도黃道가 함께 어긋나게 되는 것이다.
-『文集』「卷六十五」尙書, 堯典
옛날의 역曆은 간단해서 아직 차법差法을 만들지 않았다. 다만 수시로 관측하고 수정하여 하늘과 맞추었다. 동진東晉의 위시■■가 되어서 비로소 하늘은 하늘, 해[歲]는 해[歲]로서 차법差法을 세워 그 변화를 추구하고, 대략 50 년에 1 도度 뒤로 하였다. 하승천何承天은 너무 많다고 생각하여 그 년수를 두배로 했지만, 이번에는 거꾸로 여분이 없게 되었다. 동진東晉의 우희虞喜에 이르러 두 천문학자 사이의 수를 취해 75 년으로 하였다. 아마도 그것에 가깝기는 하겠지만 아직도 정밀한 것은 아니다.
-『文集』「卷六十五」尙書, 堯典
맹자孟子가 말하는 7 · 8 월은 지금의 5 · 6 월, 11 · 12 월은 지금의 9 · 10 월인데, 이것은 원래 주周나라 사람들이 월月을 개정해 버렸기 때문이다. 다만 하늘의 시時는 바꿀 수가 없다.
-『文集』「卷四十二」
『요전堯典』에 "366일[朞八三百有六旬有六日]"이라고 하는데, 지금의 1 년이 354 일이라는 것은 삭공朔空과 여분餘分을 모아서 윤閏으로 하는 것이다. 삭공朔空이란 여섯개의 작은 달[29 일 있는 달]이며 여분餘分이란 5 일과 1/4 일이다.
-『語類』「卷七十八」
윤여閏餘는 삭朔이 주천周天의 기氣를 다하지 않기 때문에 생긴다. 주천周天의 기氣란 24 기氣를 가리킨다. 달에는 크고 작음이 있는데, 삭朔은 이 기氣를 다하여 1 년의 일수日數를 채울 수 없기 때문에 윤閏을 둔다.
-『語類』「卷二」
중기中氣는 그 달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만약 점점 나아가서 중기中氣가 그 달의 말일에 오게 되면 그 다음달에는 반드시 윤閏을 두어야 한다.
-『語類』「卷二」
하도河圖 · 낙서洛書의 대연大衍의 수數, 복희伏羲 · 문왕文王의 괘卦, 천문학자들의 해와 달 그리고 다섯별의 장章, 부■[빈지문(부)] · 기紀 · 원元은 모두 각각 하나의 방법을 이루어, 서로 의존하지 않고, 또 거기에 상통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文集』「卷五十五」
옛날과 지금의 천문학자들은 단순히 음양陰陽의 자라남과 줄어듬[消長]의 경계를 계산한데 지나지 않는다.
-『語類』「卷二」
임애헌林艾軒은 혁괘革卦에 근거해 역법曆法을 얻었다고 주장하고, 역曆은 매년 개혁해야 한다고 하며, 개혁하지 않으면 하늘의 도수와 어긋나버리고 만다고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하늘의 도수의 어긋남은 그 역원曆元을 지금까지 추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지, 개역改曆해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역曆은 해마다 개혁하는 그런 것은 아니다. "역曆을 다스리고 때를 밝힌다" 는 것이 곧 역曆은 개혁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네 계절의 변화속에서만 "역曆을 다스리고 때를 밝히는" 도리가 있기 때문이다.
-『語類』「卷七十三」
오늘날 역曆을 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정해진 법이 없고, 하늘의 운행의 도수度數를 쫓아서 맞추려고 할 뿐으로서 지나치면 끌어당기고 부족하면 채우기 때문에 어긋남이 많다.
-『語類』「卷二」
또 물었다. "역曆은 어째서 그렇게 어긋나고 있습니까? 고금古今을 통해서 정밀하게 생각해본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요."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그 정밀함으로 변하지 않는 것을 생각한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어긋나는 것이다. 만약 정밀하게 생각해서 어떤 일정한 수[定數]를 얻을 수 있다면 영원히 어긋남이 없을 것이다. 정이천程伊川에 의하면 소강절邵康節의 역曆은 어긋남이 있을 리가 없다고 한다. 어떤 사람이 물었다. "소강절은 어째서 역曆을 만들지 않았습니까?"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그가 뭣하러 만들겠는가. 옛 사람들의 역법曆法은 대략적이어서 어긋남이 적다. 지금의 역曆은 정밀하면 할 수록 더 어긋난다." 그리고 두손으로 탁상주위를 측정하며 말했다. "예를 들면 이 정도의 폭을 네 개의 부분으로 나누면, 폭이 구분되어서 어긋남이 생기더라도 하나의 부분내에서의 그것에 지나지 않는다. 설령 큰 어긋남이 있어 제 2 · 3 의 부분을 내더라도, 그 네개의 부분 속에 있으므로 추측하는 것은 쉬워서, 어긋남이 있으면 쉽게 알 수 있다. 지금의 역법曆法은 이런 네개의 부분을 8 개의 부분으로 나누고, 그 8 개의 부분을 다시 16 개의 구분으로 나누어, 구분이 정밀하게 되면 될 수록 어긋남의 수치는 점점 커진다. 왜 구분의 정밀함 때문에 점점 더 많아지는가. 그 어긋남은 같지만, 옛날과 지금의 역법曆法은 그 정밀함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語類』「卷八十六」
생각해 보면 어느 것도 확실하게 측정되어 있지 않으며, 조작하여 하늘의 운행에 맞출 뿐이므로 그 해는 맞아서 어긋나지 않지만 그 다음해 다음 다음해에는 어긋나게 된다. 원래 하늘의 운행을 확실하게 추측하지 않고 도리어 역曆을 하늘의 운행에 맞추려고 하기 때문에, 모자라면 조금 덧붙이고 많으면 조금 덜어서 맞게 하므로 1 · 2 년이라도 어긋나게 된다. 예를 들면 당唐의 일행一行의 대연력大衍曆은 당시 가장 정밀하다고 했지만 겨우 1 · 2 년 후에는 어긋나고 있었다.
-『語類』「卷八十六」
그런데 채계통蔡季通이 아주 좋은 말을 한 것이 있다. "처음에 역曆을 만들 때, 하늘의 운행이 어긋나고 있는 수치를 한데 묶어 모두 계산에 넣는다. 몇 년후에 몇 분分 어긋나고 몇 년후에 몇 도度 어긋날 것이다. 그 어긋나는 수치를 모두 바른 수치로 계산하여 끝까지 추산推算해간다. 그러면 대체로 역曆은 바르게 되어 어긋나지 않는 것으로 될 것이다. 요즈음 사람들은 모두 큰 줄기를 바르게 파악하지 않고 오로지 하늘의 운행에 어긋남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역曆을 만들어 하늘에 맞추려고 하니 역曆은 점점 더 어긋나게 된다. 원래 하늘은 어떤 식으로건 어긋나고 있으며, 바로 하늘의 운행이 그렇다는 것을 모르는 것" 이라 한다. 이 주장은 매우 좋다. 처음에 왜 계산에 넣지 않았을까. 다만 요堯 · 순舜 이래의 역曆은 한대漢代에 이르러 모두 사라져버려 생각할 수가 없다. 지금은 이 전체상이 바르지 않기 때문에 전혀 취할 점이 없는 것이다.
-『語類』「卷八十六」
음악책은 천천히 쓰더라도 관계없다. 역법曆法도 하나의 개괄서를 쓰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만약 선천분수先天分數[소강절의 수치]를 사용한다면 해와 달 그리고 다섯별과 같은 것들의 느리거나 빠름 · 나아감과 물러섬 등 모두 그것으로 알 수 있지 않겠는가. 만약 이 두 책이 쓰여진다면 역시 세상사람들에게 유용하지 않겠는가.
-『續集』「卷二」
역曆을 만드는 것은 조금 더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단순히 관측하고 실험하는 것만이라면 누구라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조할 필요가 있다면 아마도 그렇게 하는 수밖에 없겠지만, 오늘의 일시적인 일이 아닌 것이다.
-『文集』「卷四十四」
역수曆數는 파악하기 어렵다. 지금의 물시계와 비슷하다. 물시계의 관管이 조금이라도 막히면 반드시 하늘보다 늦으며, 조금이라도 넓히면 반드시 하늘보다 더 나아간다. 아직 자子의 시각이 아닌데도 자子가, 오午의 시각이 아닌데도 오午가 된다.
역법曆法은 역시 대체의 골격만을 개략적으로 논할 수밖에 없다. 상세한 것을 알려면 "위로 우러러 보고 아래로 굽어 살펴" 야 비로소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 기계가 없어서, 모두 다 규명하기란 매우 곤란하다.
-『續集』「卷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