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 이름은 칸>이라는 인도 영화는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가 저지른 <9.11 테러> 후에 미국에서 무슬림들이 박해받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칸이 들른 모스크에서 이슬람 과격분자가 다른 무슬림을 선동하면서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우리 무슬림이 지금 미국에서 박해받고 있다. 이브라힘(구약의 아브라함)이 알라를 위해 외아들 이스마일(구약에서는 이삭)의 목숨까지도 바쳤는데 우리도 알라를 위해 목숨을 내놓을 때"라면서 테러를 선동합니다.
이때 자폐증세가 있는 칸이 놀라운 이야기를 합니다. 이브라힘과 이스마일의 이야기는 하느님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을 말하려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합니다. 그런 해석을 하는 무리는 사탄이라고 말합니다. 이브라힘과 이스마일의 이야기는 하느님께서는 아들을 불태워 바치라는 따위의 불의한 행위를 하지 않으실거라는 정의의 하느님에 대한 이브라힘의 절대적 믿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장면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었던 기억이 납니다.
종교가 꼰대들의 종교가 되지 않으려면 시대에 맞게 꾸준히 경전의 해석을 진취적으로 새롭게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슬람교가 무함마드 당시에는 가장 진보적인 종교였지만 시대에 맞게 새로운 해석을 하지 않아서 현재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설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 불교계에서도 비구승들이 경전에 나와 있다면서 비구니들을 차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세계종교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여성 성직자를 인정한 붓다의 뜻을 곡해하는 것 입니다. 붓다도 시대의 아들이므로 그 시대와 타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성이 출가자가 될 수 있게 했지만, 비구니는 비구에게 복종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타협하지 않았으면 거센 저항때문에 불교교단 자체가 무너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시대에는 붓다의 원래 뜻대로 남녀 출가자의 절대적인 평등을 이뤄야 합니다.
리처드 도킨슨은 <만들어진 신>에서 "구약성서의 신은 모든 소설을 통틀어 가장 불쾌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시기하고 거만한 존재, 좀스럽고 불공평하고 용납을 모르는 지배욕을 지닌 존재, 복수심에 불타고 피에 굶주린 인종청소자, 여성을 혐오하고 동성애를 증오하고 인종을 차별하고 유아를 살해하고 대량 학살을 자행하고 자식을 죽이고 전염병을 퍼뜨리고 과대망상증에 가학피학성 변태성욕에 변덕스럽고 심술궂은 난폭자로 나온다. 유아 때부터 그의 행동 방식을 주입받은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런 행위들이 빚어내는 공포에 둔감해졌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현대 기독교인들은 이런 구약의 하느님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지금의 온유한 기독교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