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페이푸(時佩璞)
역사상 가장 기묘한 스파이로 불렸던 경극 배우 스페이푸(時佩璞)가 프랑스 파리에서
7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2일 보도했다.
스와 그의 연인 베르나르 부리스코(Bouriscot·남)의 이야기는 1993년 'M. 버터플라이(Butterfly)'라는 제목으로
영화화하기도 했다.
1964년 당시 스무 살이던 프랑스 청년 부리스코는 베이징 주재 프랑스 대사관에 경리 직원으로 취직했다.
이어 그 해 크리스마스 파티 때 가냘픈 몸매에 여성적 느낌을 주는 중국인 남자 스를 알게 된다.
부리스코는 이후 스와 자주 만나며 스가 들려주는 로맨틱하고 이국적인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스는 자신이 여자라는 충격적인 거짓 고백을 한다.
남자아이가 태어나길 바랐던 부모 때문에 남장을 하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은밀히 스를 좋아하고 있었던 부리스코는 곧 사랑에 빠진다.
둘의 관계를 알게 된 중국 당국은 스를 간첩으로 포섭한다.
부리스코는 스를 통해서 500여건의 기밀문서를 중국측에 넘겨주게 된다.
스는 1982년 파리로 가서 부리스코와 함께 살다가 이듬해 프랑스 당국에 간첩혐의로 체포됐다.
스는 조사 과정에서 '진짜 남자'임이 밝혀졌다.
이 소식을 들은 부리스코는 감옥에서 면도날을 목에 그어 자살을 기도했다.
부리스코는 스와의 성적 접촉이 항상 어둠 속에서 재빨리 일어났으며, 그 범위도 제한적이었다고
조사관에게 실토했다.
스에 대한 사랑 때문에 스가 여성이라는 환상에 빠졌다는 것이다.
부리스코와 스는 1986년 6년형을 선고받았으나, 당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던
프랑수아 미테랑(Mitterrand) 대통령에 의해 다음해 사면됐다.
이후 둘은 파리에 거주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