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산책로 산야초 철따라 피어…가족의 ’안전’과 ‘편안함’은 덤
“아빠! 사랑해”
4살 먹은 딸아이가 그물침대(해먹)에 누운 아빠에게 안기면서 볼 뽀뽀를 날린다.
텐트를 치고 식사를 준비하는 아빠의 모습에 딸은 그런 아빠가 연해 ‘멋 있다’는
표정이 가득하다.
서울시 금천구에 사는 김수남(43세)씨는 지난 22일 가족과 함께 ‘병목안캠핑장’을
처음 찾았다. 수리산 휴양림 속에 자리잡은 ‘병목안캠핑장’은 여느 캠핑장과 달리
5월의 아카시아 향기가 가득했다.
김씨는 “도심 속에 자리잡은 캠핑장이 많지만 숲이 있는 캠핑장은 많지 않다”며 “일단 멀지 않으니 거리상 부담이 없고 하루를 편안히 보낼 수 있어 너무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요즘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는 ‘수리산 병목안캠핑장이 좋다’는 입 소문이 자자하다. 이용 요금은 다른 지자체 보다 저렴한데 비해 시설은 깨끗하다는 것. 물론 안양시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하는 만큼 ‘안전’과 ‘편안함’은 덤이다.
특히 ‘병목안캠핑장’은 휴양림이자 아늑한 숲 길이 나 있는 곳이다. 그 모습이 한
양을 숨가쁘게 빠져 나온 기차가 안양역 앞으로 달려왔다가 넓게 펼쳐진 수리산
자락에 푹 안기는 듯한 곳이 바로 ‘병목안’이라는 것.
예인을 기르는 안양예술고등학교를 지나면 어느 덧 호리병처럼 생긴 산 입구를 돌아 수리산 등산로 초입을 만나게 되면 도심의 소음도 잦아든다.
이런 이유로 ‘병목안캠핑장’은 개장과 함께 캠퍼들 사이에는 수도권의 ‘골든 캠핑장’으로
불리운다.
안양시시설관리공단측에 따르면, 현재 월 평균 이용률은 5월 들어 60%를 넘나들
고 있으며, 주 이용객의 70~80%는 안양시민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가 좋은 만큼 주말 예약은 하늘에 별 따기나 다름없다. 그러다 보니 캠퍼들
사이에는 소위 목이 좋은 ‘골든 사이트’예약하기 경쟁도 치열하다.
안양시시설관리공단 윤지범 공원사업부 주임은 “예약이 1분만에 끝난다”며 “어느
고객은 PC방에서 대기한다는 말도 들었다”며 캠핑장 인기에 혀를 내둘렀다.
현재 병목안캠핑장의 주요 시설은 50개의 데크(가로3m*세로 4m)가 준비가 돼
있다. 주요 시설은 3개의 캠핑장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샤워장, 취사실, 화장실 등
이 구비돼 있다. 5~6인용 텐트 설치는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사전에 확인할 필요
가 있다.
사용예약은 매월 5일~7일 사이 사흘 동안 인터넷 예약을 통해 이뤄지며, 개장기
간은 3월부터 11월 말까지 9개월이다.
주말 이용객들의 인기가 좋은 만큼 명암도 있다. 캠핑장에 저녁이 들면 숯 불에 고기를 구울 땐 연기가 가득 찰 법도 하지만 간혹 술에 취해 “내가 누군지 아느냐, 산불 나면 내가 책임질 테니 시장 나오라고 해”라고 큰 소리 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윤지범 공원사업부 주임은 “요즘엔 캠핑을 즐기는 분들끼리 지켜야 하는 에티켓을 공유하지만 젊은 사람의 경우 무서울 때도 있다”고 귀뜸했다.
하지만 병목안캠핑장의 일상은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해 주기에 충분하다. 싱그러운 초록빛깔 머금은 수리산 숲속이면 여건이 허락되지 않아도, 많은 시간을 내지 않아도 그 자체로 좋다. 또한 인근 병목안시민공원에는 철 따라 피는 야생화 단지도 있다.
흔히 캠핑장에 맡을 수 있는 음식 쓰레기 냄새, 휴지 한 장도 볼 수 없다. 숲길 하나 사이로 고요함도 간직하고 있다.
한 캠핑객은 “캠핑을 하다 보면 가족이란 깊은 유대감이 더 많이 생기다”며 “반면 일상의 분위기를 깨는 사람에 대해서는 시의 적극적인 조치가 뒤 따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첫댓글 아 너무 잘쓰셨어요. 멋있습니다 기자님>_< ㅎㅎ
와우~~ 기사 좋습니다. 저도 캠핑 가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