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전효과는 결정구조를 가진 재질 내에서 기계적-전기적 상태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나타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즉, 해당 재질에 기계적 변화(압축 혹은 인장)를 주면 전기적인 신호가 발생하고, 거꾸로 전기적인 신호를 가하면 기계적인 변화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 때, 전자를 1차 압전효과라 부르며, 후자를 2차 압전효과 혹은 역압전효과라 부른다. 각각은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기 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변환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수정, 전기석 등과 같이 압전효과를 나타내는 소자를 압전소자라 하는데, 압전소자는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압전소자가 가장 먼저 사용된 것은 1917년 1차 대전 중 프랑스의 과학자들에 의해 개발된 초음파 잠수함 탐지기이다. 먼저 초음파 신호를 탐지기에서 발생시키고, 이 신호가 잠수함 등 수중물체에 부딪쳤을 때, 되돌아오는 신호를 탐지하기 위하여 얇은 석영결정을 압전소자로 사용하였다. 이후, 이러한 압전소자의 응용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압전효과의 원리. <출처: (CC)Mael Guennou - Titzeff at Wikipedia.org>
가장 잘 알려진 응용분야는 전기 라이터이다. 라이터를 켜기 위해, ‘딸깍’하고 엄지로 스프링버튼을 누르면, 라이터 내부의 작은 망치가 압전소자를 때리게 된다. 이때 압전소자에서 발생한 높은 전압의 전기가, 미리 만들어 둔 전기회로 내 작은 간극에 스파크(spark)를 발생시킨다. 이 스파크를 이용해 가스를 점화시키는 것이 전기 라이터의 원리이다.
압전효과는 전기 라이터를 점화하는 원리다. <출처: sxc.hu>
라이터의 작동 원리. 외부로 노출된 스프링버튼을 누르면 압전소자에 압력이 가해지며 높은 전압의 전기가 발생한다.
또 다른 응용의 예로 신호를 받아들이는 센서가 있다. 압전소자는 음파 형태의 압력신호를 감지하여 전기신호를 발생시킬 정도로 정밀하고 민감한 반응을 나타낸다. 이를 이용하여 음성신호를 전기적 신호로 변환시켜주는 센서 즉, 마이크의 제작이 가능하다.
또한, 앞서 언급한 군사용 음파탐지 센서에의 적용도 가능하며, 더 나아가 의료용 혹은 산업용 비파괴검사(Non-destructive testing) 센서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한편, 최근에는 압전폴리머(압전성고분자, piezoelectric polymer) 생성이 가능해져서 국내에서는 서두에서 언급한 투명한 압전필름 제조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1차, 2차 압전효과를 이용해 각각 마이크와 스피커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제품도 개발되어 실용화되고 있다.
압전 효과를 발견한 사람들
1차 압전효과는 1880년 피에르 퀴리(Pierre Curie, 1859~1906), 자크 퀴리(Jacques Curie, 1856~1941) 형제에 의해서 알려지게 된다. 퀴리형제는 어떤 물질에 온도변화가 생기면 전기가 발생하는 것에 착안하여 몇가지 물질에서 전기적인 신호를 실험적으로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것으로 압전효과가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역압전효과를 예측하지는 못했다.
이는 1881년 가브리엘 리프만(Gabriel Lippmann, 1845~1921)에 의해 수학적으로 추론되게 된다. 그리고 이어서 다시 퀴리 형제에 의해 압전결정의 전기신호에 의한 변화값이 산출적으로 계산 가능해진다. 약 30년 후인 1910년에 이르면, 압전결정이 20여 종의 재료결정학적 분류에 따라 나눠지게 되며, 이들 분류에 기초한 압전상수(piezoelectric constant)도 도출되었다.
압전효과를 시연한 피에르 퀴리.
압전효과의 원리는?
티탄산바륨(BaTiO3) 결정격자. 각 이온들의 전기적인 비대칭성이 전기쌍극자 효과를 일으킨다.
그렇다면, 압전효과는 어떻게 발생하는 것일까? 결정 구조를 가진 소재 중에는 분자구조상 혹은 결정 격자구조상 전기쌍극자를 가진 물질이 있다. 자연계의 대부분의 물질은 전체적으로 양의 전하량과 음의 전하량이 같기 때문에 전기적으로 중성을 나타낸다. 그러나 결정구조의 단위로 볼 때는 양의 전하와 음의 전하의 위치가 약간 어긋나 있어, 원자나 분자 단위에서 그 주변에 전기장을 형성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전기쌍극자(electric dipole)이라고 한다.
전기쌍극자를 가진 재료에 물리적인 외부응력(external stress)을 주었을 때에는 결정을 구성하는 분자 간 혹은 이온 간 상태변화가 발생한다. 재료가 힘을 받으면 결정 구조가 찌그러지면서 전기쌍극자의 크기(전기쌍극자 모멘트)의 변화를 일으켜 주변의 전기장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원리를 통해 압전소자에 연결된 전기회로에는 양 또는 음의 전기가 발생한다(1차 압전효과). 또한 이와 반대로 압전소자 회로에 전기를 가하면 외부의 전기적 인력 혹은 척력에 의해 전기쌍극자가 변화하게 되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압전소자의 물리적인 변형(deformation)을 불러오게 되면서 역압전효과를 일으키게 된다(2차 압전효과).
국립과천과학관에서는 압전효과의 원리를 체험할 수 있다. 압전필름 마이크를 이용해 소리를 녹음한 후, 반대편의 압전필름 스피커의 버튼을 누르면 녹음된 소리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미래의 응용분야가 더 기대되는 압전효과
압전소자는 마이크로 고정밀 모터, 잉크젯 프린터의 분사기, 디젤 자동차의 연료 분사기, 액스레이 셔터 등 소형의 정밀기계와 관련된 산업전반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측정이 어려운 미세한 변형을 측정과 기록이 쉬운 전기신호로 바꿔주고, 이와는 반대로 눈에 보이지 않는 전기력을 원하는 만큼의 정밀한 물리력으로 변환시켜주는 압전소자는 앞으로도 그 응용분야가 계속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