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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인신부像이 '현대판 비너스'로 英 트라팔가 광장에 전시 작품 '찬반' 논란 오병상 중앙일보 런던특파원(19일자 18면) 영국 런던의 심장부로 불리는 트라팔가 광장에 기이한 조각상이 등장한다. 내년 봄 광장에 세워질 5m 높이의 흰 대리석 조각은 여러 면에서 충격적이다. 우선 모델의 사지는 쪼그라들어 거의 형체조차 없다. 기형아로 태어나 버려졌던 주인공이 다시 미혼모가 돼 '기형아 출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기로 결심하고 임신 9개월인 상태에서 모델이 됐다. 트라팔가 광장은 나폴레옹의 해군을 물리쳐 영국을 구한 넬슨 제독을 기념하는 역사적 광장이다. 광장 한 가운데 52m 높이의 원주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넬슨 제독의 동상이 모셔졌다. 이에 걸맞게 주변에도 대부분 장군들의 동상이 근엄하게 서 있다. 그런데 최근 광장의 서북쪽 귀퉁이에 있는 4각형 대좌(臺座)위에 세울 작품을 공모한 심사위원회가 '임신한 앨리슨 래퍼'라는 문제의 작품을 당선작으로 낸 것이다. 작품의 모델 앨리슨 래퍼(39)는 구조화가 겸 사진작가다. 래퍼는 임산모가 수면제.신경안정제를 복용했을 경우에 태어나는 해표지증(海豹肢症) 환자다. 산후 6주 만에 버려졌다. 복지시설에서 자란 래퍼는 스스로의 신체적 결함을 작품의 소재로 삼는 적극적인 방식으로 콤플렉스를 이겨냈다. 래퍼는 자신의 신체를 양팔이 없는 세계적인 조각 '미로의 비너스'에 비유하곤 했다. 자신의 나신을 소재로 빛의 명암을 강조하는 사진 작품으로 유명해졌다. 그리고 만삭의 미혼모로서 마크 퀸이란 조각가의 모델로 나섰다. 퀸의 작품이 공모에 당선된 것이다. 래퍼는 당선 소식을 듣고 "21세기의 비너스"라고 자찬했다. 당선작은 1년6개월 동안 설치된 다음 다른 작품으로 대체된다. 물론 심사위원회의 결정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미술평론가인 데이비드 리는 "소름 끼친다"고 촌평했다. 브리티시미술저널 편집장인 리본 사이먼은 "영구전시가 아니라 천만다행"이라고 비꼬았다. 찬사도 있다. 화이트큐브 화랑 소유자인 제이 조플링은 "현대 미술의 전통과 맥락 속에 있는 대표적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장애우 인권단체에선 "보통사람과 다른 신체에도 아름다움이 있음을 확인시켜준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
첫댓글 자찬 했다니 참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