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봄이었어요/ 나태주 / 더여린 그림/ 문학세계사(2020)
나태주 시인의 첫 동시집이 출간되었어요.
오랫동안 시를 쓴 시인의 동시는 어떤 맛일까요.
요즘 출간된 동시와는 조금 맛이 다르기도 했지만,
한 권의 동시집을 읽으니 마음이 맑아지고
착해지는 시집이었어요.
'둥글다/ 붉다/ 안아주고 싶다/ 우리 엄마.'
이 시의 제목은 무엇일까요? 상상해 보세요. ^^
길가에 떨어진 장갑 한 짝, 찬 봄비를 맞고 있는 개나리,
속상한 나를 위해 더 노랗게 빛나는 개나리,
보이지 않는 그분의 미소,
엄마가 있는 곳은 어디나 나에게 천국이라고 말하는
그 순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요.
나무들도 사람들처럼 이야기를 한다는 숲의 풍경을
그린 <나무> 시는 아주 멋집니다.
무엇보다도 <시인의 말>을 읽으며 무척 공감되었어요.
"시를 두고 말할 때 사람들은 어른이 읽는 시-성인시,
어린이가 읽는 시-동시, 시조의 형식을 갖춘 시-시조,
이렇게 여러 갈래로 나누어 말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나는 그 모든 시들을 함께 묶어서
그냥 시라고 부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마음이 넓어지고 너그러워집니다."
"동시는 어떤 글일까, 또 생각해 봅니다.
물론 동시는 어른이 어린이 독자나 어른 독자를 상대로
해서 쓴 시라고 했습니다.
주로 어린이들 독자가 읽어야 하겠지요.
그렇지만 나는 어른들도 동시를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럴까요?
어른들도 한때는 어린이였기 때문이고 어린이의 마음을
계속해서 가져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지요."
"동시를 누가 읽어야 할까요?
어린이들이 먼저 읽고 어른들도 따라서 읽어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이 아름다워지고 평화로워지고
행복해집니다. 그렇습니다.
시를 읽는 일은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 평화롭게 하고
나 스스로 행복해지게 하는 일입니다."
"나는 비록 동시를 전문으로 쓰는 시인이 아니지만
이번에 이렇게 동시집을 냅니다.
이 동시집을 통해서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린이의 마음을 잃지 않은 마음이 맑고 착한 어른들과도
만나고 싶습니다. 마음으로 만나는 만남입니다.
동시의 오솔길, 다정한 숲길에서
손을 잡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 <시인의 말> 가운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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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되는 말들이었어요.
저는 그 누구보다도 어린이 친구들이
동시를 자주 접할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그러려면 어른들이 먼저 동시를 많이들 읽어주셔야 해요. ㅎ
그림자가 더욱 또렷해지는 6월의 첫날입니다.
동시집을 읽으며 맑은 마음 한 자락 끝에
떼어낼 수 없는 또렷한 자기 그림자와 함께
안녕히 지내시길 바랍니다. ^^
(아, 상상해 보시라 했던 시 제목은 '사과'였어요.)
(시집에 실린 그림이 참 좋아요. 따라 그리고 싶은.)
또 만나요!!
첫댓글 헉... 사과였다니...
미나리님의 글씨는 참 정성이 느껴져요. 시가 더 좋게 느껴져요. ㅎㅎ
<엄마가 봄이었어요> 이 시집은 옆에 두고, 순해지고 싶을때마다 찾아 읽을래요.
(노트북에게 말 걸고 있는데.... ㅠㅠ 대답이 없어서... 답답해졌다가.. 미나리님 올려주신 시 보고 마음이 좋아져서 편안해지는 기분이에요. 글 좀 안 써지면 뭐, 내일 쓰죠, 뭐. ㅎㅎㅎ)
열작하고 계셨군요~ 역시 시는 마음에 여유를 주는 선물인 듯요~^^
재밌는 동화 많이 많이 써 주세요, 정이립 작가님~♡
아주 착하기로 작정한 시(들) 같은~ㅎ
읽어내려가면서
상상해 보라 했던 시 제목
안 갈쳐주면 궁금해 환장할 뻔 했는데
휴~다행~^^
시집 처음에 실린 <사과> 시
그림이 참 다정하고 동글동글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제목 말하기를 깜빡 잊을 뻔... ㅎㅎ)
@미나리 이해하려 노력치 않아도
읽는 즉시 알아듣겠는,
그렇게 쉬우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나태주 샘의 좋은 시가
다정한 그림을 만났으니
얼마나 더 이쁠지
상상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책 제목이 참 와닿습니다
미나리 샘 글씨 정겹고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읽어 보시면 더 좋으실 것 같아요
저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