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대간이 소백산을 지나 희양산(999m)과 대야산(930.7m)에서 속리산으로 넘어가기가 아쉬운 듯 아름다운 계곡과 봉우리를 많이 남겨 놓았다. 백두대간 주능선상에는 약간 빗겨 있으나 힘있게 보이는 둔덕산(969.9m)은 바로 옆의 대야산과 마주보이는 희양산 명성에 가려 등산객의 발길도 뜸하고 등산로 희미하여 호젖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둔덕산은 경북 문경시 가은읍과 농암면의 경계를 이루며 솟았으나 정상부분은 가은읍 완장리에 속해있는 산이다. 등산시간도 대야산과 같이 가은읍 완장리에 속해있는 산이다. 등산시간도 대야산과 같이 가은읍 완장리 용추계곡에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시원한 용추계곡을 볼 수 있어서 좋다. 특히 둔덕산은 국운이 위태롭던 한말에 일본침략자에게 항거 경상도·충청도·강원도에 걸쳐 13년간 오로지 의병대장으로서 활동하고 순국한 전국도창의대장(全國都倡義大將) 운강(雲崗) 이강년(李康秊) 선생 탄생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운강 선생은 1858년 12월 30일 둔덕산이 바로 보이는 가은읍 완장리에서 태어났는데 태어나기 3일전부터 둔덕산이 웅-웅 소리를 내며 울었다고 한다. 당시 사람들은 둔덕산이 우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며 신기해 하였으나 운강선생이 태어나자 울음이 그쳤다고 전한다.
▶ 둔덕산 산행은 대야산장 앞에서 남쪽으로 하늘금을 이루는 산이 둔덕산 정상이다. 대야산장 아래 계류 옆 문경시특산품판매장에서 남쪽 계류를 건너 둔덕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4분 가량 올라가면 오른쪽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가 나타난다.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직진하는 임도로 발길을 옮겨 17~18분 거리에 이르면 간벌한 나무토막들이 쌓여있는 40 여 평 넓이 공터에 닿는다. 공터에서 임도는 끝나고, 왼쪽 숲터널 속으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하늘이 보이지 않는 숲터널 아래 등산로는 산죽군락 사이로 뚜렷하게 이어진다. 산길을 따라 오르노라면 이곳이 옛날 도자기 가마터였음을 말해주는 오래된 도자기 파편 조각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등산화에 도자기 파편이 밟히는 산길을 따라 15분 거리에 이르면 너덜이나 다름없는 돌길로 들어선다. 돌길부터 경사가 가팔라지고 산길도 좁아진다. 돌길에서 오른쪽 아래는 돌멩이들이 울퉁불퉁하게 널린 건천이다. 급경사 돌길을 따라 약 20분 거리에 이르면 다래나무 숲터널 아래로 들어간다. 10분 가량 올라가면 산길 왼쪽으로 두 아름 크기에 약 3m 높이로 밑둥만 남아 있는 고목이 나타난다. 고목에서부터 산길은 더 가팔라지고, 이제까지와는 달리 키 작은 나무들이 숲을 이룬다. 산길은 숲 아래로 지그재그로 이어진다. 나무 밑둥을 잡아 당기기도 하면서 25분 가량 올라가면 주능선 삼거리를 밟는다. 이곳에서 다리쉼을 가진 다음, 동쪽 능선길을 따라 15분 거리에 이르면 둔덕산 정상이다. 삼각점(속리 805) 옆에 정상비석이 있는 정상에서 사방으로 펼쳐지는 조망은 장쾌하다. 우선 북서쪽으로는 용추골(큰골) 건너로 수석처럼 아름다운 대야산이 마주보인다. 대야산 오른쪽으로는 백두대간 상의 곰넘이봉이 멀리 군자산과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북으로 바라보는 조망도 일품이다. 장성봉에서 악희봉으로 이어지다가 시계바늘 방향으로 길게 이어지는 백두대간 상의 구왕산 ,희양산, 백화산 정상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이 방향에서 백화산 줄기 너머로 조령산과 주흘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주흘산 오른쪽 멀리로 운달산이, 더 멀리로 묘적봉과 소백산도 아른거린다. 남으로는 농암면 연엽산과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산릉들이 펼쳐지고, 시루봉에서 오른쪽으로는 백두대간 상의 청화산과 속리산이 일렁이는 파도처럼 시야에 들어온다.
하산은 10분 소요되는 삼거리로 다시 내려온 다음, 삼거리에서 백두대간 방면 서쪽 능선길을 탄다. 사거리에서 서쪽으로 15분 걸리는 957m봉은 수천 평에 달하는 억새군락으로 뒤덮여 있고, 조망도 정상보다 한층 더 시원하게 터진다 . 10 여 평 넓이의 헬기장도 있다. 이 헬기장에서 계속 남서쪽 능선길로 15분 거리에 이르면 '둔덕산 정상 0.5km' 라고 쓰인 안내판이 있는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다시 서쪽 방향으로 난 뚜렷한 능선길을 따라 10분 거리에 이르면 본격적인 암릉코스가 시작되는 손녀마귀통시바위가 나타난다. '마귀할미통시바위 30분, 둔덕산 1시간' 이라 쓰인 안내판이 있는 손녀마귀통시바위를 지나 아기자기한 바윗길을 오르내리며 12분 거리에 이르면 몸통 하나 겨우 빠져 나갈 수 있는 굴바위가 반긴다. 굴바위에서 왼쪽으로 우회하는 산길이 있지만, 재미로 굴바위를 어렵사리 빠져나와 전망바위를 오르면 정면으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깎아지른 100여m 높이의 마귀할미통시바위 기암지대가 시야에 들어온다. 왼쪽으로 조항산과 속리산 연봉이 시야에 들어오는 암릉길을 타고 45분 거리에 이르면 마귀할미통시바위 꼭대기를 밟는다.
하산은 서쪽 백두대간 방면 암릉길을 타고 내린다. 암릉길로 15분 거리에 이르면 안부 삼거리에 닿는다. 안부 삼거리에는 '밀재 1시간20분, 월영대 4km' 라고 쓰인 안내판이 있다. 월영대 방면인 북쪽 계곡으로 40분 가량 내려서면 대야산 등산로가 있는 용추골 월영대 너럭바위에 닿는다. 월영대에서 용추골 계곡길을 따라 30분 거리인 용추를 지나 10분 가량 계곡을 빠져나오면 대야산장 앞이다.
대야산장을 출발하여 남쪽 계곡으로 이어지는 임도 - 공터 - 급사면길 - 주능선 삼거리를 경유하여 정상에 오른 다음, 정상에서 다시 삼거리로 나와 957m봉 - 손녀마귀통시바위 - 마귀할미통시바위 - 용추골 - 월영대 - 용추를 경유하여 대야산장 앞에 이르는 산행거리는 약 12km로, 6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첫댓글 좋은하루님 수고 많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