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교통네트워크 논평]
서울시 기후동행카드, 과장하지 않아도 좋은 정책이다
- 곳곳에서 성과 과장하려는 무리수 … “신뢰성 반감”
- 한계를 보완하려는 의지 보여야지 자화자찬에 머물러서야
서울시가 기후동행카드의 성과에 대한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전체 100만 장 이상이 발급되고 일 평균 50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과, 4%에 달하는 사람이 자가용 이용자에서 대중교통 이용자로 전환했고 이를 통해서 월 180만톤의 탄소배출을 저감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또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한 시민들은 평균적으로 3만원 정도의 혜택을 보았다고 전했다. 이 내용만 보면 그동안 서울시가 해온 기후위기 대응 정책 중에서 단기간에 가장 분명한 성과를 보인 정책으로 꼽아도 무방하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보면 서울시가 기후동행카드의 성과를 과장했고 나아가 사실상 왜곡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서울시가 오히려 기후동행카드 정책 효과의 신뢰성을 해치고 있다고 해야 할 정도다.
1. 정책효과 산정의 근거가 설문조사다. 하지만 설문조사 공표의 기본적인 조건인 설문조사의 방법과 신뢰도에 대한 정보가 없다. 그러니까, 서울시가 말하는 설문조사의 타당성은 어디서 확인되는가? 특히 해당 설문조사의 결과를 바탕으로 전체 이용자에 대한 추정 분석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설문조사 표본의 신뢰성은 매우 중요하지만 해당 정보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
2. 온실가스 감축효과로 내세우는 것은 자가용 이용자에게 자가용 사용 대신 월 20회 이상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한다고 응답한 비율로 4%다. 그런데 왜 20회일까? 서울시가 말한 대로 기후동행카드 이용자의 하루 평균 이용횟수는 3회가 넘고 그 전이라 하더라도 2회가 넘는다. 그러면 상식적으로 자가용 이용자가 대중교통 이용자로 전환되었다고 보려면 최소 40회는 되어야 하고 기후동행카드의 혜택까지 고려하면 45회 이상이 되어야 한다.
2-1. 이 때문에 20회 이상 이용자는 자가용을 놓고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한 사람이 아니라, 자가용만 이용하다가 이제는 자가용과 대중교통을 함께 이용하는 사람으로 보는 것이 그나마 합리적이다. 그런데 서울시는 이를 ‘완전 수요전환’으로 간주해서 탄소 감축량을 계산했다.
2-2. 여기에 앞서 지적한 설문조사의 표본 신뢰성을 고려하면, 127명이라는 숫자를 2만 명이라는 숫자로 일반화해서 보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질문이 나온다. 즉, 탄소 감축량을 과장하기 위해 무리하게 숫자를 부풀렸다고 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서울시 기후동행카드는 중앙정부에서 시행 예정인 K-패스에 비해 보장수준이나 혜택 대상이라는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그 자체로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시행한 제도라는 장점은 분명 있다. 구태여 무리하게 성과를 과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다음과 같은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3.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의 하루 사용량이 50만 건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하루 930만 건의 대중교통 이용 건수에 비교하면 18%에 불과하다. 즉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80% 가까이가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애당초 기후동행카드의 사용자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한정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4. 서울시는 월 3만원 정도의 혜택을 강조하지만, 그 결과가 설문조사의 결과라면 신뢰하기 어렵다. 오히려 소수의 다 이용자에게 그 혜택이 집중되고 더 다수의 이용자들은 혜택의 폭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울시의 재정지원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면 설문조사가 아니라 실제 2월과 3월분의 지급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더 나았다.
5. 2023년 서울시가 교통요금을 인상한 것과 기후동행카드를 도입해서 운영하는 것 사이에는 정책 효과가 대립하는 것인 만큼 이에 대한 교차 평가가 필요하다. 서울시가 말한, 일 3회 이용을 기준으로 하면 300원 대중교통 요금인상은 월 18,000원의 비용 인상이 발생한 것이다. 930만 건의 하루 이용 건에 300원 부담을 시키고, 그중에서 50만 명에게 500원 혜택을 집중한 것이 서울시가 강조한 약자와의 동행에 부합하는 이전 효과가 있었는지 따져볼 일이다.
결론적으로 공공교통네트워크는 기후동행카드의 정책 방향에 동의하지만, 여전히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특히 서울시가 4월 15일에 밝힌 보도자료는 자료의 신뢰성과 도출된 결과의 타당성이라는 측면에서 기후동행카드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고사하고 오히려 정책신뢰를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고 판단한다.
왜 이런 무리수를 두는지, 상식적인 생각으로는 이해할 길이 없다. [끝]
2024년 4월 15일
공공교통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