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2023년 동판교 성당 복음화 목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로운 한 해를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면서 여러분들이 소망하시는 모든 일들에 하느님께서 언제나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2021년은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인해 모두가 지치고 힘든 일상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가운데에서도 우리 공동체는 주님 안에 하나되어 공동체의 염원이었던 성전봉헌식을 지난 10월에 교구장 주교님을 모시고 거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한번 성전 봉헌식을 위해 그동안 기도와 희생으로 함께 해 주신 신자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세월이 유수와도 같다”라는 말이 있듯이 제가 이곳 동판교 성당에 부임한 지가 만 3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곳에서의 임기가 약 1년 5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코로나 19 감염병 사태라는 생각지도 못한 일을 겪으면서 보다 더 많은 신자분들의 애환에 동고동락하지 못한 것이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아쉬움을 뒤로하고 남은 임기 동안 공동체의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며, 남은 임기동안 여러분들과 함께 주력해야 될 구체적인 복음화 목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해 봅니다.
“미사 중심의 본당 공동체의 해.”
1. “하느님만이 나를 구원해 주실 수 있는 유일한 분이시다”라는 간절함이 우리 신앙생활의 원동력인가?
일전에 유명한 원로가수의 콘서트가 감염병 확산이라는 모두의 우려 속에서도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 때문에 모든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콘서트에 참여한 어떤 분의 인터뷰가 흥미로웠습니다. “저는 이 콘서트에 반드시 참석하기 위해 백신예방 접종을 미리 했고, 오늘도 마스크를 두 장이나 겹쳐 쓰고 왔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이런 생각을 가져보았습니다. “우리 신앙인들도 감염병 확산의 두려움 속에서도 주님이 계신 성당에 반드시 나오기 위해 백신 예방 접종도 미리 하고, 마스크도 두 장이나 겹쳐 쓰는 열정 어린 신앙 자세를 보여주고 있는가?” 다시 말해서 “하느님만이 나를 구원해 주실 수 있는 유일한 분이시다”라는 간절함으로 감염병 확산이라는 두려움 속에서도 우리 모두가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작금의 사태 속에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고 계십니까?
2. 주일미사의 의무를 방송 미사 시청을 통해 대신하는 것이 합당한가?
교회는 감염병 대유행의 긴박한 상황 속에서 한시적으로 대송을 바치고 방송 미사를 시청하는 것으로 주일미사 의무를 대신하도록 허용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감염병 상황에 따라 집합금지와 제한적 미사 참례가 반복되면서 신자들 안에서 주일미사 참례 의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심어졌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많은 신자분들이 성당에서의 미사 참례가 허용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이제는 성당에 나오지 않고 집에서 대송을 바치고 방송 미사를 시청하면 주일미사 의무를 다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철회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대송을 바치고 방송 미사를 시청하는 것은 말 그대로 한시적 허용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지면을 빌어서 말씀드립니다. 코로나 종식 이전까지 백신 예방 접종이 불가능한 노약자나 중증환자를 제외한 모든 신자분들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명하신 “주일을 거룩히 지내라”라는 계명을 철저하게 준수해야 된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내 마음을 다하고, 내 목숨을 다하고, 내 정신을 다한”(마태 22,37) 우리의 정성과 사랑을 성전에서 거행되는 주일미사를 통해 하느님께 봉헌 드립시다.
3. 미사의 의미와 중요성
미사는 인류 구원을 위한 그리스도의 희생을 기념하는 제사입니다. 그리고 미사는 인류 구원을 위한 그리스도의 희생을 믿는 이들의 기억 속에 현존하게 하고, 그리스도의 죽음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에서는 “미사를 거행할 때,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드린 희생 제사가 언제나 현재적인 것으로 존속한다”고 가르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 십자가의 희생 제사가 제단에서 거행될 때마다 우리의 구원활동이 이루어진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울러 미사는 성체성사의 거행입니다. 그리고 성체성사 거행의 핵심과 정점은 사제의 축성기도입니다. 즉 사제는 미사 때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성령 청원기도를 통하여 빵과 포도주를 예수님의 몸과 피로 변화시킵니다. 그리고 신자들은 이렇게 축성된 예수님의 몸과 피를 받아먹고 마심으로써 그리스도와 하나가 될 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서 살아갈 영적 힘을 얻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우리 신앙생활의 원천이요 정점인 미사 참례를 소중하게 생각함으로써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과 이를 통한 우리 구원의 보증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4. 순교로써 믿음을 지켜낸 신앙의 선조들을 기억합시다.
우리 신앙의 선조들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감염병 사태보다도 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신앙생활을 해 나가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분들에게 있어 사제를 통해 이루어지는 미사성제의 참례와 성체배령, 그리고 사제를 통해 이루어지는 고해성사의 은총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교회사 기록에 따르면 사제가 모처에 방문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신자들은 그 어떤 위험에도 불구하고 사제를 만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사제가 또 다른 신자들을 만나기 위해 이동을 할 때가 되면 기약 없는 이별에 떠나가는 사제를 붙잡고 울음바다가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묻고 싶습니다. 우리는 지금 현재 우리 신앙의 선조들처럼 사제를 통해 이루어지는 미사성제의 참례와 성체배령, 그리고 고해성사의 은총에 참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며 그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까?
신앙은 죄많은 우리의 구원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어놓으신 하느님의 사랑을 바라보며 이제는 우리가 하느님을 위해 기꺼이 우리의 목숨을 봉헌하는 행위입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목숨을 바쳐 하느님을 증거한 우리 신앙 선조들의 그 믿음처럼 그 어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발걸음이 중단 없이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5.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의 발걸음을 바라보며 용기를 냅시다.
지금 현재 우리 공동체는 약 1000명의 신자분들이 주일미사에 참례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원래 감염병 사태 이전에는 평균적으로 1800명에서 2200명의 신자분들이 주일미사에 참례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약 800명에서 1200명의 신자분들은 지금 어디에 계신 걸까요?
그렇다면 이분들에게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현재 감염병 사태 속에서도 주일미사에 빠지지 않고 참례하는 약 1000명의 신자분들을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분명 이분들도 여러분들처럼 “혹시라도 내가 감염병에 걸리면 어떻게 하나?”라는 막연한 두려움 속에 살아가시는 분들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을 향한 사랑과 믿음을 가지고 용기를 내어 성전으로 발걸음을 향하고 계십니다. 여러분들도 이분들을 바라보며 용기를 내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과 사랑에 참여하는 복된 분들이 되시길 기도해 봅니다.
그리고 아울러 미사에 참례하고 있는 신자분들에게도 말씀드립니다. 우리가 현재 향하고 있는 그 발걸음과 믿음을 주저하고 있고 망설이고 있는 많은 신자분들에게 용기를 내라고 소리 내어 외쳤으면 합니다. 그래서 그전처럼 많은 분들이 한 형제자매되어 하느님을 찬미하고 찬양하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룰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느님을 바라보며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감염병 종식의 그 날을 고대하며 하느님 안에서 위기를 넘어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여러분들이 되시길 기원해 봅니다.
2022년 1월 9일 주님 세례 축일에 김대영(베드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