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자크 디미
주연 : 카트린느 드뇌브,
니노 카스텔누오보
노래와 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뮤지컬 영화이다. 특히 대사까지도 모두 노래로 된 새로운 시도의 영화이다. <쉘부르의 우산>이라는 불후의 샹송영화를 만든 자크 드미 감독은 59세에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아내 역시 여류 감독 아녜스 바르다이다. 자크 드미는 1963년 이 영화로 루이 델뤽상(프랑스의 신화적 영화 인물로 감독, 비평가였던 델뤽을 기려 매년 한편씩을 골라 시상하는 권위적인 상)을 수상했다. 또한 이 영화는 칸느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했으며, 국제 가톨릭 영화 사무국장상, 프랑스 고등 기술 위원회상을 수상했다. 또한 이 영화의 주제가는 I'll wait for you로 번역되어 더욱 유명해졌다.
프랑스 노르망디 항구도시 쉘부르에는 '쉘부르 우산 가게'가
있다. 가게집 딸 쥰느비에브는 홀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그녀는 같은
마을에 사는 자동차 정비공 기와 사랑하는 사이다. 청년 기는 병역소집
영장이 나와 이별의 날이 온다. 알제리 전장으로 떠나기 전날 밤 쥰느비에브는
이별의 정표로 사랑하는 기에게 몸을 맡긴다. 2년 후 제대하면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쥰느비에브 어머니가 경영하는 가게는 장사가
되지 않아서 세금마저도 낼 수 없게 되자 일생동안 소중하게 간직해
오던 진주 목걸이를 처분하려고 딸과 함께 보석상으로 간다. 때마침
보석상에 와 있던 다른 보석상인 롤랑 카사르를 만나고 그는 쥰느비에브를
보고 아름다움에 반한다.
기가 떠난 지 2개월이 지났지만 그동안
편지는 한 번 뿐, 쥰느비에브는 매일 안타까워하며 편지를 기다린다.
한편 기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그녀의 어머니는 기에게서 소식이 끊어지자
다행으로 생각한다. 홀로 괴로워하던 쥰느비에브는 어머니에게 임신한
사실을 고백한다.
축제날, 셀부르 우산가게로 카사르가 찾아오고
같이 식사를 하면서 쥰느비에브가 자리를 비우자 카사르는 딸과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하지만 부인은 눈물을 흘리며 딸이 임신한 사실을 말한다.
셀부르에 눈이 내린다. 기로부터 그리운 편지를 받았다. 임신한
것에 대한 기쁨의 날, 이때 날아온 카사르가 보낸 또 하나의 편지.
여행중에 쓴 그 편지는 정식으로 청혼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쥰느비에브의
마음을 차지하는 것을 온통 기뿐이다.
카니발의 날, 셀부르의 마을
사람들이 온통 축제 분위기에 들떠 있지만 쥰느비에브의 마음은 슬픔으로
가득 차 있다. 어머니가 바라는 카사르와의 결혼, 당장 달려오겠다는
기는 한 달이 다 되도록 소식이 없다. 쥰느비에브는 모든 것을 이해하며
아이까지 책임지겠다는 카사르야말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닌가
하는 마음의 동요가 인다. 시간의 흐름, 그에 따라 마음의 상처도 아물어간다.
쥔비에브의 기가 차지하고 있던 공간이 카사르에 의해 점령되어가고
있다. 여자는 기를 잊기로 하고 카사르와 결혼한다.
수염이
덥수룩한 청년 기는 부상으로 1년 5개월만에 제대하여 셀부르로 돌아온다.
그는 먼저 셀부르의 우산 가게를 찾지만 문은 닫혀있고 쥰느비에브의
행방은 알 길이 없다. 입대하기 전에 다니던 정비공장에 복직하지만
신체 장애와 과로로 사고를 내면서 실직하였다. 기는 고아였다. 그를
길러준 부인은 오래 전부터 병석에 누워 그녀의 딸 마들렌과 함께 살고
있다. 쥰느비에브 때문에 허탈감에 빠져 방황하던 기는 부인이 죽고
마들렌이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하자 혼자 남게 된 기는 마들렌에게
떠나지 말라고 애원한다. 그녀 도한 절망에 빠져 기를 두고 차마 떠날
수 없다. 기와 마들렌은 결혼을 하고 부인이 남겨준 재산으로 주유소를
인수한다.
크리스마스 이브, 셀부르에는 눈이 내렸다. 기의
아내 마들렌은 아들 프랑수아에게 선물을 사주러 시내로 나가고 기 혼자
있었다. 눈에 뒤덮인 벤츠 한 대가 주유소 앞에 멈춘다. 차에서 내린
여인은 쥰느비에브, 그들은 서로를 보며 회한이 엇갈린다. 서로는 결혼이라는
굴레에 묶인 뒤였다. 두 사람 사이에는 침묵이 흐르고 그들 가슴엔 그리움이
물결친다. 남자가 편지 못한 이유를 말해주자, 쥰느쥔비에브는 차안의
어린 소녀를 보여준다. "이 애는 프랑수아즈, 프랑수아즈는 당신을
닮았어요... " 그 이상은 말이 없다. 서로 목이 메였다. 기가 자기
앞에서 사라져 가는 벤츠를 물끄러미 쳐다볼 때 아내와 아들 프랑수아가
선물을 들고 뛰어온다. 기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주 행복하게
프랑수아와 눈 속에서 뒹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