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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투모로우’라는 할리우드 영화를 본 적 있는가? 영화는 지구 온난화로 남북극 빙하가 녹아내려 해류에 영향을 주고, 결국 전 지구에 빙하기가 도래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는 단지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로 온난화는 이미 현실 속에 나타나고 있다. 인류 전체가 수십 년 내에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큰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는 요즘이다.
6월 첫째주 주말, 폭우로 인해 아이오와(IOWA) 주 시더강이 범람했다. 강물이 넘치면서 시더 래피즈(Cedar Rapids) 시는 삽시간에 물바다로 변했으며 찰스 시는 4개 교량 가운데 3개 교량이 휩쓸려 나갔다.
아이오와주는 연일 쏟아진 폭우로 인해 주 내 9개 강의 수위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가 위험한 상태에 있으며, 집과 차, 도로와 건물들이 완전히 물에 잠기고 철로가 붕괴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14일 현재까지 아이오와주에서 홍수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망자의 수는 총 15명이다.
2명이 숨진 인디애나 주에서는 주민 1,500명이 홍수를 피해 대피했고 물에 잠긴 요양원에서 150명이 구조됐으며, 30개 카운티가 재해지역으로 선포된 위스콘신주에서는 델톤 댐이 터지면서 인근 주택들이 급류에 휩쓸려나가는 피해를 입었다. 일리노이주에서도 다수의 토네이도가 상륙하면서 주택 파손과 이재민이 속출했다.
이번 홍수로 위스콘신 주의 30개 카운티와 인디애나·아이오와 주 등지의 29개 카운티가 재해지역으로 각각 선포됐다.
한편 미국내 옥수수와 대두 생산량의 3분의 1 가량을 담당하고 있는 미 중서부 지역이 토네이도와 홍수 등으로 큰 피해를 입으면서 향후 옥수수와 대두 생산량 및 가격에도 상당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미지역의 기상이변은 폭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아이오와에 토네이도와 폭우가 쏟아지던 날, 서부 캘리포니아주 샌타크루즈 산맥에선 산불이 발생해 파라다이스 지역 인근 임야 3,200만㎡가 불에 탔다. 이상고온현상으로 인해 일어난 산불이었다.
동부지역을 괴롭히는 건 폭염이다. 강력한 폭우가 중서부지역을 강타했던 지난 8일, 뉴욕은 화씨 110도를 기록,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때이른 찜통더위에 시달린 것은 뉴욕 뿐 아니라 워싱턴 DC와 필라델피아 등 미 동부 일대 대부분이었다.
반면 시애틀은 6월들어 예년 평균 기온인 20도를 훨씬 밑도는 평균기온 섭씨 14도를 기록, 서늘한 가을 날씨를 보이고 있으며, 스노퀼미 패스 등 해발고도 2,500피트 이상의 워싱턴 주 산악지대에는 9일과 10일 폭설이 내려 제설차량이 운행됐다. 스노퀄미패스 등 고지대에는 5~10인치의 눈이 쏟아졌으며 강풍에 따른 높은 파고로 일부 구간의 페리 운항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 기상이변, 6월 지구를 강타하다
미국이 호우를 동반한 토네이도, 폭염, 폭설로 정신을 못차릴 즈음, 지구촌 반대편에서는 지진과 폭우가 터져 2008년 6월, ‘삼각형 재난’이 지구촌을 강타했다. 예고없는 강진이 일본 동북부 지방을 뒤흔들었고, 엄청난 폭우가 중국 남서부 지방을 덮어버린 것.
△ 규모 7.2의 강진, 일본 동북부 강타 = 14일 오전 8시 43분, ‘꽈광’하는 굉음과 함께 건물들이 위 아래로 움직이더니 다시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다. 리히터 7.2규모의 강진이었다. 유리창이 깨지고 도로가 깨지며, 책상의 서랍이 빠져나올 정도의 강한 흔들림은 1분 30초간 상하좌우로 계속됐다. 도쿄 중심가의 건물이 흔들릴 정도의 강력한 지진이었다.
이번 지진의 충격으로 센다이 공항 근처를 지나던 20여명이 탄 버스가 전복돼 4명이 중상을 입고 이와테현 오쿠슈시 유치원에서도 어린이 5명이 깨진 유리창에 부상당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건설현장의 인부 2명을 포함한 4명은 무너지는 흙더미에 깔렸으며 1명은 댐 건설현장에서 낙석에 맞았고 다른 한명은 흔들리는 건물에서 뛰쳐 나오다가 지나가는 트럭에 치여 숨졌다.
일본기상청에 따르면 첫 강진이후 같은 날 오후까지 130회 이상의 여진이 이어졌다. 진앙은 지하 10㎞였으며, 규모 5.0 이상의 여진이었다.
15일 오후 3시 현재 지진으로 최소 9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실종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NHK가 자체 집계한 부상자수는 223명이었다.
△ 중국, 지진에 이어 이번엔 물난리 = 지진재앙에 이어 중국에 물재앙이 계속되고 있다. 하루 평균 400mm 이상의 강우량은 ‘비가 내렸다’고 표현하기보다 ‘물이 쏟아졌다’는 말이 더 어울릴 지경이다. 올해 초의 폭설, 지난 5월의 대지진에 이어 중국에 몰아친 세 번째 자연재앙이다.
15일 신화통신은 “6일 이후 쏟아진 폭우로 55명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됐으며 127만명이 긴급대피했다”고 전했다. 농작물 피해, 무너진 가옥 등 직접적인 경제손실만도 106억 위안에 달한다.
더욱이 중국 중앙기상대는 네 번째 큰 비가 내리게 될 것이라고 예보, 아직도 물재앙이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해, 중국인들을 더욱 절망케 하고 있다.
◆ 지구촌 기상이변 피해 급증
지구촌이 기상이변이라는 홍역을 앓고 있다. 2005년 8월 29일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 해안을 강타했다. 뉴올리언스 지역은 제방이 붕괴돼 도시의 80%가 침수되고, 8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재산피해액은 약 1천250억 달러로 부시 행정부가 연방회의에 요구한 복구비용만 1,100억 달러 수준이었다.
비슷한 즈음, 유럽 각국은 폭염으로 인명과 재산피해가 속출했다. 2005년 7∼8월 중 프랑스 등 유럽 각국에서는 노인, 어린이 등 50여 명이 사망했으며, 당시 유럽은 여름 평균 기온이 36∼39℃로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물과 전력부족 현상으로 농작물 등 산업피해도 증가, 스페인에서는 40℃까지 치솟는 더위로 농지가 갈라지고 농작물과 가축에 심각한 피해를 경험했다.
포르투갈은 1940년 이래 최악의 가뭄으로 국토의 97%가 물 부족에 직면하고 폭염과 가뭄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했고, 2006년 이탈리아에서는 눈 부족으로 스키대회가 무산되고 1970년 공식 퇴치된 것으로 보고된 열대 질병인 말라리아가 발병됐다.
인도는 한파로 160여 명이 동사하고, 브라질과 페루에서는 홍수와 산사태로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2006년 7월은 ‘기록갱신’의 달이었다. 영국과 독일은 100년, 네덜란드는 300년, 스위스는 140년, 프랑스와 벨기에는 50년만에 가장 뜨거운 달로 기록됐다. 알프스 3대 북벽인 아이거, 그랑 조라스, 마터호른 등을 비롯해 해발 3000m 높이의 스위스 산간 지역에서는 얼음이 녹아내렸다. 아이거봉의 경우, 200만㎥의 빙하 바위가 붕괴되기 시작, 환경전문가들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상황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06년 여름 뉴욕과 워싱턴, 보스턴 등 북동부 지역과 캘리포니아 등의 중서부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캘리포니아에서는 폭염 때문에 사망한 주민이 200명을 넘겼고, 젖소 16,500마리가 더위로 인해 폐사해 우유 생산량이 20%나 감소했다.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면서 전력비상 사태가 선포되기도 했다.
달라스도 가뭄으로 비상상태에 돌입했다. 뙤약볕이 기승을 부리는 낮시간대에는 잔디에 물을 주는 스프링클러 작동을 금지시켰고 절수와 관련한 아이디어들이 주류 언론을 도배했다.
브라질에서도 가뭄과 폭염 피해가 심각했다. 세계적인 관광지인 이과수 폭포는 가뭄으로 70년만에 최저수량을 기록했고 파라나주는 45개시에 대해 가뭄 비상령을 내렸다.
기상이변은 2008년에 들어서도 멈추지 않고 있다. 2008년 3월, 미국 중부와 스리랑카, 케냐 등은 대규모 홍수사태를 겪었고, 미국 남동부와 멕시코, 유럽은 강한 폭풍을 경험했다. 또한 호주 남부에는 수주일간 계속되는 고온현상이 찾아와 심한 가뭄까지 겪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4월 18일 “지난 3월 세계 평균지표기온이 20세기의 3월 평균 지표기온에 비해 약 1.8도 높았다. 이는 조사를 시작한지 129년만에 최고였다”고 발표했다.
2008년 5월, 미얀마에는 17년만에 사상 최악의 피해를 입힌 사이클론으로 10명 이상이 사망하는 재앙이 벌어졌다. 기독교 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은 “사이클론에 의한 미얀마의 피해상황은 2004년말 인도양 쓰나미 때보다 심각할 정도”라고 전했다.
2008년 5월 3일, 칠레에서는 수천년간 분화기록이 없었던 휴화산이 터져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6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는 폭우와 폭염과 지진과 가뭄과 산불로 지구촌 곳곳에서 아우성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는 “2003년 8월 초 섭씨 40도를 웃돌며 유럽 대륙을 용광로로 만든 기상이변은 과거 같으면 1000년에 한 번 발생할 정도였다. 하지만 3년도 지나지 않아 유럽 대륙에서는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기상학자들은 대부분 폭염과 폭우 등의 기상이변 원인을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물론 지구 온난화가 원인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지만, 기상학자들은 이런 날씨의 변화 때문에 자연재해가 불가피하고 이에 따라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한다.
지구 온난화 위험을 경고하는 학자들은 매년 50여개가 발생하는 열대폭풍이 2025년에는 100여개로 증가하고, 현재 지구의 45%를 차지하는 말라리아 감염 모기의 서식 지역이 60%로 늘 것으로 예측한다. 250년에 한번 일어날 수 있는 살인적인 폭염 또한 2040년이 되면 2년에 한 번꼴로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기상이변이 더 이상 ‘이변’이 아니라 ‘일상사’가 되고 있는 것이다.
◆ 기상이변, 세계지도를 바꾼다
기상이변이 ‘일상사’가 되면서 기후변화는 전 세계의 최대 관심사일 수 밖에 없다. 폭우와 홍수와 지진과 폭염 등 최근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핫이슈 ‘기후변화’는 지구의 지표면 온도상승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지구가 뜨겁게 달궈지면서 생기는 생태계 변화는 아주 심각한 수준이어서, 불과 42년 후인 2050년이면 지구상 동식물의 20~30%가 기후변화로 멸종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학자들은 경고한다. 이밖에도 지구 지표면의 온도상승은 빙하 해빙, 강수량 변화, 사막화, 홍수, 가뭄, 폭염, 폭설, 한파, 냉해, 태풍, 황사, 질병발생 등 인류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수많은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기상이변은 또한 생태계 및 주거환경 등에도 악영향을 초래한다. 세계의 지붕인 티베트만 봐도 그렇다.
중국의 티베트 자치구는 평균고도가 4000미터에 육박하는 고원지대로 지표면의 8%에 해당하는 96,000킬로미터가 만년설로 덮여있다. 이는 극지방을 제외할 때 지구상에서 가장 큰 빙하지대로 세계 담수량의 6분의 1을 갖고 있는 수자원의 보고지역이다.
그런데 이 지역의 평균기온이 지난 20년간 섭씨 2도 가량 높아지면서 빙하가 녹아내리고, 더위로 인해 수분이 고갈되며, 토양의 침식이 이뤄져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 기상국은 티베트의 사막면적이 매년 4%씩 늘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이변에 기인한 사막화는 사람이 사는 마을을 없애버리기도 한다. 중국 베이징에서 80킬로미터 떨어진 롱바우샤는 강풍을 타고 날아온 모래가 몇 년 사이에 키 높이까지 쌓이면서 마을 자체가 소멸되어 버렸다. 주민들은 사막화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다. 티베트나 롱바우샤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대륙은 기상이변으로 급속한 사막화를 겪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중국은 매년 2,500킬로미터의 국토가 사막으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국토가 변하는 현상은 중국 뿐만이 아니다. 아프리카 사헬지역은 계속되는 가뭄으로 토양이 황무지로 변했고, 몽골의 고비사막의 동쪽은 강수량이 줄어 지구촌의 대표적인 사막화 지대로 손꼽히고 있다.
방글라데시 보홀라섬은 빙하가 녹으면서 일어나는 해수면 상승으로 면적의 절반이 없어져 버려 주민 50만명이 삶의 터전을 상실하기도 했다.
지난 100년동안 지구의 온도는 0.74도 상승했고 북극 빙하는 25%가 감소했다. 이 정도의 변화로 지난 50년간 지구촌에서는 1억 5,000만명의 환경난민이 발생했다.
학자들은 지금의 상태가 계속되면 향후 100년동안 지구의 온도는 6.4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북극 빙하 소멸의 경우 몇 년 전만해도 2040년경 빙하가 모두 녹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작년 12월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의 한 기후학자는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2012면 여름까지 북극해 빙하가 모두 녹을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지구촌의 수은주가 올라가면서 북극 빙하의 소멸시기도 30년 가까이 앞당겨져 버린 것이다.
빙하가 모두 녹을 경우 해수면은 약 6.7미터 상승하게 된다. 이는 11억∼32억명에게 물부족 고통을 주고 생물 상당수는 멸종 위기에 닥칠 정도의 위험이다. 월드 와이드 워치와 유엔 조사에 따르면 2015년까지 지속돼 빙하가 녹을 경우 해수면 상승으로 전 세계 21개 도시가 물에 잠겨 약 6억 4,300만명이 치명적 피해를 입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지구촌의 해수면은 매해 1.5밀리미터씩 상승하고 있다. 1800년대 후반 이후 거의 20센티미터 가량 올라간 것이다. 해수면의 상승은 지구가 그만큼 더워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북극의 온도는 400년만에 최고다.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서 바닷물이 팽창하는 한편 빙산이 녹아 해수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허리케인, 토네이도, 폭우, 홍수 등이 자주 일어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허리케인이 더욱 자주, 더욱 강력하게 형성돼 대형 허리케인의 재앙을 몰고 온다는 것이다.
◆ 기상이변이 가져올 ‘지구의 미래’
그렇다면 날씨는 세계는 얼마만큼 바꾸어 놓게 될 것인가. 이를 예측할 수 있는 문서는 바로 미국 국 국방부가 작성한 비밀 보고서.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문서는 2004년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의 일요판에 보도됐다.
보고서는 기후 변화로 20년 내 각종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각국이 식량과 물,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핵무장에 나서게 되면서 전 세계가 전쟁과 대가뭄, 기근, 폭동 등으로 무정부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보고서는 또 해수면 상승으로 네덜란드의 헤이그 등 유럽의 주요 해안 도시들이 물에 잠기게 될 것이고 빙하가 녹으면서 해류순환에 변화가 일어나 2020년이 되면 영국과 북유럽은 시베리아성 기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또 대규모 가뭄이 세계 주요 곡창지대를 강타하는 등 폭풍우와 가뭄, 폭염 등이 농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혀 날씨가 경제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중국의 엄청난 인구와 식량수요는 세계적 식량 위기를 부추기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존 휴턴 전 영국 기상청장은 미국 국방부의 보고서 내용이 실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의 작성을 총괄한 인물은 미국의 최고 전략가로 알려진 앤드류 마셜 국방부 총괄평가국장이라는 점이 보고서의 신뢰도를 높여주고 있다.
실제로 이 비밀보고서가 작성된 지 4년여의 시간이 지난 현재 지구촌의 기상이변과 이에 따른 자연재해가 어느 정도 들어맞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지구촌, 대책 마련 부심
때문에 각국이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미래의 재해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일본의 경우, 내년부터 수퍼컴퓨터인 ‘지구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태풍, 홍수, 가뭄 등 기상이변을 예측하고 재해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도 이미 세계에서 연산 속도가 가장 빠른 최신형 수퍼 컴퓨터를 제작, 장기 기상예보 및 자연재해 방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도 미국, 일본과 마찬가지로 자체 수퍼컴퓨터 제작에 들어갔으며, 사막화를 방지하기 위해 인공 강우 등의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기상이변에 따른 자연재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구촌의 공동 대응노력도 중요하다. 이와 관련 전 세계 주요 정치인과 학계, 업계 지도자들로 구성된 태스크 포스팀이 작성한 ‘기후변동에 대한 대응’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 보고서는 스티븐 바이어스 전 영국 교통장관과 올림피아 스노 미국 상원의원(공화, 메인주)이 공동책임을 맡고, 영국 공공정책연구소, 미국 진보연구소, 오스트레일리아 연구소 등이 참여했다. 보고서는 지구의 평균기온이 2℃ 상승하면 인간생활과 지구촌은 엄청난 위험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면서 경작 불가 지역의 확대, 가뭄과 물 부족, 해수면 상승과 산림 황폐화 등 기후변화에 따라 앞으로 10년 내 인류는 돌이킬 수 없는 재난을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8개국(G8)은 2025년까지 전체 전력생산의 25%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2010년까지 저탄소에너지 기술 연구비를 두 배로 증액하고, 중국과 인도 등과 기후변화 대책그룹을 결성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최근 들어 기후변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핵에너지를 대안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의 생물학자 제임스 러브록 박사는 “우리는 현재 언제 실현될지 알 수 없는 미래의 에너지를 가지고 기약 없는 실험을 계속할 시간이 없다”면서 “인류 문명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안전하고도 당장 활용 가능한 핵에너지에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의 공동창립자인 패트릭 무어를 비롯해 그동안 핵에너지를 기피해 왔던 환경운동가들 중 일부도 핵에너지 이용 찬성론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는 그만큼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가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것을 말한다.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각국이 원전 건설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기후변화는 이처럼 식량과 에너지 및 식수 부족 등을 초래할 수 있는 국가안보의 새로운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
◆ "거울 앞에 선 내가 부끄럽지 않기를"
2004년 9월, 세계 제일의 사진잡지인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편집자 칼럼’은 결전을 앞둔 장군의 모습을 연상케했고, 단어 하나 하나가 참으로 의미심장했다. 그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독자 여러분께.
10년간 편집장을 맡아 온 나는 어떤 기사를 실으면 독자들로부터 항의 편지가 쇄도할지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통념에 이의를 제기하는 기사를 실을 때마다 일부 독자들은 화가 나서 우리에게 그 사실을 알려 주기 위해 편지를 씁니다.
그런데 우리는 다시 한번 그런 기사를 싣게 되었습니다. 이번 호에는 74쪽을 할애해서 지구의 기후 변화에 대한 기사를 3부로 나눠 실었습니다. 지구의 기후가 변하고 있고 인간이 이런 문제의 원인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 독자들로부터 편지가 날아들게 틀림없습니다. 심지어 정기구독을 해지하는 독자들도 나올겁니다.
구독을 해지하게 할 만큼 독자들을 성나게 만드는 기사를 왜 실으려는 걸까요? 이 세편의 기사는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중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 온난화 추세는 남극 대륙에서 미국 알래스카 주와 방글라데시에 이르기까지 인간 거주지역의 환경을 변화시키고, 생태계와 경제에 참혹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설령 지구가 온난화되고 있고, 인간의 행위에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더라도 2쪽을 펴보시기 바랍니다.
본지 기사는 공상과학소설도 아니고 할리우드 영화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자유의 여신상이 물에 잠기는 모습 따위는 보여드리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여러분을 세계 곳곳으로 안내하여 과학자들이 확인한 엄연한 사실을 보여 드릴겁니다. 몇몇 독자가 구독을 취소하는 사태는 견딜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날 지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께 전달하지 못한다면 거울 앞에 선 나 자신에게 떳떳하기가 더 힘들겁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미디어 회사가 그 영리에 폐가 되는 것을 알면서도 아니,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독자들에게 알리려고 했던 절체절명의 ‘사명’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인간 거주지의 파괴, 그리고 그 주범이 바로 인간이라는 사실이었다.
“오늘날 지리학에서 중요한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께 전달하지 못한다면 거울 앞에 선 나 자신에게 떳떳하기가 더 힘들겁니다”라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편집장의 고백이 나의 고백이 되고, 우리의 고백이 되어 소리없는 함성이 된다면 파괴되어가는 지구를 조금이라도 살릴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지구를 살리는 일, 나부터 실천해야 할 것이다.
최윤주 기자
뉴스코리아 2010.6.20
첫댓글 우리들의 생활 만족을 누린 댓가 입니다
지금이라도 지구를 살리는 일에 동참 해야지요. 감사 합니다..
지구를 살려야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