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일미보다 더 맛있는 것은 고향의 맛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를 아시나요. 조선 초기인 1447년 안견(安堅)이 그린 산수화죠. 안평대군(安平大君)이 어느 날 잠을 자다 도원(桃源)을 꿈꾸었다죠. 도원은 복숭아꽃 피는 아름다운 곳 전통적으로는 속세를 떠난 이상향의 대명사로 사용돼온 말입니다. 안평대군은 꿈에서 본 도원을 잊지 못했습니다. 자신이 후원하던 안견에게 꿈 내용을 설명하고 그리게 했습니다.
조선시대는 물론이고 한국을 대표하는 이 걸작은 수양이 안평을 제거한 계유정난(1453년) 이후 행방이 묘연하다가, 1893년 일본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당시 혼란스러웠던 우리 사정으로 한국에 돌아오지 못했고, 일본 덴리대 소장품이 됐지요. 좀처럼 공개되지 않는 이 작품이 국립중앙박물관 '박물관 100주년 기념 특별전'을 위해 9월 29일부터 10월 7일까지 단 9일 서울 나들이를 합니다. 참 반가우면서도 씁쓸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안평대군이 도원을 잊지 못한 것처럼, 꿈에도 잊을 수 없는 음식 하나쯤 있지 않으세요. 어릴 때 고향에서 먹었던, 하지만 서울에서는 먹을 수 없는 추억의 음식. 서울에서도 사먹을 수는 있지만, 고향에서 먹던 그 맛은 절대 나지 않는 음식을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겠지요.
추석을 하루 앞둔 오늘, 주변 여러분들에게 자신만의 추억의 음식을 꼽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음식들을 모아서 '몽유식탐도(夢遊食貪圖)'라고 이름 붙여보았습니다. 몽유도원도를 장난할 마음은 조금도 없습니다. 추억 속 음식에 대한 그리움이 안평대군이 본 꿈속 도원에 버금간다는 소박한 마음뿐입니다. 주말매거진 D1~3면에 소개하는 음식 중에 여러분의 '꿈의 음식'이 포함돼 있을지 궁금하네요. 그럼 이제 '몽유식탐도'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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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도 잊지 못하는 추억의 음식, 고향의 맛을 도(道)별로 모아봤다. 전라도는 그 명성과 다양성에 비해 의외로 음식 숫자가 적다. 반대로 경상도는 의외로 많다. 전라도 음식이 전국을 '평정'하면서 어디서나 웬만큼 엇비슷하게라도 맛볼 수 있지만, 경상도 음식은 도(道) 경계를 벗어나면 쉬 먹을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건 아닐까.
강원도
"이불 뒤집어쓰고 먹는 막국수 맛, 못 잊드래요"
>> 막국수_ "메밀이란 놈이 수확하기가 쉬워요. 땅이 돌이 많이 있고 척박해도 괜찮아요. 쑥쑥 베어 가지고 말려서 가루를 해서 먹어요. 도토리에 섞어 먹기도, 나물에 무쳐서 먹기도 하고 그랬던 음식이에요. 겨울이 다가오잖습니까. 방에다가 장작불을 쩔쩔 끓게 때고 이불을 뒤집어쓰고서 막국수를 먹지요. 메밀은 누를 적에 국수 틀에 장정들이 매달려야 해.
동치미도 되고 김치 썩썩 넣어 먹기도 하고. 잘 먹을 적에는 꿩고기 국물을 내서 먹었어요. 음식이 거칠어서 그런 게 아니고 막 먹는다고 막국수라고 그런 거예요. 원래 껍질은 벗겨 버린다고요. 요즘 껍질 벗기지 않고 일부러 반죽에 섞어 국수를 뽑잖아요. 시커멓게 만들면 진짜인 줄 알고. 메밀이 많이 든 줄 알고. 막국수는 원래 하얗게 먹었어요." / 김부래 산악인
>> 어디가 맛있나_ "고성이 막국수로 유명해진 건 평안·황해도 등 이북 사람들 덕분"이라고 김부래씨는 말했다. 전쟁이 끝나면 빨리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38선 가까운 고성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휴전으로 고향 갈 길이 막혀버리자 고성에 주저앉아 막국수집을 차렸다는 것. 박포수가든(033-682-4856) 동루골막국수(033-632-4328) 화진포막국수(033-682-4487) 등이 유명하다.
>>감자옹심이·감자붕생이_ "밀가루나 보릿대를 감자와 섞어 먹었다. 감자를 너무 먹어서 물렸던 기억이 난다." / 안중국 월간 산 편집장
감자옹심이는 감자를 갈아서 만든 수제비다. 감자붕생이는 감자가루를 뜨거운 물로 익반죽해서 감자에 얹고 푹 찐다. 익은 감자를 으깨서 떡처럼 익은 감자가루 덩어리에 고루 묻힌다. 감자와 감자떡을 범벅한 맛. 마음이 편안하고 푸근해진다. 강원도 사람들의 마음씨 같다.
>> 어디가 맛있나_ 정선에 옥산장(033-562-0739) 등 감자로 만든 음식을 두루 맛볼 수 있는 식당이 여럿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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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벌쿰벌쿰한 우럭젓굿, 이 냄새지유"
>>두부두루치기_ "전통적인 음식이라고 할 순 없지만 서민적이고 토속적인 음식이죠. 두부와 돼지고기를 넣고 매콤하고 바특하게 볶아 먹어요. 칼국수 면을 삶아서 넣고 비벼 먹으면 싸고 푸짐해요." / 이은숙 쿠켄 편집장
>> 어디가 맛있나_ 충청도에서 두루치기는 대전 음식으로 인식된다. 두부도 있고 오징어 두루치기도 있다. 별난집(042-252-7761) 광천식당(042-226-4751) 진로집(042-226-0914) 등이 이름났다.
>>우럭젓국_ "우럭은 태안 등 충청 해안지역에서 제사상에 꼭 포로 올려야 할 정도로 중요하게 여긴 생선이에요.
포를 떠 소금에 절였던 우럭을 쌀뜨물에 끓이다 마늘, 무, 쑥갓 따위를 넣고 끓이다 까나리액젓으로 간 하죠. 맵지 않고 찝찔하면서 개운해요. 대신 비린내는 좀 납니다. 이 지역 사람들은 '벌쿰벌쿰한 젓국 특유의 냄새'라며 반가워하죠." / 이윤화 쿠켄네트 대표
>> 어디가 맛있나_ 태안반도에 있는 곰섬나루(041-675-5527), 두메식당(041-672-4487) 등이 우럭젓국을 잘한다.
>>올갱이국_ "올갱이(다슬기의 충청도 사투리)는 물 깊고 물살 센 바위틈에 무리지어 지내다 밤이면 바위 위로 기어올라와요. 옛날에는 다슬기를 잡으려고 밝힌 횃불이 줄줄이 늘어서 장관이었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시더라고요. 뚝배기에 끓이면 서늘하게 푸르스름한 국물이 싱그럽게 우러나요. 술 마시고 꼬인 속을 부드럽고 촉촉하게 어르고 달래는 특급 해장국이죠." / 신계숙 배화여대 교수
>> 어디가 맛있나_ 충북 괴산 서울식당(043-832-2135) 토속정(043-832-0979), 옥천 금강올갱이(043-731-4880) 별미올갱이(043-731-4423) 등이 있다.
제주도
"몸국, 아무 맛 없어도 생각나마씨"
>>몸국(해조류의 일종인 모자반을 넣고 끓인 국)_ "어릴 땐 싫었어요. 무슨 맛인가 싶었어요. 아무 맛 없는, 무미(無味)한 음식 같았어요. 양념은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재료 자체의 맛만이 들어 있는 음식이 기묘했어요. 갈치국도 그랬어요. 그래서 저는 다른 지역 사람들이 몸국을 왜 이상하다고 하는지 이해해요. 오히려 어른이 되면서 깊은맛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먹고 싶어서 서울에서도 몸국 하는 집을 일부러 찾아가 먹기도 하게 됐죠. 할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몸국과는 물론 다르죠. 요즘은 해산물을 넣기도 하고 해서 맛을 내죠. 할머니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몸만으로 끓이셨던 것 같아요." / 서경애 홍보대행사 벅스 이사
>>어디가 맛있나_ 맛없다고 무시당하던 제주음식, 이제는 건강에 좋다고 뭍사람들이 더 찾아 먹는다. 몸국은 유리네(064-748-0890), 부자집식당(064-723-6233) 등 제주향토음식점에서 대개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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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제주도 갈치국. (아래)제주도 몸국. / 조선일보 DB
경상도
"꾸수한 돼지국밥, 갱상도 명물이라예"
>>돼지국밥_ "열살 때까지 부산에 살았어요. 그때 온 가족이 연탄가스를 마신 적이 있어요. 병원에 갔다가 돼지국밥집에 갔어요. 한밤에 먹을 데가 거기 밖에 없었나 봐요. 아픈데도 그렇게 맛있더라고요. 서울에도 그 맛 나는 데가 없어요. 순댓국의 이상한 맛만 나지, 돼지국밥 특유의 '꾸수한' 맛이 없어요." / 김선희 한식당 개화옥 대표
>>어디가 맛있나_ 경남 어디서나 돼지국밥을 먹지만, 밀양을 특히 알아주는 편이다. 밀양돼지국밥(055-354-9599) 동부식육식당(055-352-0023) 제일식육식당(055-353-2252) 등 10여 집이 번성 중이다.
>>배추전_ "아버지 고향인 안동에서는 배춧잎을 통째로 밀가루 갠 물에 적셔서 솥뚜껑에 부쳐요. 그런데 서울 집에서 하면 희한하게 그 맛이 안 나요. 그래서 추석, 설 등 명절에 안동에 가면 집안 어른에게 꼭 부쳐 달라고 졸라서 먹고 와요." / 김덕경 외식컨설팅업체 장루하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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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맛있나_ 경상북도에선 워낙 흔하고 '하찮은' 음식이라 웬만한 식당이나 주점에서 밑반찬이나 안주로 그냥 준다. 경북 예천에 있는, 현존하는 유일한 조선시대 주점 '삼강주막'에서 막걸리 안주로 팔기는 한다.
>>추어탕_ "경상도식 추어탕은 미꾸라지뿐 아니라 각종 민물고기를 넣고 끓이죠. 된장을 간이 될 정도로만 풀어 걸쭉하지 않고 맑아요. 진하고 농후한 맛은 전라도식만 못할지 모르지만, 시원하고 개운한 맛에선 윗급입니다." / 석창인 수원 SNU치과 원장
>>어디가 맛있나_ 경상도식 추어탕 하면 역시 청도를 첫손 꼽는다. '청도식 추어탕'이라 부를 정도다. 청도에 역전추어탕(054-371-2367) 의성식당(054-371-2349) 청도추어탕(054-371-5510) 등 추어탕집 10여 곳이 있다.
>>막창순대_ "막창은 돼지 창자의 맨 끝 부분이에요. 잘 손질해 누린내만 잡아주면 막창만큼 맛나는 부위도 드물어요. 도톰하면서도 부드러워 씹는 맛이 남다르죠. 찹쌀, 당면, 숙주, 부추, 깻잎, 선지 따위를 잔뜩 채워넣고 폭 삶아 머리 고기와 함께 내요. 막창으로 만든 순대건 일반 순대건, 소금이 아니라 막장을 찍어 먹어야 제대로 '갱남(경남)'식이죠." / 진주 출신 회사원 유은주
>>어디가 맛있나_ 예천 용궁장에 박달식당(054-652-0522) 흥부네토종한방순대(054-653-6220) 두꺼비식당(054-653-4229) 단골식당(054-653-6126) 등 막창순대 잘 만드는 집이 꽤 된다.
>>복국_ "친구들과 밤새 퍼마신 다음 날 아침이면 마산 남성동 골목으로 갔죠. 해장하러 가는 것이죠. 술꾼들은 거기 다 있어요. 무하고 파, 마늘 조금만 들어간 맑은 복국. 마산식 복국에는 원래 미나리나 콩나물 따위가 들어가지 않았어요. 식탁엔 항상 식초가 놓여 있었죠." /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어디가 맛있나_ 마산 남성동골목엔 마산식 복국을 내는 식당이 20~30곳 늘어섰다. 황교익씨는 "남성복국(055-246-1856)이 잘 끓인다"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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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경상도 배추전과 막걸리. (아래)경상도 막창순대. / 조선일보 DB
전라도
"걸쭉한 매산이국 서울 것은 못써 부러"
>>갓김치_ "저는 갓김치가 매운 게 좋거든요. 갓 자체의 매운맛. 겨울 넘긴 갓이 제일 맛있다고 그래. 대체로 밭두렁 옆에 가면 빨간색이 나면서 크지 않고 땅에 딱 붙어 자라는 게 있는데 그게 매워요. 이 노지에서 난 갓으로 담가야 해요. 그리고 담그고 일주일이 안 된 갓김치라야 매운맛이 강하죠. 저는 제대로 된 갓김치가 먹고 싶어서 여수에서 갓을 사다가 직접 담가 먹어요. 서울 와서는 매운 걸 찾아 먹을 수가 없어요. 전국적으로 먹어야 하는데 (다른 지역 사람들은) 갓의 매운맛을 싫어해서 그런 건지, 갓을 개량해서 그런 건지. 고들빼기도 그렇고. 요즘은 여수에 가도 매운맛이 약해요. 그나마 돌산이 낫죠." / 허영만 만화가
어디가 맛있나_ 여수 돌산에 있는 죽포식당(061-644-3017), 백초횟집(061-644-6052) 갓김치가 맛있다고들 한다.
>>콩나물국밥_ "전주의 물이 콩나물 재배엔 최적이라죠. 너무 통통하지도 길지도 않고 딱 적당한 크기로 제대로 키운 콩나물이 들어가야 전주 콩나물국밥 특유의 시원한 국물이 되죠. 서울에서 콩나물국밥 잘한다는 집들도 콩나물은 전주에서 가져다 쓴답니다. 여기에 전주 옆 부안에서 오는 질 좋은 새우젓과 쇠고기장조림 국물이 살짝 더해져 특유의 시원하고도 개운한 맛을 내지요. 전주 사람들 입맛이 까다로워 그런지, 선호하는 콩나물국밥 스타일이 다 다르죠. 그리고 거기에 맞춰서 단골로 찾는 콩나물국밥집도 다르죠. " / 김소영 홍보대행사 이노PR 대표
>>어디가 맛있나_ 현대옥(063-282-7214) 등 손꼽히는 콩나물국밥집들이 전주 남부시장 안에 여럿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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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생이국_ "우리 고향(광주)에선 '매산이국'이라고 불러요. 수분이 없다고 느껴질 만큼 걸쭉하고 향이 짙죠. 서울에선 매생이국을 하는 데도 별로 없는데다가, 한다고 해서 가보면 매생이가 흐물텅하고 밍밍해서 먹을 수가 없어요." / 임명주 프랑스농식품진흥공사(SOPEXA) 소장
>>어디가 맛있나_ 깨끗하고 잔잔한 장흥 앞바다에서 겨울에 나는 매생이가 맛있다. 냉동기술 덕분에 사시사철 어디서나 먹게 됐지만, 추운 날 장흥에서 먹을 때처럼 순결하고 풋풋한 맛은 없다. 명희네음식점(061-862-3369) 천관마루(061-867-2366) 신라복집(061-862-4646).
>>나주곰탕_ "'과연 소뼈와 고기를 우린 국물인가' 싶을 정도로 국물이 투명해요. 그런데 한 숟갈 맛보면 깜짝 놀랄 만큼 진해요. 이 국물에 밥을 토렴하고 달걀노른자 지단과 파, 고춧가루, 후추만 살짝 뿌려 내죠." / 유지영 레스토랑 부엌과서재사이 대표
>>어디가 맛있나_ 나주 옛 나주목사관 주변에 10여 집 몰려 있다. 나주 사람들은 별로 없고, 외지인들이 손님의 대부분이다. 나주 사람들이 나주곰탕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나주 사람들은 "집에서 먹는 걸 왜 굳이 나가서 사 먹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하얀집(061-333-4292) 노안집(061-333-2053) 남평식당(061-333-4665) 등이 유명하나, 다들 평균 수준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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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전라도 나주곰탕. (아래)전라도 꼬막. 벌교 사람들의 '솔푸드(soul food)'이다. / 조선일보 DB
평안·황해·함경도
"소여물 말고 진짜 비지 내오라우"
>>비지_ "이북식 비지찌개죠. 표준어로 되비지라고 하죠. 우리 이북 출신들은 '이남' 사람들이 먹는 비지찌개는 사람 먹는 음식으로 쳐주지 않아요. 두부 만들고 남은 찌꺼기로 만든 게 소 여물이지, 어찌 사람이 먹어요? 콩을 삶아서 통째로 갈아 넣고서 돼지뼈와 돼지고기, 배추를 듬뿍 넣고 푹 끓이지요. 뽀얗고 고소하고 매끄러워요. 간장 양념에 쓱쓱 비벼서 국 먹듯 밥을 말아 먹습니다." / 황해도 출신 재미교포 김진출
>>어디가 맛있나_ 되비지는 순두부보다 두부에 담긴 모든 맛을 모조리 온전하게 맛볼 수 있는 음식일지도 모르겠다. 아쉽게도 이북식 비지를 파는 식당이 거의 없다. 그나마 서울 남대문 철산집(02-753-4861)이 되비지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평양냉면_ '선생님이 고향 이야기를 꺼내셨다. 선생님의 고향은 북녘 어느 산골이었다. "얼음 서걱서걱 언 동치미 국물을 붓고 위에다 김치 송송 썰어 올리고 돼지고기도 한 점 올려 안방에 들고 들어오면, 엉덩이는 펄펄 끓는 아랫목 때문에 들썩들썩하고 입은 얼음 둥둥 뜬 냉면으로 달달달…. 이걸 다 먹고 나면 차가워진 뱃속을 녹이느라 아랫목에 배를 깔고 가만히 누워 있었지. 그럼 속이 짜아한 게… 그게 바로 제대로 된 냉면이야. 여름에 먹으면 냉면 맛이 난 나. 냉면은 겨울에 먹어야 제 맛인 게야."' '소문난 옛날 맛집' 중 '교감 선생님 북녘 고향 주막의 냉면' 인용
>>어디가 맛있나_ 서울에선 필동면옥(02-2266-2611) 을지면옥(02-2266-7052) 우래옥(02-2265-0151) 봉피양(02-587-7018) 평양면옥(02-2267-7784) 등을 평양냉면 명가로 꼽는다.
>>함흥냉면_ "함흥냉면은 3분의 1은 뱃속에, 3분의 1은 입속에, 3분의 1은 그릇 속에 넣고 먹는 거야. 가위는 물론이고 이로도 자르면 안 돼. 그 맛이 안 나지." 한 고수(高手)가 알려준 함흥냉면 맛있게 먹는 비법이다. 녹말로 만든 질긴 국수에 생선회와 매콤달콤한 양념을 비벼 먹는다. 이북음식은 본래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데, 함흥냉면은 유독 매운 별종이다. 평양냉면과 마찬가지로 6·25 이후 월남한 함경도 사람들에 의해 이남에 퍼졌다. 국수 재료가 감자녹말에서 고구마녹말로 바뀌었고, 가자미회가 홍어회로 바뀌었지만 맛은 별 차이 없다. 최근 홍어 가격이 상승하면서 다시 가자미회로 선회하는 추세이긴 하다.
>>어디가 맛있나_ 오장동함흥냉면(02-2267-9500), 오장동흥남집(02-2272-7117) 등 서울 오장동에 함흥냉면집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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