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쯤 전에 연이어 여러 게임을 하면서 이상하리 만큼 공이 너무 잘 맞아 기분 좋은 김에 조금 무리를 했는데^^
그 날 당장 팔꿈치와 하박쪽 근육이 뻐근하고 아프다 싶더니
결국 테니스엘보로 자리잡았어요.
탁구 40년 치면서 손목은 중펜 덕에 몇 번 아파 봤지만 엘보는 처음이라 당황스럽네요.
초반에는 통증이나 증상이 그닥 심하지 않으니 곧 낫겠지 낫겠지 하면서 그리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조심한답시고 가벼운 모디딕과 젤롯을 구입해 슬슬 즐탁하고 있었는데
2~3주 경과하면서 나아지기는 커녕 조금씩 더 심해져서
이젠 라켓을 제대로 들기도 힘들고
백핸드는 거의 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백핸드 주전이 백핸드를 치지 못하다니...
참 답답하네요.ㅎㅎ
열흘 쯤 한의원에 다니며 침을 맞았는데 거의 효과를 보지 못했고
오늘은 결국 마취통증의학과를 찾아가 주사를 세 방 맞았습니다.
주사 맞기 전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그걸 본 의사선생님의 말씀
팔꿈치가 전부터 꽤 아프셨을 텐데요?
전혀 그런 적 없다 했더니 참 이상하다 하시며 팔꿈치 엑스레이 사진을 제 눈앞에 딱~
팔꿈치 뼈 바깥으로 허연 석회가 불쑥 불쑥 솟았네요.
이 정도 상태에서 몇 년 이상 통증을 못 느낀 것도 신기하고
이렇게 심한데 지난주까지 운동을 한 것도 신기하다는...^^
걱정과 잔소리 들으며 주사 치료 받은 후에 일단 운동 금지명령을 함께 받았습니다.
애고..
경과 봐서 운동 가능 여부를 판단하고 치료를 더 하자고.
기적적으로 오늘의 주사 한 번 만에 싹 나을 수도 있을... 수도 있... 을지...
그나저나 걱정이 앞섭니다.
바깥쪽 인대가 많이 상했으니 팔꿈치를 갑자기 쭉 펴는 움직임은 앞으로 절대 하지 말랍니다.
더 심하면 끊어지겠다네요.
제 스타일이 백핸드 주전이고 더구나 자신있게 내세울 주무기가 팔을 쭉 뻗으며 순간 강력하게 쳐내는 백핸드 펀치인데
그걸 이제부터는 절대 하지 말라니요...ㅜㅠ
요즘 엘보 때문에 백핸드에서 그저 안전하게 넘기고 살짝 살짝 느리게 걸거나 코스 보고 밀어주는 정도의 플레이를 하면서 속 터져 죽을 것만 같았는데ㅋ
이젠 빠르고 시원하고 강력하면서 묵직했던 그 자랑스런 백핸드 펀치를 영영 못 한다는 생각에 급 우울해집니다.
아마도 기본 반발력이 상당히 낮은 발트너 센소카본을 더구나 ABS공에 주력으로 쓰면서 저도 모르게 조금씩 더 세게 때려대고 있었나 봅니다.
포어핸드 쪽은 다리와 허리를 써서 무게를 실어주면 괜찮았는데
백핸드는 하체와 복근을 써야 함을 잘 알면서도 저도 모르는 사이 순간 순간 습관적으로 팔로만 세게 쳤었나 봐요.
그러다가 특히 좀 무리했던 그 날 드디어 고장이 난 거겠죠.
어쩐지 치는 공 마다 너무 신나게 잘 들어가더라니...ㅜㅠ
이 팔꿈치가 다 나아도 걱정입니다.
이미 나이가 들어 퇴행성으로 석회화된 관절이라 자칫하면 재발될 게 뻔하니 절대 무리하지 말라는데
탁구는 당근 계속 쳐야겠고...
결국 탁구치는 스타일을 바꾸어야 하겠지요.
애고...
40년 지속해 온 백핸드 주전을 포기하고 포어핸드 위주로 쳐야 할지(이건 풋웍이 안되니 사실 불가능ㅋㅋ)
백핸드에서 엘보에 무리가 가지 않는 다른 기술과 방법을 찾아야 할지
백핸드에서 때리는 임팩트를 아예 무의식적으로라도 시도도 하지 못하도록 롱핌플이나 안티러버라도 다시 붙여야 할지ㅋ
이면에 러버도 붙이지 않은, 또는 롱핌플OX 정도 붙여 놓은 펜홀더로 회귀해야 할지(이것도 몸이 둔해서 거의 불가능)...
많은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지나갑니다.
스타일과 용품 조합과 전체 무게 까지도 싹 다 바꿔야 하는 상황이네요.
아마도 제일 이상적인 건
아주 가볍지만 잘 나가는 힘있는 셰이크 블레이드에
부드럽고 회전 잘 걸리는 가볍고 편한 평면러버들을 양면 조합해서
타이밍과 구질과 코스 등으로 유연하고 영리하게
한편으로는 까다롭고 지저분하게
올라운드 플레이를 하는 거겠지요.
지금도 타점 빠른 누님탁구를 상대할 때 종종 하고 있는 그 플레이가 이젠 주전 스타일로 자리잡아야만 하는...
나이라도 어리면 어떻게 해서라도 이 엘보를 극복하고 재활운동 열심히 해서 옛 스타일을 찾겠다고 애쓰겠지만
어차피 이젠 무리하지 않고 그야말로 건강을 위해 슬슬 즐탁만 해야 할 나이가 되었으니^^
겸허히 받아들이렵니다.
나이들어서 높은 구력의 위엄을 풍기며 유연하고 여유롭게 올라운드 플레이하는 어른들이 늘 보기 좋고 내심 부러웠었는데
이젠 저도 그런 탁구를 싫든 좋든 추구해야 하네요.
목표가 죽기 직전까지 즐탁하는 거라ㅋㅋ
맘 비우고
치료 잘 받은 후에
통증이 사라져 다시 운동 시작할 때부터는
발트너보다는 아펠그렌이 되어 봐야겠네요.
중화권에서는 이렇게 부른다죠, 태극권 탁구?ㅎㅎ
무엇보다 몇 주 또는 몇 개월 탁구를 쉬어야 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갑갑~합니다.
여러분도 모두 몸조심 하세요.
앞다리 고장나서 이젠 초식공룡으로 변신하려는
그래도 마음만은 아직 티라노인
늙은 공룡
첫댓글 응원합니다. 60대는 아니시지요?
고맙습니다. 아직 5학년입니다.^^
얼른 회복하세요.
ABS시대엔 빵빵 잘나가는게 장땡입니다.
그러게요.
진작 무리하지 말았어야 했네요.
빵빵 잘 나가는 걸 몇 번이고 들었다가도 결국 탁구는 내힘으로 치는 거라며...ㅎㅎ
체외충격파도 병행해서 받아보세요. 심하지 않으면 4~5회, 심하면 12회 정도까지 받으면 상당히 많이 호전됩니다 보통. 석회도 떨궈야하고요. 그리고 이왕이면 초음파 검진 가능한 곳에 가서 제대로 확인해보세요. 통증의학이라 되어있는 곳 중에 부실하게 대응하는 곳이 생각보다 너무 많습니다.
고맙습니다.
다행히 좋은 병원이 바로 집앞에 있어서 만족스럽게 진료 받았습니다.
다음 진료 때 상의해 볼게요.^^
무리하지말고 즐기는탁구를
해야하는데 ᆢ
저도 게임하면 그게 참 안되네요 ㅎ
평소에는 절대 무리하지 않는데
딱 그 날 한 번 무리했더니 그래요.
실비 보험 넣은 거 있으면 체외충격파 추천합니다. 총 8회 정도 사용하는데 물리치료도 같이 해주고 약까지 먹으니 저는 괜찮더군요. 오늘 7회차 받으러 갑니다. 단순 물리치료만으로는 회복이 상당히 더딥니다. 탁구를 접고 팔을 안쓴다면 모를까, 탁구를 계속 쳐야 하는 전 의사 선생님의 추천으로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고 있고 상당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네. 체외충격파 알아볼게요. 고맙습니다.
아프시군요 ㅠㅠ
빨리 회복하시고 즐겁게 탁구치시길 바랍니다^^
에구.. 지금 제 걱정을 하실 때가 아니죠.
루프드라이브님 건강 회복을 위해 온 회원들, 아니, 온 탁구인들이 기도하고 있을 거예요. 힘내세요!!!
도닉 크레스트 ar 첫 주인 입니다.
엘보로 7개월 가량 고생했습니다. 백핸드 앞으로 내미는 펀치는 엘보에 치명적이라 하겠습니다.
라켓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그립이 가늘수록 엘보에 좋지 않다고 합니다.
그리고 끊어치는 타법이 아주 좋지 않다고 합니다.
운동 재활치료라는 책에서 본 내용 입니다.
온찜질을 꾸준히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바깥쪽 팔꿈치 앞쪽에 손가락으로 눌러보시면 아플건데 그보다 앞쪽에 팔뚝 근육이 갈라지는 부분에서 팔꿈치로 뻗은 힘줄이 있습니다. 그곳을 운동하기전 잘 주물러 이완시키라고 합니다.(이건 재활치료 하시는분이 알려준 내용 입니다).
팔의 근력과 어깨의 유연성을 기르는 다른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엘보는 반드시 재발한다고 하니. 어깨유연성 운동과 근력운동에 초점을 두시길 바랍니다.
네. 고맙습니다.
크레스트AR+ 는 역시 좋네요.
아픈 가운데서 그거 시타를 마지막으로 잠시 쉬고 있습니다.^^
근력운동 해야겠어요.
엘보로 팔을 못들 정도로 아팠는데요
충격파 치료를 받다가 비명을 ㅜㅜ
그리고 4시간 후 급 안아파져서
또 탁구치러 갔다온 기억이 있네요.
그 이후론 엘보 보호대는 항상착용~
얼른 쾌차하셔요!!!!
비명지르다가 바로 탁구장 고고~
ㅋㅋ
탁구는 마약이죠.^^
저도 그럴 것 같은..ㅎ
저도 충격파 치료 받을 때마다 눈물이 뚝뚝... 했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 애교로 항의하니. 선생님께서도 골프하다가 아프면 와서 충격파 치료 받으신다고 하셨습니다.
충격파 치료가 너무 아파서, 정말 빨리 나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얼른 쾌차하세요~ 저는 약침이 좋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저도 탁구하면서 두가지 부상을 당했네요~
첫번째는 공룡님과 같은 엘보, 두번째는 아킬레스건 파열로 봉합술하고 깁스 푼지 이틀되었습니다. 즐거운 운동하면서 부상이 늘어나니 걱정입니다 ㅎㅎ
빠른 쾌유 바랍니다.
아이코, 아킬레스건 파열요?
그거 진짜 힘드셨겠네요.
무리하지 마시고 즐탁하세요.
저는 풋웍이 거의 없어서ㅋ 다리 쪽은 안 다칠 예정입니다.^^
한 점 주고 말지 무리하게 뛰지 않거든요. 원래 무릎이 어릴 적부터터 안 좋아서 다리 아끼는 건 습관이 되어 있어요.
@공룡 진짜 힘들었어요~
두발 딛고 다이는게 이렇게 행복인줄 미쳐 몰랐습니다.
이제는 중, 후진형에서 전진, 중진형으로 바꾸고 즐탁한다는 맘으로 해야죠~^^
석회가 많이 꼈으면 긁어내자고 안하시던가요? 엘보우 얼마나 아픈지 안 격어 본 사람은 모르지요 ㅠㅠ 저도 2년 가까이 힘들었습니다 이젠 괜찮지만요 공룡님 빽 펀치라 말씀하셨으면 대포알 같이 뻗어 오겠네요 주 무기를 사용못하는 두려움 정말 싫지요 아차 그리고 통증주사 많이 맞으면 안되는건 아시지요? 염증을 태우는 주사라 나중에 많이 맞으면 찌꺼기 긁어내는 시술을 받을수도 있습니다 엘보우 스트레칭 자주 해 주시구요 파스 붙여놓고 냉찜질 온찜질 번갈아 가면서 하면 통증 완화에 많이 도움 되실겁니다
고맙습니다.^^
엘보로 고생하신 분들이 꽤 많네요.
저만 아픈 거 아니라 괜히 위안이 되는...ㅎㅎ
도움말씀 잘 새길게요.
저도 15년전 막탁구하다가 테니스 엘보로 탁구입문하여 일펜에서 중펜전향후 다시 엘보와 같이 운동하고있습니다.치료하시고 보호대도 하고 많이 아프면 좀쉬고 운동하는게 좋습니다.저도 요즈음 엘보통증이 자주와서 근력운동하려고합니다.
얼른 쾌유하셔서 엘보 내려놓고 운동하시길.^^
저도 열심히~
공룡님의 팬으로서 마음이 아픕니다 ㅠㅠ 얼른 완쾌하시고 몸에 무리 안가게 즐탁하세요
고맙습니다^^
탁구 금단증상이 오더라도 왼손으로 치지 마세요. 저처럼 양핸드엘보우전형 된답니다. ㅜㅠ
저는 2년째 고생중이고 재발 3번하고 나니 엘보우랑 절친이 되버렸네요.
위에 많은 조언처럼 절때안정에 두세달은 탁구장 얼씬도 하지 마세요. 저도 조언 많이 들었지만 그말 안듣고 탁구장 기웃거리다 이지경 되버렸습니다.
빠른시일에 쾌유되시길 바립니다.
양핸드 엘보 전형..ㅎㅎ
저는 그나마 왼손까지 쓸 생각은 없어서 다행입니다.^^
꾸욱 참고 치료에 전념할게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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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동안 안해본 치료가 없어요..엘보이후 완전한 즐탁모드로 바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