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스토리
BG UP & DOWN
깊은 숲길 따라, 푸른 바다의 물결 따라
맛있는 이야기가 가득한 강원도,
강원도 지역의 맛과 멋을 알아보는
강원스토리!
BG OUT
우리가 살고 있는 강원도 구석구석에 숨은
맛있고 멋진 이야기들을 들어보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 한국문화스토리텔링 연구원 이학주 원장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이학주 원장님 : 010-2802-1288
지금 전화 연결 되어 있는데요.
이학주 원장님! 안녕하세요.
1. 오늘은 강원도를 대표하는 음식재료인 옥수수로 만든
‘올챙이묵 또는 ’올챙이국수‘에 대해서 말씀해 주신다고요?
올챙이묵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좀 특이한 음식이잖아요?
저는 처음에 개구리가 되기 전 ‘올챙이’로 만든 묵인 줄 알았거든요.
어떻게 이름이 만들어지게 되었나요?
제 고향이 정선인데요. 어렸을 때 ‘올챙이묵’ 참 많이 먹었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음식향수에 젖어 있지요. 어느 날 아이들을 데리고 정선 여행을 하다가 밥 때가 되어서 아이들에게 “오늘 ‘올챙이묵’ 먹는 것 어때?”라고 했다가 혼난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 왈, “올챙이를 어떻게 먹어!”라면서 아버지를 이상한 사람으로 봤습니다. 그래서 설명 하느라 긴 얘기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올챙이묵’은 또 다른 이름이 ‘올챙이국수’라 합니다. 도토리묵이나 메밀묵, 창포묵 등 묵을 쑬 때 방식으로 국수를 틀어서 먹기 때문에 묵이라 하고, 또 국수를 틀 때처럼 국수틀에 눌러서 모양을 만들기 때문에 국수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올챙이’라는 명칭이 붙게 됩니다. 올챙이는 바로 개구기리가 되기 전에 개구리가 알을 낳으면 변하는 과정 중 하나인데요. 몸통은 둥글면서 가는 꼬리가 딸려 꼬리를 흔들면서 수영을 하는 올챙이와 옥수수로 만든 국수가 흡사하기 때문입니다.
2. 그렇군요. 옥수수로 만든 음식 ‘올챙이묵’ 또는 ‘올챙이국수’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나요?
구황음식(救荒飮食)이라 들어보셨지요? 구황음식은 흉년에 먹을 것이 없을 때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거친 음식을 말하는 데요. 나물이나 풀뿌리, 나무껍질, 곡식껍질 등을 활용해서 보릿고개 등을 나게 하는 음식이 구황음식입니다. 일단 뭐든 먹여서 사람의 목숨은 살려야 하잖아요. 바로 ‘올챙이묵’이 그렇게 만들어지게 됩니다. 올챙이묵을 먹는 기간이 아직 강냉이가 여물지 않았을 때 할 수 있는 음식이거든요. 여름 하지(夏至) 때 보리가 나지만 풍족치 못합니다. 그래서 아직 여물지 않은 강냉이를 따서 만든 음식입니다.
3. 참,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대단한데요. 어쩜 그렇게 적응력이 대단했을까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새삼 느끼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덜 여문 강냉이를 이용한 음식개발, 저도 올챙이묵을 생각하고 먹을 때마다 드는 생각입니다. 김치나 장류나 젓갈류도 마찬가지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가족을 위한 ‘사랑’이 이런 음식을 만들어냈다고요. 어머니 아버지가 자식을 위하고, 아들과 딸이 아버지 어머니를 봉양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맛있고 영양가 높은 음식을 만들어서 건강하게 지내게 할까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가족공동체의 사랑이 만들어낸 참사랑의 결과물이 음식 개발입니다.
아마도 올챙이국수를 만들 때도 그 분은 가족에게 줄 맛있는 음식을 생각했을 겁니다.
4. 원장님 이야기를 들으니까 괜히 마음이 짠해 집니다.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고모 삼촌 이모 등 모든 사람이 생각납니다. 그런데 이 올챙이묵에 얽힌 옛 이야기도 있다면서요?
예, 아주 멋진 강원도 올챙이묵 이야기가 있습니다. 홍천군 청량리가 생긴 내력인데요. 이야기의 제목은 <임금과 촌로의 약속>입니다. 이야기를 간추려 보면 이렇습니다.
숙종대왕이 어느 날 홍천군 서석면에 왔습니다. 수행원도 몇 명만 데리고 미복 차림으로 홍천 사람들의 삶을 살피러 온 것입니다. 그런데 서석면에 이르자 끼니때가 되어서 배가 몹시 고팠습니다. 숙종대왕은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어느 민가로 찾아들었어요.
“주인장, 지나가는 행인인데 배가 몹시 고프오.”
그때는 마침 옥수수가 막 익어갈 때였습니다. 그 민가에서는 마땅히 준비한 음식도 없고 해서 밭에 나가 옥수수 몇 통을 따왔습니다. 밭에서 따온 옥수수를 손으로 빠수어 맷돌에 갈아서 솥에 넣고 삶아 올챙이묵을 만들었지요. 민가의 주인은 자신들이 여름에 애용하는 시원한 샘물을 받아서, 갓 틀에서 짠 올챙이묵을 말아서 숙종대왕 일행에게 드렸습니다. 파와 고추를 잘게 썰어 넣고 참기름 몇 방울을 떨어뜨려 간장을 넣어서 먹는 올챙이묵은 시원하기도 하지만 숙종대왕 일행은 별미였습니다. 올챙이묵은 씹을 필요도 없이 그냥 술술 넘어갔습니다. 숙종대왕 일행은 감탄을 자아냈어요.
“아, 시원하다. 이렇게 시원할 수가.”
라며 몇 번을 말씀 하셨습니다.
이곳이 원래 옥수수로 유명한 곳이고, 그 옥수수가 막 익어갈 때 부드러운 것으로 올챙이묵을 했으니 더욱 맛있었던 것이지요.
5. 임금께서 머물다 간 마을인만큼 지명에도 영향을 주었을 것 같은데요?
나중에 숙종대왕이 올챙이묵을 먹고 감탄한 그 말 때문에 이 마을이 맑을 청(淸)자에 서늘할 량(凉)자를 써서 청량리로 불렀다고 한다나요. 홍천군 서석면 청량리가 생긴 유래입니다.
이야기가 길어서 많이 줄였는데요. 이 이야기에는 홍천의 ‘꿀’도 나오고요. 홍천의 촌로가 서울에 가서 가장 큰 집에 사는 이 씨를 찾은 우여곡절과 큰 집에 사는 이 씨인 숙종대왕을 만났다는 사연까지 있습니다.
요즘 홍천의 옥수수가 유명한 원인이 있었습니다. 저도 갔었습니다만, 지난 주말인 26일부터 28일까지 강원도 특산품 찰옥수수 축제가 홍천에서 열렸습니다. 우리 함께 숙종대왕의 이야기를 즐기면서 강원도 옥수수 함께 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MC ‘올챙이묵’ 또는 ‘올챙이국수’ 이야기를 들으니,
그 맛이 또 다를 것 같습니다.
오늘은 강원도 특산품 ‘올챙이묵’ 또는 “올챙이국수”로 불리는
음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오늘도 한국문화스토리텔링 연구원 이학주 원장님과 함께 했습니다.
원장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