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에는 반드시 선택이 따른다
나의 현재가 현재로 끝나는 것이 아니며 현재가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면, 오늘을 사는 나의 선택과 결정이 매우 중요해진다. 여기서 말하는 미래는 몇십 년 후 나의 삶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마지막 때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설 뿐만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 영원한 나라를 바라보는 미래관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결정에 따라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처지가 되기도 한다. 하나님의 시간 속으로 초대를 받은 사람들은 반드시 지금 나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소명을 받은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현재의 선택이다.
"갈릴리 해변으로 지나가시다가 시몬과 그 형제 안드레가 바다에 그물 던지는 것을 보시니 그들은 어부라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하시니 곧 그물을 버려 두고 따르니라 조금 더 가시다가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그 형제 요한을 보시니 그들도 배에 있어 그물을 깁는데 곧 부르시니 그 아버지 세베대를 품꾼들과 함께 배에 버려두고 예수를 따라가니라."(막1:16-20)
예수님은 성육신하셔서 영원에서 우리의 시간 속으로 들어오셨다. 그리고 그들의 시간 속에서 어부로 사는 제자들을 하나님의 시간 속으로 초대하셨다. 이제 그들은 자신의 시간 속에서 선택해야 한다. 그들의 선택이 미래를 바꿀 것이다. 자신의 시간 속에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 선택이 현재의 삶의 방식을 바꿀 뿐 아니라 미래도 완전히 바꾸게 될 것이다. 소명은 단순히 내가 어떤 일을 감당하느냐를 섬어선다. 하나님의 초대를 받고 지금이라는 나의 시간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의 문제이다.
출애굽기 3장과 4장은 모세가 소명을 받는 장이다. 모세에게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출3:5)라고 말씀하신 하나님은 "이제 내가 너를 바로에세 보내어 너에게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게 하리라"(출3:10)라고 소명을 주신다.
이 부르심 앞에 모세는 선택해야 한다. 성경을 살펴보면 모세는 기쁜 마음으로 즉시 순종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끝까지 거부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설득하심과 준비하심으로 애굽으로 향하게 된다. 결국 그는 양치는 삶을 내려놓고 하나님이 부르신 곳으로 가는 선택을 했다.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당시 문명이 최고로 발달한 갈대아 우르 지역에서 편안하게 자신의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의 원래 이름은 '아브람'으로 "존귀한 아버지"라는 뜻이고, 그의 아내 '사래'의 이름의 뜻이 "공주"인 것을 보면 아마 꽤 괜찮은 삶을 살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최고의 문명지에서 넉넉한 삶을 사는 아브라함의 시간 속으로 갑자기 하나님이 다가오셨다.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 하신지라."(창12:1-3)
아브라함은 선택해야 했다. 자신의 시간대로 찾아오신 하나님의 요청에 순종하여 하나님의 영원한 시간을 바라보고 살든지, 아니면 자신의 시간 속에서 평범한 행복을 찾을지 결정해야 했다. 결국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선택했고 성경은 그것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순종하여 장래의 유업으로 받을 땅에 나아갈 새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갔으며 믿음으로 그가 이방의 땅에 있는 것 같이 약속의 땅에 거류하여 동일한 약속을 유업으로 함께 받은 이삭 및 야곱과 더불어 장막에 거하였으니 이는 그가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지으실 터가 있는 성을 바랐음이라."(히11:8-10)
히브리서 11장인 믿음장에서 아브라함은 기꺼이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지으실 터가 있는 성'을 바라는 선택을 했다고 말한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의 시간을 중요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가 하나님의 시간에 초대를 받았다면 오늘 그 부르심에 대한 나의 선택과 반응 그리고 충성된 헌신이 곧 우리의 미래를 바꾸기 때문이다."
- 김남국, <소명, 하나님의 시간을 잇는 싸움>(서울: 규장, 2023) p. 2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