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무모한 계획
* 이 이야기는 저와 비슷한 수준이신 분들에게 나도 할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 싶어서 이고... 또 여기에서
하는 얘기는 제 주관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다른 분들과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
- 전에 다른 카페-나에 이야기에 『자전거 타기_옛날옛적에(No 543_‘11.09.02)』이란 제목으로 어린
시절 고향에서 자전거를 탓던 얘기를 꺼냈었는데 그때는 자전거 도로에서 종종 일어나는 사고에 대하여 쓰고
싶었는데 하는 일 별로 없이 몇 년이 흘렀다.
- 사실 자전거를 탄다고는 하지만 동호회 활동은 해본적도 없고 직장이 지방에 있었기 때문에 휴일에만 서울
에 올라와 이러 저런 일을 하고 또 짬을 내 출사 다니다보니 정말로 라이딩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_...
따라서 아라 뱃길 등 서울근교 몇 번...
그런데...나를 자극하는 일이 있었다.
아들 녀석이 전국 자전거 투어를 하겠단다.
먼저 친구와 서울~부산 간 국토 종주를 3일만에 해치우더니....
몇일 후 한강, 낙동강(안동 댐 포함), 부산~제주(선박), 제주 일주, 제주~목포(선박), 섬진강, 영산강, 금강
을 거쳐 서울로 돌아오는 거창한 계획을 일순간에 해치우는 것이었다.
그것도 선박편을 제외하고는 오로지 자전거만을 이용한 여행이었다.
그럼....나는 지금까지 뭐하고 있었나...저런 거 하나 해보지 못하고...
사진 촬영하러 외국이나 갈 궁리만 하고 있었으니....
그래서...
애들 말로 절친에게 물었다....태국갈까....서울~부산 국토 종주를 할까...??
그랬더니 더 나이 들기 전에 국토 종주를 해 보란다.
그래서 결심을 하고...가족 간 의견 조율...
아들 녀석이 8월15일 전이면 동행해주겠단다.
물론 아내 역시 아들과 동행이면 찬성, 혼자면 결사반대...
아들 전국 투어땐 한잠도 못 잦단다.
결국 일정을 조정해서 8월 10일 토요일에 출발하기로 하고...
사전 준비...
사실 준비랄게 뭐 있나요...??
몇 시간이라도 자전거 더타보는 거 아닐 까 해서...
집에서 인천까지 약 80km...팔당 땜 까지는 120km...성남까지
대충 100km 한번 씩 연습...
그런데 문제는 팔목이 저리는 거...엉덩이 아픈 거..목이 아
픈 것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소조령과 이화령을 넘어야 하고...크고 작은 언덕길을 넘어야
하는데...
암튼 일정 계획은 약 하루 100km 정도, 양평에서 출발...부산
까지는 약 550km...
자전거 점검...
그런데 아들이 로드용을 안타고 변속기도 없는 스트라이더를 타고 가겠단다.
아마 나와 속도를 맞추기 위한 배려인거 같은데...짐이나 되지 않아야 할 텐데 걱정이다.
2. 준비....
- 우선 자신에게 자전거 타는 목적을 부여하기 위해서 구간마다 인증을 하기 위한 인증용 수첩을 거금 4,500
원을 주고 국토종주 시점에 있는 인천 갑문 근처 수자원공사 홍보쎈타(?)에서 구매하고....
약 5일 간의 일정이니 무엇이 추가로 필요할까..??
- 잔차 정비...청소하고 기름 바르고
- 라이딩 복...지금까지는 기껏해야 세미 쫄바지였는데 무
더위에 반바지가 필요 할 것 같아서 5부 졸바지 추가
인터넷을 뒤지다 보니 패드의 질이 상당히 중요 할 것 같
아서 패드 잘 만든다고 자랑하는 제품을 구매 했는데...탁
월한 선택...
- 반 장갑...
- 썬크림, 햇빛에 익는 피부를 진정 시키려면 필수...
- 소지품을 담을 수 있는 백...가능하면 잔차 짐받이에 실
을수 있는 종류...따라서 짐받이 필수(등에 지면 땀 배출
등 숙달되지 않으면 상당히 짜증 나게 함, )
- 중간 도착지에서 필요한 여벌 내의, 간단 한 티셔츠 등...
뭐...아침, 저녁 식당에 가면서 땀이 범벅인 라이딩복도 괜찮다면 필요 없겠고, 저녁에 잘때 팬티나 런링 셔츠
가 필요 없는 분도...
- 물통...물...물...물...물통이야 생수통이면 되지만 암튼 여름에는 많은 물이 필요 함
자...사실은 이렇게 얘기 했지만 나는 별로 준비도... 실제 한게 없고 아들 녀석이 포터, 셀파, 보디가드, 세탁
담당까지 했음
3. 자...시작이다...!!
(집앞에서 보무도 당당히 출정식을 마치고)
8월 10일 06:05분 용산 출발 중앙선 전동차를 목표로 세벽 4
시부터 부산을 떨었다.
날씨는 흐리지만 다행이라 생각하고 대방역에서 전동차를 타
려고 가는 중 보라매 공원 정문 앞에서 부터 비가 조금씩 오
기 시작했다.
그래도 무더위 보다는 낫다 싶고 오랬동안 구상 했던 자전거
여행에 들떠있었던지 대방역 앞에서 장애인 유도불럭에 미끄
러져 아닌 세벽에 나 딍굴어졌다.
잽싸게 일어나 자전거를 보니 별 이상이 없고 나를 돌아보니 왼쪽 무릅과 오른쪽 팔굽이 깨졌다....아프다...
그때야 앞서가던 아들이 깜짝놀라 달려온다...태연하게 아무렇치도 않은척 했지만 그래도 아프다...
용산역에 도착하니 06:08분...3분 지연으로 15분차(보통은 30분 간격)를 타고 양평에 도착하니 08:50분 경....
우선 인증 스템프를 찍고...(군립 미술관 부근, 구 중앙선 철길에 자전거길이 시작되는 곳)
뒤 돌아서 차도와 인도가 함께 가는 남한강 길로 들어섰는데 ...또 비가 오기 시작한다...그리고 워밍업도 않했
는데 후미개고개가 나타났다.
헉헉거리고 겨우 겨우 올라가니 비는 억수같이 내리고...천둥 번개는 무섭게도 번쩍이고..이포보 앞 정자에 앉아
서 많은 라이더 들이 낙수물을 세고 있다....
우리도 한참을 정자에서 쉬다가...(비오는 여주보 앞에서)
그래 우리는 용감한 부자 아니가...?? 속으로 다짐하면서...
빗속을 뚫고 여주보를 지나고 강천보를 지나고...남한강대교 부근(원주시 부룬면
사무소 근처) 식당에서 점심 해결...
친절한 식당 사장님에 환송을 받으며 다시 페달을 굴린다.
이포보에서 만났던 서울시청 무슨 탐사팀과 앞서거니 뒤 서거니 하는데 천둥 번개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추위가 뼈속깊이 져며온다...무슨 여름이 이렇게 추울까...??
항상 열대야만 생각하고 비에대한 대비가 없었다.
가벼운 비닐 우비만 있었어도 이런 추위는 없었을것이고, 배낭속에 마른 옷도 젖지않았으리라....그래서 유비무환이라 했던가...??
암튼 빗속을 달리다 보니 비내섬 인증센타 지날 무렵부터는 다행이도 비는 멈추고 바람을 가르다 보니 젖은 옷도 금새 말라버렸다.
탄금대를 지나서 오늘의 목적지 수안보에서 인증을 하고 나니 18시경...
모텔을 잡고 라이딩복을 갈아입고 저녁 식사를 하고...
수안보에 장점은 모텔과 대중탕이 같이 있어서 피로를 풀기엔 제격이고 비수기라서 인지 모텔비도(3만원)저렴할 뿐더러 세탁기가 객실 화장실에 있어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물론 모든 뒷 치닥거리는 아들이 말 안해도 척척...집에서는 못보던 또 다른 모습이다.
손목, 어깨, 허벅지가 아프다....
그래서 사전에 약국에서 구입한 근육이완제와 함께 받은 다른 알약을 복용하고 내일 일정을 기대 반 걱정 반 설레이며 꿈나라로 향한다
내일의 목표는 낙단보......계속
(탄금대 새재길 시점 표석 앞에서)
첫댓글 대단하십니다. 그나이에 용기와 체력이 겸비되여야 할거같은데요
부럽기도 하고 도전해보고싶기도 합니다. ^^
정회원이라서 댓글이 안되는 중 알았는데 지금 보니 되네요...!!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저 같은 저질 체력도 되는데요 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