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서예세상 원문보기 글쓴이: 三道軒정태수
한태상 교수님의 작품세계 초대의 글 교수서예가 초대전을 열면서
성하에 계절에 한국교수서예가 초대전을 개최하게 되었다.
고대로부터 서예는 지성인과 교양인의 전유물이었다. 사회를 이끌던 교양인들이 그들의 사상과 철학을 문자를 통해 현시한 고유한 예술영역이었다. 현재 서예는 대중화의 추세에 따라 골목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대중예술이 되었다. 그러면서 작가들이 대량으로 양산되었으나 서예문화는 상대적으로 질적으로 하락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예나 지금이나 교수는 그 사회를 인도하고 있는 선각자이자 고도의 지적 역량을 갖춘 지식인이다. 그들이 보여주는 언행은 그 사회에서 단순한 언행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예술에서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예술의 영역 안에 서예가 자리잡으려면 현대인의 시각을 수용하거나 다양한 수요를 수용해야한다. 그렇지 못하면 동시대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할 수 있다. 지금 우리의 현실이 이런 상황을 맞게 되었다. 따라서 식견과 능력을 지닌 교수들이 그들의 다양한 생각과 조형시각을 보여줄 필요가 있어 한국서단에 각각의 독특한 조형사유를 하고 있는 작가들을 초대하였다.
특히 한태상 교수는 일찍부터 서예를 통해 현대인이 동감할 수 있는 회화적 작품을 선보여 서단은 물론이고 화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작가이다. 그의 예술적 진화는 이번에도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다.
우리는 한 교수의 작품을 통해 현대인이 바라는 서예의 기미를 보려고 한다. 아울러 이번 전시를 통해 서단에 새바람을 불어넣는 작은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
모쪼록 많은 관심과 참관이 이어지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 무더위에 창작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은 한태상 교수님께 경의를 표한다.
2015년 8월
월간 서예문화 발행인 문 종 선 작 품 감 상 프 로 필 한태상 교수 전 시 평 문 한태상의 글로벌아트를 지향하는 표현주의(表現主義)적인 문자구성(文字構成)과 추상성(抽象性)의 융합
글:박종철(미술평론,칼럼니스트)
-문자에서 문자회화, 글로벌아트까지 - 인류의 시원(始原)과 샤마니즘(Shamanism)의 발현에 따르는 벽화미술은 수렵과 수확, 종족의 번영, 수호, 그리고 풍요등을 기원하는 합목적성에 따르는 주술적 그림 행위의 한 양태라고 볼 수 있다. 중국 은나라 때의 상형문자인 갑골문자나 성경이 최초로 기록되어진 이집트의 발명품인 파피루스(Papyrus), 그리고 동, 서양의 모든 설화부터 그리스 신화에 이르기까지 동, 서의 문명사는 문자의 매개적인 기능으로 인하여 상호 연계되는 요인으로 작용되는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원시시대의 의성어(擬聲語), 고대의 벽화와 상형문자의 시작은 인류의 문명과 시, 공(時空)의 변천에 따른 감각의 다원화를 촉발시키는 조형성 및 의사소통, 기록의 보존, 그리고 정보의 공유를 필요로 하는 시, 공의 필연성으로 인하여 오늘의 문자를 탄생시켰다. 한태상은 지구촌에서 쓰여지고 있는 문자를 단순, 생략, 과장, 미화시키는 이른바 표현주의적인 방법론으로 구성하고 여기에 순수미술의 영역 중에서 가장 시지각(視知覺)과 이념으로 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는 추상적인 조형요소를 합성시키며 나아가서는 미술사적인 국수주의(國粹主義)를 초월(超越)하고 지구촌의 미학으로 정립됨을 지향하는 글로벌아트(Global Art)를 상정하며 이에 매진한다.
-문자의 표현주의적 구성과 동, 서, 미학의 융합 - 소위 서예로 일컬어지는 동양의 문자예술은 명조, 청조, 전서, 궁체 등의 역사적인 서예사의 맥락과 그 텍스트의 범주에서 정체되어지고 있다. 한태상은 문자를 평면미술의 영역과 대위(對位), 융합(融合)시켜서 자신만의 독특한 미학을 창출, 정립시켜 나간다. 사실 문자가 갖는 기능성 ㅡ기록, 정보보존, 소통ㅡ 이 포함하고 있는 이성적인 사유의 발원과 다양한 시, 지각을 향유할 수 있고 지고지순의 서정성을 표출시킬 수 있으며 우뇌의 기능으로 알려지고 있는 감성적인 시각의 결과물로 창출된 조형성이 병용되고 융합되어지며 새로운 미학을 탄생시킬 수 있는 것이 용이한 일은 아니다. 한편 일상에서 접하기 쉬운 서체의 문자나 문장이 평면에 묘사되고 그 묘사된 문자와 어울리는 그림을 그린다는, 소위 시화(詩畵)와 재구성된 문자와 순수 조형요소를 오브제로 상정하고 융화시켜가는 회화는 본질적으로 구별되어야 하며 시나 문장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장식성을 부여하는 단순한 시화는 후자의 작품제작에서 필수과정으로 사유해야 하는 변증법적(辨證法的)인 정, 반, 합(正 反 合)이나 색상구조에서 오는 색상심리의 고찰, 기법과 재료에 따르는 앙상블(Ensemble), 심미적이면서도 시각적인 미의식의 표상화 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한태상은 한문학과 동양철학의 영역에서 허버트 리드(Hervert Read:1893-1968)나 요하네스 이텐(Johannes Itten: 1888-1967)등의 서구미학에 이르는 이론까지를 섭렵하고 인지하여왔으나 불변하는 문자나 서예의 형상과 인식 그리고 그 궤적에 대해서는 회의를 가지면서도 동, 서 미학의 등가치와 간극을 조율하고 융합시켜 나간다.
-한태상의 문자회화에 대한 관념 - 자신이 지향하는 글로벌 아트는 21세기에 부응하는 문자미학(文字美學)이어야 하며 이것은 단순한 개량주의와는 구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자 문화권의 서예와 문자가 독자성은 있지만 그 독자성의 이유만으로 지구촌 시대와 그 미술문화권에 대한 조형적 소통에 대해 적응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는 논리를 펴기도 한다. 따라서 한태상은 과거의 서예 형식인 서체와 지필묵(紙筆墨)등의 물성(物性)에만 얽매이거나 그것이 전통이고 그 전통은 지켜져야 한다는 맹목적인 보수주의적 미술사관에는 동의할 수 없으며 진정한 의미의 전통은 시, 공의 변천에 따라 변화를 가져 오면서 새로운 미학을 위한 창출의 생명력이 포함되어져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그러므로 ‘작가는 이 합리적 전통의 당위성에 유념하고 그 진보적인 사상이 작가가 지녀야할 덕목임을 인식해야한다’ 고 주장한다. 이러한 사상은 맹목적인 전통의 수용에 대한 저항이며 새로운 역사와 시대에 대한 지향(志向)이고 서예사와 문자미학의 아방가르드(Avantgarde)에 근사한 합리적인 미학사관일 수 있다. 따라서 서화와 전각에도 일찍이 심혈을 기울이고 선험(先驗)하여 왔던 작가는 서예를 현대화하고 다양한 문자의 조형적 방법론을 실험하며 현존하는 시대상을 담아내는 문자와 순수미술의 접합을 통한 새로운 조형성의 창출에 진력하고 있다. 전통서예와 과거의 형식에만 매달리고 머무는 것은 미술애호가와 대중들로부터 외면 받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작가는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문자가 지니고 있는 고도로 함축된 추상세계(抽象世界)이며 그것은 이미 문자로서의 의미와 목적에서 벗어난 순수조형에 더 가까운 것이다.’ 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 미학사상에서 그가 문자, 서예에 대한 인식과 사유(思惟) 그리고 그 영역에 대한 확장의 열망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한태상의 이러한 미학사관은 점, 선, 면의 조형요소로 구성된 부호와 기호가 지구촌에서 상용되는 모든 문자와 상관됨으로 서예가 회화적인 조형성과 유리될 수 없음을 합리화 시킬 수 있다는 요인을 뒷받침 해 준다. 작가는 궁극적으로 문자와 회화의 융화를 통해서 자신의 문자미학을 정립시키고 이 미학이 현재와 미래, 동, 서의 미학 사상을 지구촌의 미학으로 인식되고 보편화된 미학사의 한 획이 되기를 희망한다.
-독창적인 방법론으로 미학사의 새 장을 열다- 작가의 미학관은 오브제와 재료의 선택, 그리고 기법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동양적인 공간사물로 등장되는 문자와 현대 문명의 일상적인 재료로서 실내장식과 회화제작에 상용되는 재료들 ㅡ모델링 페이스트, 젯소, 테라토트, 수퍼파인, 핸디코트, 아크릴맄, 판넬, 캔버스, 나이프, 롤러, 주걱, 스프레이캔 등ㅡ 은 서예와 지필묵의 일반적이고 전통적인 물성의 관련성에서 이탈되어지고 다양한 기법의 과정을 거치면서 동, 서의 관념적인 미학의 간극이 극복, 조율되어지며 조화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판넬과 화포의 접합, 젯소와 화운데이션, 핸디코트를 이용한 음, 양각의 형상표현, 나이프와 댓가지를 이용한 스크렛치, 로울러링, 스틱프린트, 꼴라쥬와 데꼴라쥬 등 그 현란한 기법은 크고 작은 단위의 필적을 통해서 반복과 행위의 음악성이 가미되어지고 뜻밖에도 추상표현주의(抽象表現主義)의 영역을 넘나들기에 이르기도 한다.
이러한 한태상의 조형적 방법론은 동시대에 있어서 전형적인 모던테크닉의 유형에 속한다. 한태상의 작업방식과 사상은 우리가 일찍이 시각경험을 해 왔던 동양화, 서예, 서각, 서화, 전각이라 일컬어지는 전통적인 작품들로부터 이탈되어 있고 현대를 아우르며 미래의 지구촌에 자신의 문자 미학이 정립될 수 있는 그 날을 희구(希求)하고 염원하는 열정을 담고 있다. 그는 동, 서양화를 구분하는 부질없는 관점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캔버스의 방형에 따른 유기적인 형상의 배열, 회화성의 시각적인 추출, 그 느낌을 배가 시켜주는 마띠에르(Matiere)의 탐구, 물질성의 효과적인 인목성(引目性)을 꾀하고 범속한 공간성을 배제하면서도 평면성을 추구하는 방법론은 현대미술의 가능한 조형성의 면면을 연상시켜주는 대목이다. 문자의 변형과 해체, 공간사물들과 여백의 유기적인 관련, 그 관련성을 보조해 주는 합리적인 비례감과 응집력(凝集力) 있는 기법에도 눈길이 간다. 재료와 기법에서 오는 삼투압작용에 의한 질량감과 투명성의 심도에 부응하는 연관성, 오브제와 공간의 적량감, 문자와 공간에 따르는 스케일과 형상성, 그에 연관되는 화면구성과 색상구조의 다양성은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다. 글로벌 아트를 지향하는 현재의 조형적 방법론이 한동안 계속 될 것인지 또 다른 우주 속을 유영하면서 새로운 미학세계의 문으로 눈길을 돌릴지 그의 작업세계를 지켜보고자 한다. *여기에 소개된 작품과 사진자료는 작가의 동의없이 무단복사 혹은 스크랩을 금합니다. 일시 : 2015년 8월 26일(수)~9월 1일(화) 장소 :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5층 초대 : 2015년 8월 26일(수) 오후 3시 서예세상 갤러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