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피고의 변호사가 되어 원고측 이혼 청구를 기각시켜서 이혼이 안되게 만든 사건인데 원고측 변호사의 주장은 피고가 바람을 피웠고 가사에 소홀했으며 가정 경제를 방기하고 개인적인 취미활동에만 낭비를 일삼아 왔고 그로 인해 혼인은 파탄이 났으므로 이혼하고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장성한 자녀들도 여자를 편들었다.
보통 여자가 이혼 소송하면 대부분 승소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기록을 보니 충분히 우리에게 승산이 있을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우리의 논리는 이렇다. "바람을 피운 사실은 없으며 오해받게 행동한 부분이 있다면 사과하는 바이다. 사소한 오해가 있다면 풀려고 노력하는 것이 맞는 것이지 이를 확대시켜 가정을 깨려고 한다면 도리어 귀책사유가 원고에게 있는 것 아닌가? 피고는 가사에 소홀한 일없고 수십년간 한 직장을 성실히 다니고 퇴직을 앞두고 있을 정도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규칙적이고 절제된 삶을 살았다. 낭비한 사실도 없으며 10년동안의 카드 사용내역이나 월급 입금 내역으로 확인되는 바와 같이 대부분의 지출은 가정을 위한 것이었고 모든 보험과 예금도 부인인 원고 앞으로 되어 있을 정도이다. 여자인 원고도 맞벌이했는데 그러면 여자인 원고가 번 돈은 어디에 썼는지 공평하게 밝혀달라. 그리고 가정파탄 났다는데 지금도 피고와 한 이불 덮고 같은 침대에서 같이 누워 자는 원고의 모습을 찍은 피고의 셀카 사진을 제출하는 바 이게 무슨 파탄난 사이로 보이느냐. 여자의 의부증을 이해하니 가정으로 돌아오라. 모든 걸 용서하겠다. 그리고 장성한 자녀들이야 아버지 재산 뺏어와서 나눠 가지고 싶어서 몸이 달아있으니 엄마 편 드는 거니 이 또한 자식 잘못 키운 아버지가 용서하겠다."
우리가 그런 주장하자 열 받았는지 그제서야 원고가 바로 가출해 버렸지요.
그런 후 얼마 뒤 증거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였는지 우리 고객 차량에 위치추적장치를 달았다가 이를 발견한 우리 고객이 원고가 단 줄 모르고 경찰에 신고했는데 원고가 단 것으로 밝혀져 벌금이 나오는 웃지못할 상황이 발생하고
결국 최종적으로 입증 부족으로 원고의 이혼 청구가 기각되고 이혼이 안되니 재산분할, 위자료도 없는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