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선 – 갑판 위에 덮개를 씌운 특수한 구조의 군함
거북선은 지붕 혹은 덮개 역할을 하는 개판(蓋版)이 갑판의 윗부분을 덮고 있는 특수한 구조를 가진 군함이다. 그 덕택에 갑판에 근무하는 승조원들과 전투요원들이 적의 공격에 직접 노출되지 않고 내부에서 안전하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일본군들은 해전에서도 적의 배로 뛰어들어 칼과 창으로 승부를 가리는 것을 선호했다. 조선의 입장에서는 왜군들이 조선의 배로 뛰어들어 단병접전을 시도하지 못하게 막고, 조선의 장기인 활쏘기와 화약무기 사격으로 적을 제압할 수 있다면 이상적이었다. 그 같은 필요에 따라 기본 갑판 위에 갑판을 한 층 더 높인 군함이 판옥선이고, 갑판 위에 아예 덮개를 씌운 군함이 거북선이다.
거북선은 두꺼운 개판과 개판 위에 설치한 뾰족한 철침으로 적이 뛰어드는 것을 원천봉쇄할 수 있고, 적의 화살 공격은 물론이고 조총 사격도 어느 정도 막아낼 수 있었다. 조선 수군의 주력 군함이었던 판옥선은 1층 갑판에 있는 인원들만 보호할 수 있고 2층 상장갑판의 전투요원은 노출된 공간에서 전투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거북선은 배에 탄 모든 사람을 실내에 보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조총 탄환에 대한 든든한 방호력
거북선은 기본적으로 재질이 단단한 나무를 두껍게 사용해 배를 만드는 한선(韓船)의 DNA를 그대로 계승한 군함이었다. 1795년에 편찬된 [이충무공전서]는 거북선의 외판 두께가 4치(약 12~13cm)라고 기록하고 있다. 일본 연구자들이 구경 9mm급 조총의 관통력을 시험한 결과를 보면 30m에서 두께 4.8cm의 전나무 판자를 관통했지만, 거리 50m에서는 두께 4.8cm의 전나무 판자를 관통하지 못했다. 조선 시대 군함은 전나무보다 더 단단한 소나무를 써서 주로 만들었다. 결국 조총으로 50m 이상 거리에서 두께 12~13cm의 거북선 외판을 관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조선 시대 군함에서 방패판 등 강도가 필요한 부분은 소나무보다 더 단단한 참나무를 이용했으므로 주요 부위의 방호력은 더욱 강력했을 개연성이 높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 후기에 걸쳐 우리나라에서 널리 사용한 조총은 구경 13~16mm급이 많았는데, 김육(1580~1658)은 [잠곡유고]에서 “대포는 비록 3척(약 90cm) 두께의 방패라도 쉽게 뚫으나 (조총의) 철환은 1촌(약 3cm)도 뚫지 못한다”고 기록한 것도 참조가 된다.
물론 일본에서 구경 9mm급 이상의 조총도 널리 사용했지만 위와 같은 여러 기록을 본다면 어지간한 조총으로는 50m 이상 거리에서 거북선의 외판을 관통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연희전문학교 3대 교장이기도 했던 H. H. 언더우드(Horace Horton Underwood, 1890~1951)도 1933년 영국왕립아시아학회 조선분과지에 발표한 그의 논문(Korea Boats and ships)에서 “거북선 개판의 두꺼운 나무 판자만으로도 충분히 일본군의 조총 사격은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선봉 돌격선 역할을 수행한다
거북선은 판옥선과 달리 갑판 윗부분까지 완전히 덮개를 씌우고 있었으므로 방호력 측면에서 훨씬 강력했다. 덮개를 씌웠을 때의 또 다른 장점은 적이 아군의 움직임을 전혀 볼 수 없다는 점이었다. 다시 말해 적이 아군에게 조준 사격을 하려 해도 그것조차 쉽지 않았다. 이순신은 조정에 승전 보고를 올리면서 이 같은 거북선의 특성에 대해 강조한다.
“신이 일찍이 왜적들의 침입이 있을 것을 염려하여 별도로 거북선을 만들었는데, 앞에는 용머리를 붙여 그 입으로 대포를 쏘게 하고, 등에는 쇠못을 꽂았으며 안에서는 능히 밖을 내다볼 수 있어도 밖에서는 안을 들여다볼 수 없게 하여 비록 적선 수백 척 속에라도 쉽게 돌입하여 포를 쏘게 되어 있으므로 이번 출전 때에 돌격장이 그것을 타고 나왔습니다.” <이순신, 당포파왜병장(唐浦破倭兵狀), 1592년 6월14일>
이런 방호력을 바탕으로 거북선은 최선봉에서 돌격선 역할을 수행했다. 거북선이 최초로 출전한 전투로 알려져 있는 사천해전의 상황을 조정에 보고하면서 이순신 장군은 “먼저 거북선으로 하여금 적선이 있는 곳으로 돌진케 하여 먼저 천자, 지자, 현자, 황자 등 여러 종류의 총통을 쏘게 했다”고 언급하고 있다. |
첫댓글 학창시절 한참 위인전 열심히 읽을때 이 거북선에 관심많았었는데...최근 거제도에 애들이랑 갔었는데...조선해양박물관(이름은 정확지않음~^^!)에 보니까 우리 인류의 배와 관련된 다양한 역사와 사료들이 많이 전시되어 의외로 괜찮은 관람과 교육이 되었고..또 4D영화를 봤는데(별도 관람료있음..4000원인가..)아주 실감
(위에 이어서..)실감나더군요....박물관이 바닷가 근처에 있어서..바로 바다가 보이는데..거기에 거북선이 만들어져있더군요..거의 실크기에 가깝게..아쉬웠던것은 모형이긴하지만 볼수있을뿐아니라 북선에 탑승할수있게 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암튼 좋은 관람이었슴돠...거제도가시면 꼭한번 가보세요~^^*
저도 한 번 거북선타고, 보고 싶네요^^
미~~~~~~투 입니당!!!!!
서울에 가니 거북선 모형을 그대로 만들어 놓았더라구요 ..ㅎ 그거 괜찮던데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