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기도 지향: 지구의 부르짖음
우리가 저마다 지구의 부르짖음과 자연재해와 기후 위기 피해자들의 부르짖음을 듣고 마음에 새기며, 모든 이가 우리 삶의 터전인 이 세상을 직접 돌보는 책임을 맡도록 기도합시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하여 고민하고 마음 아파하시는 형제자매님들!
홍수, 산불, 폭염 같은 자연재해는 인류 역사 속에서 자주 있어온 일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더 큰 규모로, 더 빠른 속도로, 더 많은 곳에서 발생한다면, 그래서 수많은 곳에서 대규모로 이재민들이 생기고 사상자가 발생한다면, 그러한 일이 어디에서 무엇 때문에 발생하였든 인류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잠시 멈추고 되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해수면의 상승으로 조상대대로 살아온 섬을 떠나야 하는 태평양 섬 사람들의 이야기가 딴 세상 이야기 같이 들릴 수 있지만 지구라는 공동의 집에 살고 있는 우리들 모두의 삶이 보이게, 보이지 않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기에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 절실해 보입니다.
사실 이러한 자연재해는 누구에게 직접적 책임을 지워야 할지 알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게다가 기후변화의 위기를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잠시 내려두더라도, 짧은 시간 예전과는 다르게 변화해가는 환경의 변화 앞에서 지금까지의 소비중심적인 삶을 유지하겠다는 생각은 재고해야 하지 않을까요. 자연을 우리들의 욕망을 채워주는 도구로만 삶는 태도는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쉽게도, 갈수록 극단적으로 변해가는 기후 앞에서, 그리고 이를 위하여 함께 노력하는 것을 거부하는 이들의 태도 앞에서, 우리는 이중으로 좌절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무시하고 우리들의 욕심대로 착취하고 파괴하기만 해 왔던 대자연이 부르짖는 외마디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고, 우리와 뜻을 다르게 하는 사람들의 외면 앞에서 용기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우리는 인류 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책임감과 신앙 안에서의 희망을 부여잡아야 합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생각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기후변화에 대하여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하여 자각할 수 있도록, 상대방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지혜로운 방법을 강구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비록 모든 사람들이 동참하지는 않더라도, 뜻을 같이하는 이들만이라도 환경의 보존과 안정을 위하여 크고 작은 일들을 시작해 나갈 수 있습니다. 재활용을 생활화하고 에너지를 허비하지 않는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라도 말입니다. 좌절하기보다는 행동을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과 이 세상 모든 것을 지탱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새롭게 믿고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만약 우리가 우리의 세상을 구원해야 한다면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모든 고통과 아픔 안에서도 구원을 이루실 수 있기에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하여 고민하고 마음 아파하시는 형제자매님들! 우리 모두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맙시다. 우리가 개인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 크고 작은 긍정적 파급 효과를 낳을 수 있는 일들을 이루기 위해 지혜와 노력을 모읍시다.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로 인해 고통받는 가깝고 먼 곳 이웃들의 아픔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을 공동으로 찾아갑시다. 그리고 우리의 상상력을 넘어서서 생명을 낳고 기르고 보존하시는 하느님께 의탁합시다.
첫댓글 아멘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