쩜상닷컴 님처럼, 저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3차병원에서 입원, 전신마취 수술해 보았습니다. 카페에서 정보, 도움 얻은 게 많아서 저도 글 남겨봅니다. 30세 여성이고요.
경과
올해 여름에 생리불순으로 동네 산부인과에 갔다가, 갑상선, 유방암 초음파 검사 할인하기에 한번 해봤어요. (친구가 유방 결절 제거한 이야기해서 나도 검사나 한번 하면서;;;) 갑상선 왼쪽에 결절이 있다고, 의사샘이 “보험 들었나? 부모님은 어디 사시나? 결혼 계획있냐?” 물어보셔서 뭔가 심각한 거라는 느낌 팍팍. 간호사도 갑자기 친절해짐.(흑) 그 산부인과에서 초음파기계를 어제 새로 샀는데, 나에게서 일빠로 뭔가 발견했다고 의사 샘이 뿌듯해 하시는데, 흠, 좀, 무. >< 산부인과 샘은 그 후로도 경과가 궁금하셨던지 계속 오라고 했어요. 근데 수술 전 마지막으로 뵐 때, 샘도 왼쪽 갑상선에 수술 자국을 보여주심! (두둥, 뭔가 막 아픔이 느껴졌음ㅜㅜ)
친구가 인터넷 환우카페에 모든 것이 다 있다고 알려줘서, 이 카페를 발견. 산부인과 샘이 추천한 이대목동병원에서 조직검사 했는데, 문병인 샘이 암은 아니지만 결절이 위험하게 생겼고, 커서 제거해야 겠다고 하셨어요, 샘이 하이파이브 하심. (나도 얼떨결에 하이파이브, 으응?) 수술 날짜 잡았지만, 회의가 들었어요. 갑상선 한 쪽을 영구히 때내고, 전신마취 하는 수술...하기 싫더라고요. 난 건강한데!;;; 외래로 문병인 샘 한 번 더 뵈었어요. “샘, 진짜 수술 해야 돼요?” 물으니, “안 할 이유 없다, 더 커지기 전에 하자.” 악수하심. (나, 또 악수함.;;;) 다른 선생님과 상담해 보라는 의견 때문에, 대림성모병원 배자성 샘 외래 한 번 더 잡음.(이 카페에서 샘에 대한 정보 얻었어요.) 배자성 샘 왈, “수술 안할 근거 없다.” 그 말씀 듣고는 완전히 저항 포기=수술 결심.
8월 30일 입원, 31일 수술(22시간 금식, 물 안 마시며 수술 대기했어요. 수술실이 없어서요.;; 갑자기 응급수술이 많이 잡혔다고. 수술 들어갈 때 의사 샘이 “원래 성격이 침착 하시나봐요. 다른 사람 같았으면 난리 났을 걸” 하셨어요. 침착했다기보다는, 뭐 어떻게 되던 다 받아들이기로 하고, 웃으려 했을 뿐.ㅜㅜ)
저녁 8시 30분에 수술실 들어가서 “이름이 뭐에요? xxx요, 여기 무슨 수술 하러 왔어요? 갑상선 좌측 결절 제거요” 답하고 산소마스크가 얼굴로 들어오는 것을 본 것이 마지막 기억. (봉숭아 물 들이면 마취 안 된다는 것 사실 아니고요.) 그런데 12시 넘어가고 내가 수술실에서 나오지 않자 엄만 완전 패닉. 샘이 나 미혼여성이라고 수술 흔적 남기지 말자고, 겨드랑이로 들어가는 내시경으로 했는데, 갑상선 근처에 신경이 꼬여있어서 결국 목으로 절개. 그래서 1시에 수술실에서 나왔어요. 수술실 보호자 대기실 전광판에 내 이름만 남고, 덩그라니 혼자 남은 엄마, 마구 우시고ㅜㅜ. (엄마, 넘넘 고생많으셨어요ㅜㅜ)
다들 아시죠? 마취 깰 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어흑. 그냥 눈물이 막 남. 다신 수술 따윈 안 하고 싶다, 마구 결심. 수술 후 2시간동안 잠들면 안 된다고 해서, 나는 비몽사몽 자려고 하고, 엄마랑 오빠는 깨우고, 안마하고... 휴, 그렇게 긴 긴 밤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어나니 피주머니가 차져있고, 목이 아파서 죽은 넘어가지도 않고, 물 마시는 것도 고통. 수술 부위 통증도 물밀듯... 수술 다음날 하루는 통증 때문에 정신없고, 오후 즈음되니 조금씩 정신 차렸어요. 저녁이 되니, 죽이 넘어가기 시작했어요.
수술 2일째, 통증이 왔다갔다 하는데, 참기 힘들어서 진통제 주사 한번 맞았어요. (맞은편 아주머니, 무통주사 27만원짜리 다셨는데, 왜 넌 무통주사 안 달았냐, 그거 달면 통증 하나도 안 겪어도 되는데, 넌 안 달아서 다 겪는다고 쯧쯧 하셨어요. 좀 억울해 지려고 했으나, 통증도 경험이겠다 싶어 느껴봤고요;;; 그때 진통제 주사 맞은 때 빼고는 전반적으로 견딜만 했어요.)
다른 분들, 입원 3일이면 퇴원하시고, 저도 그럴 줄 알았는데, 피주머니가 계속 차고, 목에 신경 이어놓은 것 때문에 목기부스하고 있어야 해서, 퇴원이 늦어졌어요. 지금은 퇴원 기다리고 있고요. 목기부스 3주 더 해야 한답니다.
병원비는 곧 결제하고 얼마나왔는지 올릴께요.
마지막으로, 갑상선 환자 6생활수칙, 진리입니다! 스트레스, 화, 억울함, 분노, 소통하지 않음, 모두 모두 병 됩니다. 건강한 소통, 건강한 매일 매일을 최우선으로! 카페에서 정보 나누어 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리고요, 건강하세요. 꾸벅꾸벅. :)
첫댓글 좋은 정보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장수하기 바랍니다..
건강장수, 새롭게 와닿는 말이네요,ㅜ네! 감사합니다. :)
무통주사 안맞고 어찌 견디셨어요? 토닥토닥.. 이제 우린 건강한 날만 남은겁니다. ^^
까오, 건강한 날만 남았다! 설렙니다. 이츠미님도 건강한 날들만 고고싱!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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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 날들이 참 편한것 같으면서도 쉽지 않은 시간인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
아, 수술비는 제가 부담하는 것은 170만원 정도 나왔는데요, 이대목동병원이 좀 비싼듯?! 가격비교, 서비스비교 들어가야 겠어요.
고생하셨습니다..저는 수술할때 꼭 무통주사 맞아야 겠어요...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
목기브스하시는 분도 계시네요. 반가와요. 작년 9월 17일 문병인 교수님 수술받았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저도 님과같이 좀 차분해졌으면 좋겟어요.
정말 스트레스 화 분노 억울함에 (소통?)풀고 지나가자라는 말에 동감합니다.
아무쪼록 몸조리 잘하시고 어서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지금 쯔음은 아마 건강하게 지내시리라 믿습니다.좋은 날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