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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친구인 소설가 조정래님의 "슬픈 똥개이야기"와 이 글을 읽은 "제 소감의 글"을 올려 봅니다.
안동지방의 토속 사투리를 이해하여야만 글 맛이 나는 내용입니다.좀 긴 내용으로 지루하지만 이제 삼복이 다가오면 우리를 슬프게 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 나죠. "제발!--개고기는 이젠 그만"--이렇게 외치고 싶습니다.친구의 글은 수려하면서도 진솔하며,
그와는 평생 글벗으로 가까이 지내고 있습니다.
학창시절 백일장 산문부문에서는 도맡아 놀고 상을 함께 받았던 친구이기도 합니다.
**제목 :슬픈 똥개이야기**
땅골 봉구네 할배가 불당골 웃고개를 넘어 대목재 마을 황씨 어른집에 가서 누런 똥강아지를 한 마리 얻어 온 때는 절기로는 여기저기 개복숭아 꽃이 연분홍색을 뿌리던 지난해 봄이었다.
비록 똥강아지 이지만 이 다음에 키워서 새끼를 빼면 강아지새끼 두 마리를 되돌려 주기로 약조하고 얻어온 것이니 일종의 배 먹이개“이다.
어려운 살림에 송아지나 염소 살 돈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집에 사정을 하여 암짐승을 한 마리 빌려와 열심히 키운 후에 그 어미가 새끼를 낳으면 그 어미나 새끼 몇 마리를 원주인에게 돌려주고 나머지 새끼를 물려 받는 풍습을 배 먹이라고 하였는데 이런 풍습은 주로 “소”에 적용하였으나 가끔씩 돼지나 개, 염소에게도 적용하였다.
애비 없이 자라는 봉구가 영양이 부실하여 지난해 여름 자주 초점이라는 열병을 앓자 손자녀석을 위해 똥개 한 마리 사서 키우려고 장터에 나갔다가 돈이 모자라서 결국 똥강아지는 못 사고 그날 장터에서 봉구 할배가 한창 나이 때 머슴살이를 삼년정도 하였던 주인 집 아들인 황씨를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그 집 똥개가 강아지를 8마리나 낳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봉구 할배가 어르신 똥강아지 한마리만 주이소 내 첫 새끼 빼면 새끼 두 마리 돌려 드림시더하고 사정하여 데려 온 강아지다.
봉구 할배계획은 열심이 키워서 새끼를 뺀 후에, 새끼 암놈은 값이 만만치 않으니 장터에 내다 팔아 쓰고 숫놈이 태어나면 한 마리 잘 키워서 여름철 복날에 봉구네 마당에서도 다른 집과 같이 누런 똥개 한 마리 대추나무에 목을 달아서 봉구네도 복날 개 잡아 먹는다!
그 소리를 한번 듣고 싶기도 했다.
왜냐하면 늘 더위가 헉헉 지나가는 복날 전후로 어지간한 살림이 있는 집은 개 한마리 정도는 때려 잡아 먹었는데 봉구네는 가사가 워낙 쪼들린 살림인지라 그런 보양한번 못 해 먹었던 것이다.
그 당시는 이웃 동네까지 소문이 날정도의 핫이슈는 환갑이나 진갑 잔치 때 잘했다 못했다 기준을
그 집에 큰 돼지 잡았다!그런 소리에 기준을 두기도 하였는데 실상 돼지는 큰 살림 밑천이라서 이런 산골에서는 그저 꿈같은 이야기고 보통 마을 사람들은 여름 한철 개 한 마리 잡아먹는 일은 여기저기 자주 있었다.
해마다 복날이 오면 그저 주막거리에 있는 개장국 집에는 흰옷 입은 장꾼들이 득실 거리거나 아니면 마을 이집 저집 개를 멍석말이하여 때려잡거나 아니면 목을 달아서 잡은 후에 토란 줄기 많이 넣어서 가마솥에 걸죽하니 개장국을 끓여서 식구들이 마당에 빙둘러 앉아서 보신을 할 때는 그저 봉구 할배도 허약한 손자 녀석에게 개장국을 한번 먹이고 싶었다.
몇년전 마을에 개가 한 마리 미쳐서 날뛰자 마을 사람들이 몽두리로 몰아서 때려 죽인 후에 주인이 미친개를 삶아 먹기가 두려워하고 있는데 누군가 내장만 빼고 나머지는 먹어도 된다하자 그 주인이 죽은 미친개의 간이나 창자 같은 내장만 꺼내어 마침 비로 물이 불어난 개울에 버리자 그 소문을 듣고 봉구 할배가 이미 원뜰 마을 개울에서 건너 마을 앞 까지 떠내려 간 미친개 내장을 건져 와서 토란을 넣고 끓여 먹인 것이 전부였다.
아무튼 봉구 할배가 장터에서 만난 대목재 황씨네 강아지를 한 마리 분양 받기로 약조를 하고나서 다음날 할배가 똥강아지 얻어 오마하시고 대목재로 넘어 간 그날,
봉구는 한마디로 신이 나서 턱 주거리에 침을 질질 흘리면서 온 동네 아이들에게
야 우리도 이제 개 한 마리 키운다!하면서 희죽 거렸다. 마을에는 의외로 개가 많았다.
진환이네는 눈섭위에 백점이 박힌 깜장 털개 한마리, 대일이네는 귀가 쫑긋한 진돗개 잡종 한마리,
기철이네는 송아지만한 세퍼드 잡종 한마리, 복희네 그리고 칠구네 그리고 해원네는 누렁 똥개 한마리씩 키웠는데 늘 동네 아이들은 대일네 진돗개와 기철네 세퍼드가 붙으면 어느 개가 이길까? 그런 궁금증이 많았다.
그러나 대일네는 조금 떨어진 마을에 살기 때문에 아직까지 개싸움이 벌어진 적은 없지만 지난 겨울에 대일네 진돗개 잡종이 황색 골에서 산돼지 새끼 한 마리를 물고 오자 온 마을이 난리가 났었다.
그날도 큰 느티나무아래에서 동네 꼬마들이 모여서
야 기철이네 세퍼드 정말 힘쎄재? 하고 진환이가 개 이야기를 꺼내자
아이다 이누마야 진돗개가 더 쎄다 대일이가 못 마땅하단 듯이 자기 집 진돗개를 추겨 세웠다.
아이다 세퍼드가 더 쎄다
빙싱 새끼 진돗개는 이누마야 한번 물면 죽을 때 까정 상대 목을 안 놓는다 카드라!
헉! 그렇게 독하나?
지독하지
그마 호랭이도 이기나? 봉구가 궁금한 눈초리로 물었다.
호랭이는 진돗개 한 마리는 안 되고 진돗개 세 마리하고 호랭이 한마리 하고 붙으면 진돗개가 이긴다 카드라
그카마 우리나라 진돗개가 댓빵이라?
그래 이누마야 제일 쎄다
야 그러면 언제 우리 진돗개하고 세퍼드 하고 싸움 한번 붙여보자
늘 개싸움 구경을 좋아하는 칠구가 말했다
하여튼 동네 아이들 다들 자랑하는 개가 한 마리씩 다 있는데 유독 개 한 마리도 없던 등신봉구가 개 한 마리 키우는 것이 소원이던 참에 드디어 봉구 할배가 똥개 한 마리 얻어 오셨다.
해가 어둑어둑한 저녁에 봉구 할배가 똥개 새끼를 한 마리 안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8마리 새끼 중 가장 젖배를 많이 곯았는지 체구가 작고 다리에는 말랑 살이 만질 꺼리도 없고 더욱이 모양도 못 생긴 똥개요 겁도 엄청 많아서 한 쪽 구석으로 자꾸 기어 들어가서는 눈만 두리번두리번 거렸다.
영판 봉구와 행상머리가 비슷하였다.
봉구는 난생처음 갖는 강아지인지라 그저 좋아라 좋아라! 강아지를 안고 볼에 비비고 난리가 났다.
할매 이 똥강아지 이름이 뭐로
몰따-아(모르겠다)
할배요 그럼 뭐라꼬 부르면 되닛껴?
아직 이름 없다 니가 이름 지라
지가요?
그래 워리 하까요?
그건 코쟁이 말 아이라!
그만...음....음 순딩이 하까요?
강아지도 순하고 우리 봉구도 순하니 그럼 순딩이라 부르자
어이 순디이! 어이 순디이! 오요요 오요요 이리와봐 이리와바!
봉구가 손바닥을 강아지 코앞 땅에 놓고
오요요 오요요
하고 혀 소리를 내자 강아지가 봉구 손바닥을 앞발로 살살 간지렸다.
그날 밤 봉구는 강아지를 안고 자는데 자면서도 강아지가 너무 좋아서 순디야 순디야 부르면서 몇 번이고 희죽이 웃었다.
지난해 초봄에 갖고 온 봉구네 암캐는 한해 겨울을 지나고 이제 곧 교배를 시켜야 할 달이 되었지만 무슨 일이 있는지 순둥이는 그런 기미가 보이 질 않았다.
수개월 전부터 봉구네 할매는 순둥이 밥 줄 때 버릇처럼 어여 커서 지발 새끼를 한 일곱여덟 마리라도 낳아라! 하시었다.
집이 궁하여 개먹이도 시원치 않아 어느 때는 개를 굶기는 수도 있었지만 그럴 때는 봉구가 자기 입에 들어가는 감자를 숭딩이 입에 밀어 넣어 줄때도 있고... 주로 순둥이 먹이는 봉구 할매가 장날 읍내 정미소에 가서 사정하여 얻어온 당가루로 죽을 끓여서 개를 키웠다.
자연 개는 조금 부실하여 살점이라곤 별로 없고 얼굴에 누렁 빛만 가득히 담고 늘상 허기진 눈빛으로 마루 아래에 서서 봉구네가 식사 할 때는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먹거리를 탐하였다.
하루는 봉구네 순둥이 개가 바로 이웃 집 채반에 삶아 놓은 보리밥을 훔처 먹다가 순딩이를 본 이웃 집 아저씨가 지게 작댕이로 이넘의 개새끼! 하고 뒷다리 부분을 후려치자 보리밥을 물고 있던 순딩이가
깨갱깨갱 깨깨깽 깨 에잉
고통에 일그러지자 봉구가 그 모습을 보고 우리 순딩이 왜 때리니껴? 왜 때리니껴?
하면서 왠 종일 징징 울었고 밥 훔처 먹다가 몽둥리로 얻어맞은 순딩이는 며칠씩이나 다리를 절룩거렸다.
개가 부실하자 봉구 할배도 실망스러운 듯이 저래다 암내도 못 내고 새끼도 못 낳는 그런 개 될까 걱정이다하셨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부실한 암캐도 한 달포 정도 늣었지만 어느새 암내를 풍기자 아침부터 봉구네 집 앞에는 대일네 진돗개, 칠구네 똥개 그리고 복희네 똥개와 택상이네 발발이 잡종 같은 작은개가 코를 벌름거리면서 진을 치고 있었다.
옆집 보리밥 사건이후 봉구는 늘 순등이를 헛칸에 묶어서 키웠는데 순등이 행동이 이상하고 집 앞에 동네 수캐들이 얼씬거리자 봉구 할배가 순등이 꽁지를 잡아 올리고는 그 부분을 한참동안 들여다 보더니
하이고 쫌 늦었지만 이제 우리 순등이도 새끼 가질라꼬 하는갚다. 봉구야 오늘부터 순등이 풀어놔라!하셨다.
봉구도 할매 몰래 순둥이 꽁지를 들쳐보니 그곳에 살빛이 검붉은 복숭아 빛이 감돌고 모양새도 통통하니 부어올랐다.
그런 순등이를 풀어 놓자 온 동네 수캐들은 몽땅 순등이 꽁지만 졸졸 따라 다녔다.
순둥이가 느티나무 아래로 가면 동네 모든 수캐 들이 느티나무 아래로, 순등이가 우물가로 가면 모든 수캐들도 줄줄이 우물가로 따라 갔다.
뒤따라 가면서 줄줄이 교대로 순둥이 꽁지에 코를 박고 킁킁거리기도 하고 성질 급한 넘은 올라타기도 하였지만 순둥이가 꽁지를 내리면 말짱 수놈들은 열중 쉬엇하는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며칠 후 어느 날 . 봉구가 헐레벌떡 숨을 몰아쉬면서 집으로 뛰어들면서 할배에게 고함을 질렀다.
할배요 할배요 순딩이 꽁지 드디어 붙었니더!
붙었나?
예 붙었니더 지금 철이네 집 뒤 안에서 붙었니더
“뉘집 개랑 붙었노?‘”
택상이네 개하고 붙었니더
저런 택상이네 개하고 붙으면 안된다
왜요?
택상이네 개는 종자가 쪼매 하잖나!
야 쪼매한 개씨더
안된다, 큰개 하고 붙어야 한데이 복희네 개가 크고 좋은데, 하필 쪼매한 택상이네 개하고 붙었노?,
봉구 할배는 봉구에게 지게 작댕이를 건내 주면서
어서 가서 두 마리 꽁지 붙은 것 떼라! 빨리... 그리고 큰 개하고 붙이라
봉구가 헐레벌떡 지게 작댕이를 들고 철이네 뒤 안으로 쫏아가서 이미 합궁한 자세로 헉헉되는 개를 강제로 떨어지게 후두렸다.
벌써 규환이, 대일이, 진환이, 택상이가 몰려와서 두 마리 개가 꽁지를 서로 붙이고 있는 것을 구경 하고 있었다.
봉구가 작댕이를 들고 설치자
왜 그래노 이누마야 ? 택상이가 소리치자
너거 개하고 붙으면 안된다아!
왜?
너거 개는 쪼매한 종자래서 나중에 순등이도 쪼매한 새끼 놓는다 씨 이놈의 개야 떨어저라! 하고 아이들 앞에서 꽁지를 서로 붙이고 있던 두 마리 개를 다시 때리자 겁을 먹은 순등이가 도망을 치고 작은 체구의 택상이네 개가 꽁지가 붙은 채로 질질 끌려 가다가 결국 떨어져 나갔다.
그날 저녁 봉구 할매는 봉구에게 또다시
진돗개나 세퍼드 하고 교배를 하면 새끼를 적게 놓는다 우째든지 큰 누렁 똥개 하고 접을 붙여야 새끼를 많아 놓고 팔아먹을 수도 있다.
하셨는데 그래서 봉구는 다음 날 날이 밝아오자 복희네 누런 똥개를 꼬드겨서 순둥이와 함께 뒷산 형숙이네 밤나무 밑으로 데리고 나가자 아침부터 미리 봉구 네 집 앞에 와서 얼찐거리던 대일네 진돗개 잡종, 기수, 진환이네 똥개들도 어느새 눈치를 알고 줄줄이 몰려와서, 순둥이 꽁지에 코를 번갈아 처박고 킁킁거려다.
서로 으리렁 거리면서 기회를 엿보다가 결국 대일네 진돗개 잡종이 순등이를 올라타고는 걸떡 걸리는데
진돗개는 안돤다-아! 하고 봉구가 나서자 대일이가
야 이누마야 우리 개도 한번 시키자!
안돼!
봉구가 진돗개를 작대기를 들고 때리자 이번에 건너 마을 칠구네 세퍼드 잡종이 득달같이 달려와 마-악 순등이 등어리에 올라타고 껄떡되는 대일네 진돗개를 노려보고 으르렁 거렸다.
으르렁!
어으으응 허으 응 응 헝!
진돗개도 이빨을 드러내고 세퍼드 눈치를 보면서 빙빙 돌기 시작했고
칠구네 세퍼드 잡종도 있는 데로 독이 올라서 순등이를 가운데 두고 하얀 잇빨을 드러내고 으르렁 거렸다.
아이들은 숨죽이고 드디어 진돗개 잡종과 세퍼드개와 한판 승부를 노려보는데 먼저 세퍼드가 진돗개 목을 물려고 왕! 하고 덤비자 진돗개가 약삭 빠르게 세퍼드 다리 밑으로 쏘-옥 빠져 나가더니 홱 돌아서면서 세퍼드 옆 주걱턱을 물고는 사정없이 흔들었다. 깨깽! 하고 외마디 소리를 지르던 세퍼드도 낑낑 되면서 이번엔 진돗개 가슴팍을 물고 흔들었다.
후다닥 후다닥!
암캐 한 마리를 사이에 두 마리의 개가 물고 뜯고 완전 개판싸움을 벌였다.
밤나무 아래 묶어 두었던 형숙이네 황소가 꼬투레를 처 들고는 흙먼지를 이르키면서 죽기 살기로 물고 뜯고 싸우는 개싸움을 물끄러미 바라다 보고 있었다.
깨갱..깽
낑낑-끼잉
서로 물고 입에 침을 질질 흘리고 드디어 양쪽 다 얼굴에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하여도 서로 물었던 것을 좀 체로 풀지 않았고, 혹 풀렸다하여도 다시 물고 늘어졌다.
싸움은 제법 길어졌다.
칠구하고 대일이는 피를 질질 흘리면서 싸우는 자기들의 개싸움을 멈추게 하고 싶었지만 행여 나중에 꼬리 먼저 내렸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서 꾹 참고 계속 싸움을 말리지 않고 오히려 칠구와 대일이는 각자 자기 개가 이기라고 옆에서 고함을 쳤다.
이 이자식 세퍼드 한테지면 오늘 저녁부터 국물도 없다! 대일이가 소리 지르자
칠구도 덩달아 워리 물어라 더 물어랏!
한바탕 개판 싸움은 결국 덩치 큰 세퍼드 잡종이 오히려 꽁지를 내리므로서 끝이 났다.
아이들이 개싸움에 정신이 없을 때 숭등이는 복희네 누렁개 하고 어느새 조금 떨어진 산소 옆에서 이미 꽁지가 서로 붙어 있었다.
붙었다!
칠구가 소리치자 아이들이 우르르 그쪽으로 달려 갔다.
아이들이 보던 말던 두 개는 드디어 꽁지가 서로 붙은 자세로 마치 서로 줄다리기 하듯이 반대 방향을 보고 헉헉 거렸다.
잘 붙었다! 할배가 복희네 개하고 붙어야 한다캤데이 봉구가 희죽 거렸다.
봉구가 침 꿀꺽 넘기면서 외치자 아이들은 언덕 아래에 배를 깔고 두 마리 개가 붙어서 혀를 길게 빼물고 침을 질질 흘리는 합궁 모습을 꽤 오래 동안 구경을 했다.
그날 이후 순둥이는 몇 번이고 더 마을 여기 저기서 장소를 가리지 않고 복희네 누렁이하고
꽁지를 붙이고 헉헉 거렸고 혹 다른 개 하고 꽁지를 붙이려면 봉구가 작댕이로 말렸다.
일부 순둥이가 복희네 똥개하고 꽁지를 서로 붙이고 있으면 그런 모습을 본 여자 아이들은 멀리서 눈을 반쯤 가리면서 돌맹이를 던지기도 하였다.
그리고 두어 달이 지났다.
한창 더운 복날을 열흘 정도 남겨두고 봉구 할매는 순둥이 배를 만지면서 낙담을 거듭했다.
왜냐하면 교배를 한 후에 그동안 당가리 죽만 주던 순등이에게 조당수도 주고 먹다 남은 콩가루 국시 국물도 주고 봉구 할배가 장터국밥 집에서 돼지뼈다구를 얻어 와서 순등이에게 고아서 주었지만 배가 불러와야 함에도 배는 그전과 같이 비쩍 마른 모양새로 당체 새끼가 들어서지 않은 듯 하였다.
봉구 할배도 크게 낙담을 하였고 결국 “아무짝도 못쓰는 암캐야! 복날 주막거리 개장국 집에 끌고 가서 팔아 치워야겠다!“ 그 소리에 봉구는 화들짝 놀라서 순등이를 끌어안고는 헛칸으로 될꾸 들어 갔지만 불안하기 그지없었다.
새끼 때부터 늘 같이 붙어 살아온 순둥이는 봉구에게는 그저 한 식구요 한형제 이상 이었다. 마당이든, 뒤안이든, 밭에 나가든, 논에 나가든 순둥이는 봉구만 따라 다녔고 봉구도 순등이를 늘상 껴안고 살다 싶이 하는 개가 아닌가?
그날 밤 할배 말에 잠 못 이루고 다음날 일어나자 말자 봉구가 할매에게
할매 우리 순등이 새끼 못 낳아도 팔지 말고 계속 키우시더! 하였지만
순둥이 먹일 양식이 어디있노? 대목재 황씨 어른께 갚아야 할 몫도 있는데..
새끼 안 배었으면 팔아서 세끼 한마리 새로 사고 나머지 돈은 돌려 줘야 한데이
봉구가 울상이 다되어 할매에게 달려가 사정사정 했지만 할매도
새끼 못 놓는 짐승은 아무짝도 못 쓴다. 팔고 새로 한 마리 사자하시었다.
드디어 며칠 지난 후 읍내 주막거리 개장국 집 사람에게 기별이 왔고 할배가 봉구에게 말하기를
봉구야 니 순둥이 데리고 주막거리에 갔다주고 온나! 하시었다.
할배요...
왜?
순둥이...순둥이 불쌍하더이봉구가 땅바닥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찔금 흘렸다.
이놈아 할배도 속상하다. 그러나 남의 개 배 먹이로 얻어 왔는데 새끼를 못 놓으니 어짜노? 팔아 치워야지! 봉구 할배도 저으기 속이 상한 모양이시다.
결국 봉구가 찔끔 찔끔 눈물을 훔치면서 순등이를 안고 울자, 할 수 없이 봉구 할매가 순등이 목에 새끼줄을 매고 읍내로 끌고 나가려 하였지만 비쩍 마른 순등이는 무슨 낌새를 알았는지 버딩기 버딩기 당체 봉구로부터 한 발자국도 떨어지지를 아니하려 하였다.
할 수없이 봉구 할배가 고함을 지르고 봉구가 질금질금 눈물을 짜면서 할매하고 읍내 주막거리로 나서자 그제야 순둥이가 순순이 따라 나셨다.
건너 마을 지나고 돌 고개를 넘어서 어란 주막거리는 꽤 먼 거리인데 그날은 왜 그리도 짧은가?
개장국 집에 당도하자 이미 똥개 한마리가 주막집 앞 큰 버드나무 가지에 목이 메여서 축 늘어저 죽은채 달려 있었고 개장국 집 주인은 그 아래 짚으로 불을 붙여서 개털을 끄실리고 있었다.
이미 죽은 개는 멍석말이를 한 후에 온몸을 몽두리로 매 타작을 한 듯 여기저기 몽두리 자욱이 선명 했다.
동개를 잡을 때는 몽두리로 후둘겨 패야만 살이 연하다 하여 몽두리로 여러명이 때려서 잡는 경우가 허다 하였다.
아무튼 혀를 길게 빼물고 축 늘어진 누렁 똥개에 짚불로 끄슬리자 털이 타면서 노랑 냄새가 진동을 하였다.
그런 광경을 보는 봉구는 가슴이 쿵쾅거렸고 말없이 따라 왔던 순둥이는 겁먹은 모습으로 자꾸 봉구 뒤 쪽으로 몸을 숨겼다.
봉구 할매가 우악스럽게 생긴 개장국 집 주인 남자와 몇 마디 이야기를 주고받더니
봉구야 순디이 저쪽 버드나무 아래로 끌고 가거라
할매 왜?
개목을 저 버드나무에 매단단다. 순둥이 글로 될꾸가라
할매 우리 그냥 집으로 돌아가자 순둥이 될꾸...
안된다 봉구야 할배한데 꾸중 듣는다. 어서 개를 메달아야 돈을 받는다. 서둘러라! 해 떨어질라 하시면서 봉구를 달래었다.
대체로 개가 팔리면 개목을 개 주인이 걸어 줘야했다. 왜냐하면 개잡는 사람을 일부 개들은 알아보고 기겁을 하고 도망가는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개가 도망을 하는 날은 큰 애를 먹기 때문에 그랬다.
그저 봉구는 무슨 낌새를 알아차리고 낑낑거리며 봉구 곁을 바짝 붙은 채로 순등이를 부여잡고 소리도 못 내고 닭똥 같은 눈물만 자꾸 훔쳤다.
우리 순둥이 불쌍하다 우리 순두이 불쌍하다 씨이
중얼거리며 결국 울음을 터트리자 개장국 집 주인이 봉구에게 겁을 줄셈인지... 봉구 할매를 보고 눈을한번 껌벅 하더니만 봉구를 보고 벌컥 화를 내면서
할매요 봉구 때문에 안될씨더 개도 비쩍 말라서 개장국도 몇 그릇 안 나올 터인데..도로 물리시더
그러자 봉구 할매도 참으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읍내까지 손자 달래고 달래어 개를 끌고 왔지만 워낙 없는 살림이라서 잘 먹이지를 못해서 새끼 마져 배지 못하여 이제 목을 달아야하는 순둥이에게 무슨 큰 잘못을 자신이 저지른 것 같았고, 무엇보다 손자가 저리도 좋아하는 정든 개를 숨쉬기도 힘든 이 무더운 땡볕에 나무 가지에 달랑 목을 메어 달아서 불에 끄슬린다는 것이 또한 못할 짓거리로 여겼다.
새끼를 배어서 수십 년 동안같이 살붙이로 살줄 알았던 순둥이....
새끼를 못 치니 없는 살림에 무슨 수로 키우겠는가?
결국 봉구 할매도 우는 손자에게 등을 돌리더니 허름한 치마 자락을 올려서 눈물을 훔치시기 시작했다.
봉구야 이제 큰일 났다 너거 할매도 속상하여 울잖나! 다 니 때문이다
그러니 빨리 개목 메달았뿌ㅡ자
개장국 주인이 순둥이를 꼭 껴 안고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는 봉구를 보고 재촉을 했고
할매가 눈물을 훔치자 봉구는 이제 곧 목을 달아서 죽을 순둥이도 불쌍하지만 먼 길 한마디 말도 없이 이미 쪼그라든 육신으로 다 떨어 진 검정 고무신을 신고 따라오신 할매도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봉구가 눈물을 한번 훔치더니 할 수 없이
순둥아 순둥아 이리와!
하고 이미 한 마리 목이 매여서 짚불 끄스럼을 당하고 있는 대추나무를 지나서 개울가 버드나무 아래로 데리고 내려 갔다.
봉구도 울고 할매도 우는 모습을 엉거주춤 옆에서 보고 있던 순둥이는 겁먹은 눈빛으로 봉구가 부르자 버드나무 아래로 따라 갔고 봉구가 순둥이를 껴안고 얼굴을 부비자 순둥이는 늘 그랬던 것처럼 혀를 내어서 봉구 눈물을 얼굴을 핥기 시작했다.
그때를 노리던 개장국 집주인 아저씨가 나이롱 줄을 들고 뒤로 가서는 순둥이 목에 번개처럼 걸고는 힘껏 잡아 당겼다.
화들짝 놀란 순둥이는 버딩 거리면서 버드나무 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렸고 연이어 주인이 몽두리로 순둥이 뒷골을 후려치자
깨갱! 외마디 소리를 지르더니 순등이는 축 늘어지면서 오줌을 질질 쌌다.
순식간에 그 광경이 벌어졌고 주인이 몽두리로 또 한번 순둥이를 후려치자 봉구가
아저씨 우리 순둥이 떼리지 마세욧하고 고함을 질렀고 할매는 봉구를 치마 자락으로 감싸서 손자가 그 광경을 못 보도록 하였지만 봉구는 순둥아 우리 순둥아! 고래고래 고함을 치면서 울었다
.
서둘러 주인 집 청년들이 순둥이가 목을 메여서 축 늘어진 그 아래 짚단을 갖다놓고 불을 피웠고 드디어 순둥이 누런털에 불이 붙어서 노랑 냄새를 피우며 타기 시작했다.
이미 목숨이 끓어진 듯한 순둥이는 비썩 마른 몸을 축 늘어뜨리고 짚불에 타기 시작했다.
불이 활활 조금 크게 타오는 듯 하더니.... 이게 무슨 일인가?
버드나무 가지에 축 늘어진 채로 털 끄스럼을 당하던 순둥이 목멘 줄이 갑자기 툭 하고 터졌다.
불이 너무 올라가는 바람에 나이롱 목줄이 터진 것이다.
쿵! 하면서 짚불 위에 떨어진 순둥이가 순식간에 화들짝 소생하여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아까 몽두리로 뒷골을 후려친 것이 그저 죽은 것이 아니고 설맞는 바람에 일시 기절을 했던 것이고 목줄도 잘못되어 숨이 완전히 끓어진 상태가 아닌모양 이었다.
불 끄스럼을 당하던 순둥이는 혼비백산하여 어란 주막거리 개울을 단숨에 건너뛰고 이미 한 키를 넘는 벼논을 허겁지겁 가로질러 건너편 산으로 내리 도망을 치기 시작하자 개잡던 청년들이 몽두리를 들고
저 똥개 잡아라!하고 따라가고....
봉구 할매에게 돈 셈을 마악 마친 개장국 집주인은 이 어이없는 사태에 멍하니 도망치는 순둥이를 처다만 보고 있었다.
결국 산 속으로 도망을 친 순둥이는 마을 청년들에게 잡히질 아니했고 날이 어두워지자 봉구는 할매하고 집으로 둘아 왔는데.......
내내 할매도 봉구도 말없이 돌아오다가 돌고개를 넘으면서 봉구가 입을 열었다.
할매 우리 순둥이 살았지?
그래 살았다 살았어...우린 돈도 받았고 걱정 마라 어디든지 가서 새 주인 만나 밥도 많이 얻어먹고 건강해져서 새끼도 많이 놓을 끼다
그날 밤 봉구네 초가지붕 위로 보름달이 솟았다.
봉구는 이리 뒤척 저리 뒤척 당체 잠을 못 이루고 있었다.
등어리가 다 끄슬린 채로 어란 뒷산으로 도망간 순등이 생각에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밤이 깊어 보름달이 지붕 위를 지나서 서쪽으로 조금 기울어져 있을 무렵 집 뒤안에서 무슨 끙끙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잠도 아니 오고 그 소리가 들어 본 듯한 소리여서 봉구가 화들짝 놀라서 마루 뒷문을 열었다.
이게 어찐 된 일인가?
달빛 가득한 봉구네 뒤안에
순둥이가! 등어리 타다가 만 털 끄스럼 자욱을 달고 허기에 지친 초라한 모습으로 봉구를 보더니만 꼬리를 힘겹게 흔들고 있었다.
순디야!
봉구는 순간 고함을 질렀다.
화급히 도망치던 어란 뒷산은 땅골 마을 반대쪽 방향인데... 밤새 산 넘고 물을 건너 땅골 마을로 돌아오면서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형색이 말이 아니었다. 봉구는 타다가 남은 순등이의 등어리를 끌어 안고 한없는 눈물을 흘렸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없는 집에서 살기란 힘든 것이란 사실을 봉구는 철들고 처음으로 안 것 같았다.
더욱이 개는 앞마당으로 들어오지 않고 뒤안으로 들어와서 봉구가 늘 잠자는 고방 옆방에 가장 가까운 곳에서 쭈그리고 있다가 봉구가 뒷문을 열자 반가워서 꼬리를 흔들려고 했으나 힘에겨워 쓰러지고 말았다. 그후 순디는 숨도 쉬지 못했다. 봉구는 아무도 모르게 양지바른 곳에 순디를 뭍고, 밤이 으슥하여눈이 퉁퉁 부은 체로 집으로 돌아 왔다.
서쪽으로 기우는 달이 밤 구름에 가리워져 으스럼 빛을 힘없이 쏟아 내고 있었다.
끄트메이. (끝이라는 경상도 방언입니다.-이경국 첨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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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냉장고가 나오기 전까지 오천년 동안 우리 민족과 식구처럼 살아 오면서 결국 사람들에게 고담백질을 제공했던 이 땅의 똥개들.......무더운 여름, 장터 입구나 주막거리 개장국 집에는 늘 개잡는 풍경이 많았다. 이글이 이 땅의 슬픈 똥개의 마지막 이야기가 되기를 바란다.
경북 예천읍에서 안동 방향으로 옛날 국도를 따라 가다보면 직산마을이 나오고 수박골 작은고개를 넘으면 그 고개 바로 밑에 조선 참솔이 한폭의 동양화처럼 서 있는바래미라는 마을이 나오는데, 그 동네에 본 글에 나오는 개의 실제 주인이었던 박수한씨 모친이 아직도 살고 계신다.
무더운 복날, 개를 나무에 목을 메달아 놓고 짚불로 털을 끄슬리다가 줄이 터져서 불붙은 개가 도망을 가고....., 그날 밤, 그래도 주인이라고 다시 돌아온 개 사연을 그 동네 나이 많은 어르신은 다 알고 있었다.
어제 충무로에서 잘 아는 후배와 이미 사라지는 司貨所/길방토 이야기로 소주잔을 나누다가 결국 개 이야기까지 이어지게 되었고, 위의 이야기를 믿을 수 없다하여 결국 경북 114에 전화번호 안내를 받아서 아직도 그 동네에서 농사짓고 살고 있는 박대일씨에게 확인을 한 후에 술값은 내기를 걸어온 내 후배가 내게 되었으며, 나는 그저 시원하게 호프를 마시기만 했다.
구름아 그름아 하는 넘이 2004년 복날 며칠 전에 오천년 동안 식구로 살아오던 똥개 이야기를 적어보다.
조정래 배상.
“슬픈 똥개 이야기를 읽고서”--친구 이경국의 후기
조정래님의 이야기는 지금시대의 잣대로는 조금 이해하기가 힘들테지만 못살던 시절의 우리들의 자화상 같은 한토막의 슬픈이야기 입니다.
인간의 3대 고통가운데 배고픈 고통이 가장 크다고 했습니다.
지금 지구촌 70억인구 가운데 상당수가 절대빈곤층으로 하루에 한끼 해결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자식이 굶어서 눈이 쑥 들어간 모습을 보는 어미의 심정은 정말 절박할 것입니다.
주인이 먹을게 없는 집의 가축은 당연히 배를 채울 수 없을 것입니다.
가축은 식구(食口)의 개념에 포함 됩니다
.
우리나라는 오랜 동안 국가는 빈곤하게, 개인은 가난하게 살아왔습니다. 다만 통일신라 시대에는 유일하게 당시 기준으로 중진국(중간국) 정도의 삶을 살았다 합니다.
조선시대 때는 선비정신이 있어 가난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청빈(淸貧)을 자랑으로 여겼답니다.
이렇게 못살다 보니 여름한철 보양으로 즐기는 개장국이 소위 유일한 기름기를 채워주는 음식으로 선호하게 되어 중요음식으로 자리메김 하였습니다.
88서울올림픽 때 혐오식품이라 하여 길거리의 보신탕집을 단속 한적이 있었습니다. 약삭빠른 사장님네들 “보신탕집간판”을 얼른 떼 내어 버리고 “무슨 무슨 보신원”으로 교체 시킨후 명함에도 "XX원장"이라고 박아서 연구소 원장처럼 행세한 적이 있었지요.
적어도 종교나 음식문화는 국가간에 충돌이 생겨서는 곤란 하다고 봅니다.
실제 선진화 된 나라에서도 별의별 요리가 다 있습니다.
먹거리가 가장 발달 된 나라로는 중국, 프랑스, 터키입니다. 우리민족도 사계절이 뚜렷하고 심성이 유순하여 음식이나 성(性)을 좀 밝히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남성들은 정력에 좋다하면 거품을 토해 낼 정도이고, 여성들은 이뻐지거나 피부가 고와 진다고 하면 끼니를 건너서라도 일단 사서 찍어 발라 봅니다.
결국 우리나라 5.000년 동안 백성의 건강을 지켜 준 것은 “쌀과 발효식품인 김치와 된장”일 것입니다. 여름 한철 개장국도 크게 기여 했다고 생각니다.
개잡는 모습이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을 어릴 때 많이 했었는데 지금처럼 전기충격기로 순간적으로 죽게 하는 기술도 없었고, 또 개의 저항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나뭇가지에 목을 메달거나 멍석말이를 이용한 것 같더군요.
모든 동물가운데 가장 먼저 가축이 된 것은 개라고 합니다.(구석기 시대로 추정) 지금의 반려견처럼 생각하면 큰 착각이지요.
저는 이미 “뒤로 전하는 개의사랑”이란 제목으로 개에 관한 여러 내용의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만, 개는 동물가운데 눈치가 가장 빠릅니다.
이 시대의 개는 반려견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제 침대까지 자기구역으로 인지하고 있을 정도라 합니다.
부처님의 10대제자중 신통제일의 목건련존자가 있습니다. 그의 어머니가 지옥에서부터 천상세계로 가는 과정에 개로 환생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래서 더더욱 불교에서는 개고기를 멀리 합니다.
살생하지 말라는 생명 존중사상은 몇세기가 지난 후에야 인류가 반성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친구 J씨는 삼복지간에 비맞은 개만 처다 보아도 보신탕 생각이 나서 군침이 돈다고 하여 웃은 적이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육식을 하지 않아도 건강유지에 아무런 지장이 없으며, 밤살이 할 때도 힘을 충분히 쓸수 있다고 합니다.
가장 덩치가 큰 동물은 모두 초식동물 입니다. 코끼리, 하마, 기린은 풀만 먹고도 큰 몸을 잘 유지하며, 교미하여 새끼도 잘 칩니다.
다만 개고기는 육질이 인간과 같은 섬유질이어서 수술 후에 소기회복에 좋다는 내용이 동의보감에도 나옵니다.
조정래님의 이번 글은 똥개의 슬픈 이야기 이지만, 좀 뒤떨어진 봉구와 연관되어 무척 슬프게 느껴집니다. 우리사회는 봉구같은 사람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모두 잘나고 똑똑하다고만 하니 세상이 이렇게 시끄러운것 같습니다.
인간 삶의 목적은 행복을 추구 하는데 있지 민주주의만이 지상목표처럼 착각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요즘 그런 사람들이 주위에 너무나 많습니다.
빈자루는 세울 수가 없다 합니다.
가난하면서 정직하게 살아 가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이시대의 위정자들의 화두는 “가난의 해결” 즉 경제문제가 최우선으로 되어야 할 것입니다.
친일진상규명도 물론 중요 합니다. 그러나 중산층을 몰락 시키게 하였고 서민들을 한숨 쉬게 만든 “카드채 발급책임추궁”이 발등의 불일 텐데, 그 책임 질 자들이 모두 요직에 있어 그저 솜방망이로 간질이고만 있습니다.
공적자금도 똑같이 처리 해 버렸습니다.
결국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주인의 곁에 돌아온 순디는 봉구를 한번 처다 보고는 그만 숨을 거두게 됩니다.
“인간이 개거품을 품는다”는 표현은 거기에서 배운 것이지요.
순디는 천하게 대접 받았으나 충견이요 의견입니다.
영양부족으로 다산(多産)은 커녕 한 마리의 새끼도 낳지 못하여 주인에게 기여하지 못한 미안함을 알고 눈을 감았을 테지만, 그게 어디 순디만의 책임은 아니잖아요?
시체말로 공동책임이거나 아니면 무죄입니다
.
저는 다시 한번 주장하고 싶습니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지말고, 제발 정승같이 벌어서 견님같이 쓰라고” 말입니다.
요즘 정승 나부레기들은 개보다도 더 지독한 냄세를 풍기며 검은 돈도 너무 밝히는 것 같습니다.
봉구네처럼 좀 없이 살아도 인간냄세 나는 따뜻한 마음을 소중하게 간직하는 사람들이 많아 졌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합니다.
순디를 위해 천도재라도 지내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순디야! --다음생에는 좋은 곳에서 인간으로 태어나서 유복하게 살아라---
참고: “버딩기 버딩기”란 표현은 접하기 힘든 좋은 용어라고 생각합니다.
삼복지간에 개들이 당할 수난을 생각 해 보니 좀 안쓰럽다는 마음입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다른 것으로 몸보신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업(業)이 자꾸 쌓이면 내세에 좋은 몸받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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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친구의 글 -단편소설이어서 좀 지루하지만 심금을 울리는 우리 고향의 실화입니다.
그와는 자주 소주잔을 기울이나 글 얘기는 하질 않습니다.
마음이 워낙 순하여 세계적으로 팬도 많으며 수준 높은 글도 많이 씁니다.
김동길교수는 그를 김삿갓이래 가장 해학적인 작가라 평한 바 있습니다.
글 솜씨가 대단한 친구입니다.
오늘은 비도 내리고 초하루라서 아내는 오대산 중대 적멸보궁으로 새벽에 출발하고
혼자서 컴앞에 앉아서 에세이를 써 보았습니다.수명에 대하여 한편의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글은 생각보다 그리 쉽게 쓰여지지는 않습니다.심혈을 기울릴 때가 있습니다.
특히 청탁받은 경우에는 고급 글을 써야 되는 부담이 따르지요.
이제 뒷정리만 하면 짜임새 있는 글이 되리라고 생각해 봅니다.
비오는 날 사무실에 나와서 온종일 일하고 나서 좋은글 읽고 잠시 생각하여봅니다.
왜 글을 읽으면서 애가타야되지? 그리고 봉구네 개가 그저 잘 되길 바라고,
왜 마지막 장면에서 가슴 찡한 느낌은 뭐지?
동무님!! 작품성이 훌륭해서 인가요?
그냥 사람은 약한자의 편 이라서 인가요?
아님, 웃긴얘기지만 제가 착해서 인가요?
한동안은 이 울림이 제 가슴에서 같이 할 것 같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사실 어린시절 봉구처럼 바보,멍청이,등신,쪼다등으로 불려지는 좀 부족한 친구들이 어느 동리에나
있었습니다.그를 이해하지 못하였으나 작가 조정래는 그들의 벗이었습니다.
지금도 혼자서 걸어 가는 할머니들을 자기차에 태워서 집까지 모셔 드리는 배려심이
있는 그리고 사람 냄새나는 좋은 친구입니다.
찡한 느낌이 드는 것은 당신의 마음이 따뜻하기 때문이며 조금 슬픈 내용이기도 합니다.
(인명과 지명은 우리 동리의 실제이며 내용도 사실입니다.)
늘 감사합니다.
어린시절 우리집도 잠시 강아지를 키운적이 있었다. 하얀털에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졌던 해피...
키워보지 않은 사람들은 알 수 없는 그런 교감을...잘 읽고 갑니다.
태백산맥의 조정래와는 동명이인입니다.
몇군데서 확인전화가 오길래 밝혀드립니다.
그는 소설을 나는 에세이를 쓰면서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4개국어에 능통하며 고무신 신고 해외도 출입하며 건망증은 8단정도 됩니다.
그러나 애기처럼 순박하기에 평생의 벗입니다.
10대 때 외가가 가까운 이모집에서 '쭁'이라는 누렁이를 키웠지요. 정을 준만큼 나를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그놈을 잡는다는 소문이 돈 얼마후 아침상에 '소고기' 국이라며 어머니가 내미는 국그룻을 대하는 순간
직감적으로 쭁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보신탕을 마지못해 먹기는 했지만 꺼림찍하기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정래님의 글 토속성이 짙고 실감나는 표현들이 좋습니다. 사투리는 문학적으로 그 정감과
기분을 제대로 나타낼 수 있으므로 보존하고 살려내야 할 책임을 문학하는 분 들이 무겁게 느껴야겠지요.
공감이 가네요.개장국은 안동지빙과 영주지방이 전국에서 유명한 곳입니다.
어릴 때는 멋도 모르고 먹었으며 회사에서도 자주 접했던 기억이 납니다.
진도개 2마리(둘째 형님이 진도석교중학교 교사)를 가져와서 키운적이 있는데 홍역주사를
맞치지 않아서 그만 죽어버렸지요.많이 울었지요.지금은 부치라는 반려견을 키웁니다.
10살이니 70세에 해당-산책과 드라이브시에 동작이 둔해 짐을 느끼기에 동정심이
생기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