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성을 갖는 전도성 섬유 개발을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전도성 섬유는 반복된 신축-이완 동작 하에서 섬유 자체가 신장함에 따른 저항 증가로 인해 전도성의 감소를 피할 수 없거나, 높은 신축성과 전도성을 동시에 갖기 힘들기 때문에 기계적 파손이 적은 메커니즘의 신축-이완 시스템의 개발이 필요하다.
자연계에서 볼 수 있는 포획용 거미줄은 실크 필라멘트와 그 위에 놓인 점착성 액체 방울로 구성되어 있다. 외부에서 곤충의 걸림 등으로 인해 일정한 장력이 부여되면 필라멘트가 액체 방울에서 빠져나오며, 장력이 사라지면 필라멘트가 액체 방울의 표면을 따라 계속해서 감겨 원상태로 복귀되는 스풀링(Spooling) 현상을 보인다. 거미줄에 맺혀있는 액적의 모세관 힘이 거미줄의 굴곡 하중보다 클 때 거미줄이 액적 내로 감기며 반대로 액적의 모세관 힘이 거미줄의 굴곡 하중보다 작을 때 거미줄이 액적 밖으로 풀리게 된다. 자연계의 포획용 거미줄에서 관찰되는 스풀링 거동을 고분자 섬유와 점착성 액체를 사용하여 모사하고자 한다.
본 학위논문에서는 자연계의 포획용 거미줄을 모사한 신축성 섬유를 제작해 이들의 신축-이완 메커니즘에 대해 연구하였다. 열가소성 고분자 일레스토머(TPE) 물질인 polyurethane(PU)과 polystyrene-blockpolybutadiene-block-polystyrene(SBS)를 사용하여 제조한 고분자 섬유의 표면에 비휘발성 액체인 실리콘 오일 방울을 도입해 제작한 신축 가능한 섬유 시스템은 외부 응력에 의해 점착성 액체의 표면을 따라 감기며, 외부 응력이 사라짐에 따라 원상태로 회복되는 스풀링 현상을 보인다. 신축-이완 과정에서 섬유 자체에 신축이 가해지지 않으며, 지속적인 신축-이완 변형 하에서도 섬유에 일정한 장력을 부여할 수 있어 뛰어난 형태 안정성 효과를 준다.
기존에 연구되었던 대부분의 신축성 전도성 섬유는 그 자체가 늘어남에 따른 전도성 저하가 동반된다. 하지만, 전도성 고분자 섬유와 점착성 액체를 사용하여 본 학위논문에서 사용된 스풀링 현상을 모사한다면 신축-이완 거동에서 섬유 자체가 신장되지 않으므로 반복된 신축-이완 운동에도 일정한 전기전도도를 유지하여 배선 전극으로 사용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따라서, E-SKIN,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의 분야에 배선 전극으로써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