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도 로드킬을 당하는군요.
출퇴근길에 비둘기들이 아스팔트길이나 인도에서 먹이를 찾는 모습을 매일 보면서 다니는데
오늘 퇴근길 아파트 올라가는 오르막길에서 발견한 비둘기. 기어코 당하고야 말았네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짝인듯한 또 한마리의 비둘기가 서성거리고 있었습니다.
그 놈은 이 사실을 알고 있기나 한 것일까요?
인간에 의해 '유해조수'라고 낙인 찍힌 비둘기...
생명의 죽음은 항상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그러다가 혹시 이놈이 그놈이 아닐까 더듬어 봅니다.
저희집 베란다 실외기뒤에서 태어나 에미를 닮아 짙은 잿빛이던 그 새끼비둘기...
작년에는 아파트 베란다 에어컨실외기와 창 틈에 비둘기가 둥지를 틀었습니다.
알 두개를 낳고 품더니 드디어 부화하여 두마리의 새기가 태어났지요.
이놈들 덕분에? 지난해에는 어어컨을 한번도 켜지 못했습니다.
어미들이 부지런히 먹이를 물어다 밀크를 만들어 먹여주고...
새끼들은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털이 나고보니 한놈은 에미를 닮아 검은 잿빛인데 한놈은 엷은 갈색이군요. 수컷은 밝은 회색이었습니다.
이소하기 얼마전.
난리가 났습니다.
아랫층 사는 할머니가 경비아저시를 데리고 저희집 문을 두드리며 쳐들어 들어왓습니다.
평소 우리집이 시끄럽다고 허구헌날 올라와서는 현관문을 걷어차고 고함 치고 욕을 해대던 할머니.
사실 저희집 네식구는 너무 '조용한 가족'이지요.
아침일찍 전부 집을 나서면 거의 하루종일 적막강산이 되고
집에서 뛰어다니는 애들도 아니고...
비둘기를 아파트에서 키우면 벌금이 뭐 500만원이라나 천만원이라나...
그러면서 비둘기똥이 떨어지고 모이가 떨어져 지저분하다고 당장 치워버리라고 아내를 혼내주고 갔답니다.
그리고는 며칠 후
할머니는 어디론가 이사를 가버렸습니다.
동네가 조용해지고 저희집 식구들은 오랜 시달림에서 꿈과같이 해방되엇습니다.
새끼 비둘기도 이소하고 비둘기가 다시 둥지를 틀지 못하게 그 사이를 막아버렸습니다.
금년에는 8월 한달 에어컨 업시는 살 수 없는 무더운 여름을 지냈지요.
그 놈 비둘기들이 없으니...
금년엔 비둘기들은 윗층 실외기로 이사를 가서 둥지를 튼듯 구구구구 소리도 나고 새끼들 젖조르는 소리도 들리더군요.
비둘기똥이 우리집으로 떨어지는 건...?
글세요, 잘 모르겠네요.
이제 비둘기집을 제대로 하나 만들어 걸어주고 싶은데...
정말로 벌금 천만원 물면 어떡허죠?
첫댓글 내 집에서 새생명을 잉태하고 태어난다는건 크나 큰 행복이지요.
반면, 아름다운 이면엔 분변 또한 적잖게 발생합니다
개인적으로 봤을땐 공동주택에선 부적합하지 않나 싶어요
네 움찔, 한발 물러서야겠네요.
집비둘기를 서울시에서 유해조수로 지정을 했습니다
먹이를 주던가 둥지를 만들어 달아 주는것은 안된다고 하네요
한번쯤은 우리와의 공생을 심각하게 고민을 할때인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작년에 둥지틀 때 사진을 충분히 찍어 놓지 못해 조금 아쉽습니다. 멧비둘기나 다른 야생비둘기는 아니겠지요?
네 집비둘기입니다
사람의 관점에서 유해조수로 지정된 비둘기 ㅠㅠ 가여워요 .비둘기에 대한 선입견이 쬐금 있엇던 저도 양심이찔리네요...
인간이기에 '인간중심주의'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겠지요만서도...
샘의 닉넴이 갠적으로 참 만에 드는데..따듯한 마음은 더 맘에 드는군여 따지고 보면 사람의 이기가 만든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쩌다 슬픈 낙인이 찍혀버린 비둘기
새생명의 탄생은 무엇을 막론하고 경이롭고 아름다운데..
암튼
"잡초는 없다"-윤구병
"세상에 나쁜 벌레는 없다"- 조안 엘리자베스 록
"유해 조수는 없다" -쑥풀,
이렇게 책 한 권 쓸 수 있는 내공이 아직 없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