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 박범신/자음과모음/244쪽
[소금]을 읽고 난 후, 소금과 함께 자본주의를 비판한 작가의 3개 소설에 포함된다는 [비즈니스]와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 를 대출 신청하고 먼저 도착한 것이 [비즈니스]였다.
"이런 식의 현실 비판적 이야기는 오늘날의 우리 '문학관'에서도 거의 실종 상태에 놓여 있다. 현재진행형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삶의 사회구조적 문제들을 '문학관'에서 오히려 유기시키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래도 좋은가. 우리네 삶을 몰강스럽게 옥죄는 전 세계적 '자본의 폭력성'에 대해, 문학은 여전히, 그리고 끈질기게 발언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이런 의도로 기획되어 쓰여졌다고 하니, 중국의 루쉰(노신)은 아니더라도 글쟁이로서 책임을 느끼는 작가의 마음은 인정해줘야 할 것이다.
자본주의가 우리를 파괴시키는 형태가 여러 모양으로 나타날 수 있느나, 이 책에서는 성공이라는 것, 삶의 목표라는 것을 돈에 두면서 나타나는 인간의 변화를 아니 망가짐을 고발하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는 사회,
사는 집, 입는 옷, 타는 차, 다니는 회사, 경영하는 회사, 하는 일, 몸에 걸친 악세서리, 먹는 음식의 종류까지 너무도 다양하게 비교되는 사회
심지어는 부모,자식, 친구들도 비교의 대상이 되며
그 중심에는 언제나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 대한 고발이다.
자식의 과외비를 벌기위해 몸을 파는 주부의 이야기가 주 줄거리이다.
친구로부터 영향을 받아 필요한 돈을 손에 넣기 위해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남의 물건을 훔치는 절도도 '비즈니스'로 둔갑하고, 결혼도 자식도 모두 '비즈니스'로 바라보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 속에도 사람과 사람의 순수한 만남이 이루어지고 그 만남은 지금 살아가고 있는 환경이 아닌 아닌 다른 차원에서 풀어야 할 수 밖에 없는 [소금]에서와 너무도 비슷한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고 안타깝기만하다.
주리,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나 대학생때부터 스폰서를 두고 모든 것을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보는 주인공에게 영향력을 미친 친구. 결국 자기도 자기가 스폰서해주는 남자에게, 친구에게 이용당한다.
정준하(옐로,타잔), 강력계형사였으나 정의파로 근무하다 모함에 걸려 옷을 벗고 ,동백횟집을 경영한다. 신도시 개발과 마을이 쓰레기 소각장 등으로 변함에 따라 아내와 함께 가진 것을 잃게되고
여름, 정준하의 아들,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함께 사는 자폐증의 아이, 주인공이 여름을 통해 사람에 대해 깨닫기 시작한다.
남편, 80학번 고시10수로 막을 내리고 부시장 친구가 만들어준 직장에 다니지만, 가족은 신경쓰지 않고 산다.
정우, 아들
나(칼라), 주인공, 여고때 만난 남편과 아들 정우를 두었다.
독후감 쓰기 만만챦다....
이 나라는 학연과 지연으로 맺어져 굴러가는 나라라고 나는 생각했다. 남자의 인생은 어떤 사람들과 어떻게 맺어지느냐에 따라서 그 행방이 뒤바뀌었고, 여자의 인생은 어떤 남자를 만나느냐 하는 데 따라 그 성패가 결판나는 세상이었다. 옛날에 비해 세계는 너무도 많이 달라졌다. 차라리 독재의 그늘에 덮여 있던 시대가 나았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다. 이제 세상의 주인은 ‘자본’이었고, 삶의 유일한 전략은 ‘비즈니스’였다.
사랑과 결혼조차 일종의 ‘비즈니스’에 불과했다.
자본의 압제는 그 경계마저 불분명하니, 화염병을 들고 나간다고 해도 던질 데가 없었다. 간교하고도 잔인한 독재자인 자본의 품 안에서 사람들은 단지 실패한 자와 성공한 자, 두 종류만으로 구별됐다. 교육도 일종의 ‘비즈니스’라고 사람들은 말했다. 사실이었다. - 5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