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산 귀뚜라미 등 굽지 않았다. 더듬이도 특별히 길지는 않다. 다리도 높은 편은 아니다. 색갈은 흑갈색이다.
메뚜기목 귀뚜라미상과의 곤충 총칭으로 대부분 새까만 모습이 특징이다. 한자어로는 실솔(蟋蟀)이라고 하며,
중세한국어로는 귓도리라고 했다. 왕귀뚜라미, 알락귀뚜라미, 방울벌레,극동귀뚜라미, 솔귀뚜라미처럼 대부분
검은색이거나 갈색이지만 풀종다리, 긴꼬리, 청솔귀뚜라미처럼 밝은 색을 띠는 종류도 있다
낮에는 우는소리를 들을 수 없어 생김새로 구분한다. 사진의 귀뚜라미 곱등이로 이해하지 않기 바란다.
인간이 분별했던 생명체의 소리 중 최초 야생의 소리가 뀌뚜라미의 소리라고 하니 의미있는 곤충이다.
그러니 귀뚜라미 소리가 많이 들리는 곳은 환경이 보다 야생화 되어 있는 청정한곳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태초에 인간은 이런 야생의 소리들을 머리속에 담고 살아 왔는지 모른다. 개구리 매미 새소리들을 들으며.....
인간은 자연에서 지혜를 배우고 위안 받으며 살아갑니다. 장산습지 인간의 간섭 지나치지 않아야 합니다.
귀뚜라미 '蟋(실)' 귀뚜라미 '蟀(솔)'입니다. 두 글자 모두 벌레 '충(虫)'을 부수로 하고 있다. 그리고는 다 '悉(실)', 거느릴 '率(솔)'을 각각 옆에 끼고 있고요. '悉(실)'에는 '다, 모두, 남김없이, 다하다, 깨닫다'의 뜻이랍니다.
'率(솔)'에는 '거느리다, 통솔하다, 따라가다'의 뜻이 있고요. 그래서 이 두 글자 '蟋蟀(실솔)'을 보면, 귀뚜라미가 떠오르는 것만 같습니다. 서로의 울음소리를 '따라서' '한없이' '남김없이' 울고 있는 귀뚜라미 말입니다.
'실솔가(蟋蟀歌)'는 그런 '귀뚜라미 노래'라는 뜻. '시름은 도른도른 / 물같이 흐르는 / 가을밤 귀뚜리'
'도른도른'을 '도란도란' 또는 '두런두런'으로 새겨봅니다. 여럿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소리입니다.
개울물이 졸졸 흘러가는 소리도 '도란도란'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물같이 흐르는 가을밤 귀뚜리'라는 구절이 가슴으로 들어오네요. 시름은 근심과 걱정을 말합니다. '가을밤 귀뚜리'의 울음소리가 그렇다는 말인데요, 그건 시인의 마음이 그렇다는 말이겠지요? 모든 것이 쇠락하는 가을, 누구라도 서럽고 시름하지 않는 이 있을까요?
'도른도른 물같이 흐르는'에서 우리는 그 귀뚜리 소리가 끊이지 않고 이어져 멀리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 서러운 마음, 시름같은 귀뚜리 소리가 하염없이 가을밤이라는 시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네요.
시에서는 '귀뚜리'라고 불렀는데, 귀뚜라미는 지역마다 정말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이렇게요.
귀뚜리(전남 충청 함북), 꾸뚤기(평북), 구이뚜리(충남), 귀또리(강원 전남 평남 함남), 귀뜨리(평남 함남), 귀뜰기(평북), 기뚜리(전남 충청 함북), 끼뚜리(함경), 끼뜨리(경북) ······.
그런데 '귀'가 많이 들어가네요. 귀를 뚫고(!) 머릿속으로, 가슴 깊이 들어오는 귀뚜라미 소리는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까요? 나이따라 귀뚜라미 시도 다르게 표현되는구나. 작자 연대는 미상이다.
귓도리 져 귓도리 에엿부다 져 귓도리
어인 귓도리 지는 달 새는 밤의 긴 소릐 쟈른 소릐
절절節節이 슬픈 소릐 제 혼자 우러 네어
사창 여왼 잠을 살드리도 깨오난고나
두어라 제 비록 미물이나 무인동방에
내 뜻을 알 리는 너뿐인가 하노라
귀뚜라미 저 귀뚜라미 불쌍하다 저 귀뚜라미
어찌 된 귀뚜라미가 지는 달 새는 밤에 긴 소리
작은 소리 마디마디 슬픈소리 저 혼자 울면서
창가에 설핏 든 잠을 살뜰하게도 깨우는구나
내버려두어라, 제 비록 미물이라지만 혼자 잠드는
내 뜻을 아는 것은 저뿐인가 하노라.
* * 에엿부다: 불쌍하다. 가련하다
*쟈른: 짧은, '짧다'의 옛말
*절절節節이: '절절마다' '마디마디'
'절절切切히'와는 다른 의미이다. 여기서
'절절'은 '매우 간절하게'의 의미다.
*사창紗窓: 비단으로 바른 창
*여왼 잠: 잘 들지 않는 잠.
*살드리도: 알뜰하게, 잘도. 반어적으로 쓰였다.
*깨오난고나: 깨우는구나. '고나'는 감탄형
* 무인동방無人洞房: 사람 없는 침방寢房
*알 리는: 알아 줄 것은, 알아 줄 사람은
첫댓글 가을을 알리는 귀뚜라미 소리 어릴 때는 정말 많이 들렸었는데 높은 아파트에 살다보니 요즘은 그 소리도 귀하게 느껴집니다. 청정 장산 지켜주시는 옥숙표선생님 감사드립니다.
귀뚜라미 소리에 가을이 깊어감을 느끼게 하는 오늘이네요. 추억의 귀뚜라미!